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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연재 -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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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연재 - 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28회
  • 한애자
  • 승인 2017.03.10 05:4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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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하우스제28회

캥거루 신드롬

따뜻한 봄볕이었다. 종례는 대청마루를 걸레로 닦으면서 잘생긴 오빠의 친구 장흥을 떠올리며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사각형의 각진 턱에 다부진 체격, 학생복을 입고 모자를 쓴 장흥은 여러 오빠의 친구들 중 단연코 돋보였다. 삼남 사녀로 태어난 그녀는 장녀였다. 그러다보니 온갖 집안일은 자신이 도맡아야만 했다. 빨래며, 식사준비며, 청소, 반찬 만들기 등…, 이 모든 것들은 하루 일과 중 자신에게 부과된 일들이었다.

5월의 날씨는 따사롭고도 정겨웠다. 텃밭에서는 감자잎이 꽃을 피우고 하얀 대가 길쭉하게 올라오며 땅 속에 뿌리박은 양파가 동그랗게 익어갈 무렴이었다. 천성이 매우 명랑한 종례는 마루를 청소하면서 계속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미아리… 눈물고개….”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 삼학도 파도깊이….”
잠시 채마밭에서 허리를 펴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언제 오시나!”
오른쪽의 채마밭에 상추와 쑥갓이 자라고 있었고 그 잎이 풍성해지고 꽃이 필 때는 나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나비는 아름다운 꽃에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야. 호박꽃에도 나비는 찾아오는 법이거든. 화려한 장미꽃! 그것은 아니더라도 나비는 꽃을 찾는다. 오! 내 사랑 장흥 오빠!”
종례는 자신의 외모가 아름답다는 자부심은 없었다. 그렇다고 못생겼다는 열등감은 더더욱 없었다. 그저 시골의 열아홉 순정의 아가씨라고나 할까! 종례는 속히 여름방학이 다가오길 고대했다. 그것은 서울에 있는 장흥이 자신의 집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마룻바닥을 훔치며 오빠들이 시국에 대한 여러 얘기를 나누고 있는 말을 엿들으면 종례는 장흥이 삼국지의 유비처럼 환하게 빛나는 장부처럼 크게 보였다.

“난 이번에 고시패스 못하면 아버지 사업을 이어 받을 거야!”
“자네는 오히려 그것이 잘 맞을 것이야. 사업가적 기질이 있어서 아마 사업을 하면 잘할 걸세!”
창수는 장흥의 사업 감각을 알아보았고 부모로부터 이어받는 장흥의 가정환경을 부러워했다. 자신의 처지도 부유한 시골의 지주의 아들이라고는 하지만 가세가 날로 기울어져 가고 있는 실정이었다. 창수는 그래서 가풍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오직 고등고시에 패스하여 법관이 되는 것이라고 믿고 달려갔다.
“이제 박정희가 완전히 장악한 정권이라 안정은 되었지만 북한에서는 계속 위협하고 있고….”
종례는 장흥이 앞으로 사업을 할 것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하였다. 그녀는 학창시절에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난 말이여. 돈 잘 버는 부잣집 사모님이 되는 것이 꿈이여!”
“그럼 사장님과 결혼해야지!”
“그렇지! 아무튼 난 이런 평범한 부엌데기로 살기는 싫단 말이야. 멋지게 옷도 입으며 예쁘게 치장도 하고 그런 날이 반드시 올 것으로 믿어. 그리고 나의 딸도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귀하게 사는 팔자로 만들 거야!”
“야, 그래? 이 가시나 꿈 한번 야무지구나!”
“그런데 너무 웃긴 것 아냐!?”
“뭐가?”
“순자 말이야!”
“응, 왜? 그 계집애가 겁도 없이 저는 대통령 영부인이 된다고 노래하듯 한단 말이야!”
“뭐야? 정말?”
“그래서 앞으로 힘이 있는 사람을 만나려면 군발이를 꼬셔야 한다는 거야. 사관학교 후보생과 결혼하는 것이 순자의 꿈이란다!”
“영부인은 아무나 되나!”
종례는 비웃듯 입을 삐쭉였다.

 haj2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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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숙 2017-03-13 07:34:29
끝에 순자가 등장하는데 혹시...ㅎ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을 응원합니다.

둘로스 2017-03-11 14:48:25
읽을수록 흥미롭게 전개되는것이 재미있고 담회가 자꾸 기다려집니다~^^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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