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주택거래량 2006년 이후 최대

7만9320건으로 전년보다 34% 늘어

아파트보다 다세대·연립 매매 활발

"전세금 날릴 위험 피하려는 자구책"

[연합통신넷= 디지탈팀]  지난 달 전국 주택거래량이 8만가구에 육박해, 1월 거래량으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겨울인데도 거래량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은 최근 심각해진 전세난에 따라 매매로 돌아선 실수요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셋값이 너무 올라 '깡통주택'(집을 팔더라도 전세금이나 대출금을 다 갚지 못하는 주택)이 될까 두려워한 서민들이 연립·다세대 주택을 많이 산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주택 매매 거래량이 7만9320건으로 작년 같은 달 대비 34.1%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주택거래량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1월 거래량으로 최대치로, 주택 경기가 활황이었던 2007년 1월 거래량인 7만8794건보다도 많은 것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3만4301건, 지방이 4만5019건으로 각각 작년 같은 달 대비 32.5%, 35.5% 늘었다. 특히 서울 강남3구의 경우 작년 같은 달보다는 7% 늘어나는데 그쳤으나 지난해 12월(1707건)에 견줘서도 2% 증가한 거래량(1741건)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 3법'(주택법,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영향으로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거래가 활기를 띤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수도권 지역의 주택을 유형별로 나눠보면, 연립·다세대와 단독·다가구 주택 매매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1.5%, 37.9% 증가해 같은 달 대비 29.4% 증가하는 데 그친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 증가폭을 크게 앞질렀다.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다세대·다가구 등의 매매가 부쩍 늘어난 것이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다세대·다가구 주택 매매가 크게 늘어난 것은 서민 세입자들이 최근 전셋값 상승으로 이른바 '깡통주택'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으로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1월 거래량이 예년보다 크게 늘었지만 올해 주택거래량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갈 것인지는 미지수다. 전세난을 피해 주택 매매에 나섰던 수요자들이 설 연휴 이전에 서둘러 움직였을 가능성이 높은 데다, 지난해는 설 연휴가 1월(1월30일~2월1일) 포함됐지만 올해는 2월에 들어있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매매 계약일 기준 60일 이내에 신고가 이뤄지는 탓에 1월 거래량 집계엔 지난해 11~12월 계약분이 상당수 포함돼 있고 최근 전세난으로 인해 봄 이사철이 예년보다 빨라진 점도 고려해야 한다. 1분기 거래량까지는 지켜봐야 올해 거래량 추이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이주 수요는 1만3000가구 규모인데 반해 신규 주택 입주 물량은 부족해 이 지역의 전세난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기석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개발실장은 이날 여의도 대한주택보증 서울지사에서 열린 '최근 전·월세 시장 동향 점검 및 기업형 임대 육성을 위한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올해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 4구'의 이주수요는 약 1만3000가구로 추산된다"며 "이 지역의 올해 멸실 주택량도 1만2000가구로 입주물량인 1만1000가구보다 1000가구 더 많아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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