홍콩, ‘송환법 철폐’ 선언 후 첫 주말에 시위대·경찰 또 충돌(출처: BBC 캡처)

[뉴스프리존= 박나리 기자]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안 철폐 선언에도 불구하고, 주말 홍콩 일부 시위대가 다시 거리로 나서 경찰과 충돌했다.

카오룽 지역의 텐포드 플라자와 샤틴 지역의 시티링크 등 일부 쇼핑몰에서도 수백명 규모의 소규모 연좌시위가 벌어졌다.

다만 이번 주말시위는 지난 주에 비해 크게 줄어든 데다 경찰도 무력 사용을 자제하면서 격렬한 충돌은 피했다. 그러나 홍콩의 시위열기는 꺽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 시위대는 송환법 철회를 포함해 홍콩 시위대가 주장해온 5대 요구사항이 모두 관철될 때까지 시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다.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시위대는 전날 저녁 무렵 프린스 에드워트 전철역에 모였다. 이 과정에서 10명이 중상을 입었으나 병원으로 이송된 사람이 7명뿐이라면서 시민 3명이 숨졌다는 소문이 급속히 확산했다. 전철역 입구에는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그러나 구급대원은 계산 착오였다고 해명했고, 홍콩 정부 역시 숨진 시민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또한 시위대는 8일 오후 1시 30분 도심인 센트럴의 차터 가든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미국 총영사관까지 행진했다.

이와 관련, 송환법 반대 진영이 강한 반중 정서를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강력히 옹호했다.

이날 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 등에 따르면 람 장관은 전날 중국 난닝시에서 열린 범(泛)주장삼각주 협력 회의에 참석해 여러 차례의 시위가 지나가는 과정에서 홍콩의 청년들이 많은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다며 특히 청년들이 일국양제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람 장관은 “지난 몇 달간 벌어진 일들은 일국양제를 전혀 저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피치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우리는 일국양제라는 최고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폭력과 혼란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어 온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8일 또 체포됐다. 홍콩 경찰에게서 풀려난 지 열흘 만이다.

웡은 이날 데모시스토당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전한 성명에서 “보석 조건을 어겼다는 이유로 오늘 아침 공항 세관에서 경찰에 붙잡혔다”면서 현재 구금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3일 대만을 방문해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 정치인들을 만나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등의 활동을 벌이다 8일 오전 귀국하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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