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국립극단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은 2016년을 마무리하는 작품으로 셰익스피어의 초기작 ‘실수연발’을 오는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린다.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의 대미를 장식할 ‘실수연발’은 1777행의 짧은 글 안에 슬랩스틱과 언어유희로 관객들의 웃음을 끌어낸다. ‘실수연발’은 어릴 적 헤어진 쌍둥이 안티포러스 형제와 그들의 쌍둥이 하인 드로미오를 중심으로, 오해와 해프닝이 꼬리에 꼬리를 물로 이어지면서 웃음을 유발하는 작품이다.

안티포러스 형제는 말, 드로미오  형제는는 당나귀, 아드리아는 흑표범, 루시아나는 오리 등의 움직임을 보여줌에도 실제 각 배역의 이름에 담겨져 있는 비유적인 뜻과 도 이어진다. 실제로 루시아나는 ‘빛’, 아드리아나는 ‘어두움’, 극 중 내내 안티포러스 형제의 명령을 수행하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드로미오는 ‘달리다’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

익살스러우면서도 마술적인 면과, 비극적인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는 이 작품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쌍둥이 주인과 하인이 겪는 해프닝은 단순한 재미에 그치지 않고 타인에 의해 좌우되는 인간의 정체성과 신뢰 관계에 대한 문제를 짚어내며 인간성의 재발견을 시도한다.

남긍호 연출은 “작품 자체가 이름에서부터 정형화시켰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를 동물의 움직임으로 표현하면서 좀 더 시각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국립극단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지난 2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7편의 셰익스피어 작품을 선보였다”면서, “위로와 쉼이 필요한 사회적 상황에서 ‘실수연발’은 순수한 희극으로 관객들에게 웃음과 위안을 주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셰익스피어의 죽음을 비극처럼 슬퍼하며 받아들이기보다 수많은 희곡을 우리에게 남겨준 셰익스피어와 함께 축제를 즐기는 기분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올 한해 국립극단 무대에서 호흡을 맞춰온 국립극단 시즌단원 18명이 총출동해 완벽한 앙상블을 이뤄낸다. 코미디의 빠른 템포를 맞추기 위해 막간극을 10편 이상 사용했고, 박윤희, 황순미, 정혜선, 정현철은 각자의 배역과 함께 공연 중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라이브 밴드로 등장해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흥겨운 느낌을 한층 더할 예정이다.

코미디다운 코미디를 선보이기 위해 우리나라 대표 극작가 이근삼의 ‘국물 있사옵니다’를 연출한 서충식과 양식적인 동작구성으로 희극미를 더했던 남긍호 콤비가 다시 만났다. 이번 공연은 희극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가진 이근삼의 번역본을 바탕으로 코미디 작업 경험이 많은 남궁호 연출이 배우들의 움직임을 구성하고 세부적인 동선을 짰고, 서충식 연출은 전체적인 드라마 구성과 텍스트 해석을 맡았다.

연극 '실수연발'은 인터미션 15분을 포함해 135분으로, 11일 공연 종료 후에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준비됐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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