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죽기 싫어요" 편의점 알바생의 비참한 죽음

[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지난 12월 14일 새벽, 경북 경산 한 편의점 35세 알바생이 50대 남성에게 단지 비닐봉지 값 100원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어처구니없이 살해당했다.  숙취 해소 음료를 사겠다는 남성은 알바생이 봉투값을 달라고 하자, 격분해 집에서 흉기를 가져와 범죄를 저질렀다.

그의 목에 서슬 퍼런 칼날이 박혀 선명하게 붉은 피를 뿜어낼 때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번 사건은 '어쩌다' 일어난 살인사건이 아니다.

홀로 가게를 지키는 편의점 알바생이 범죄 사각지대에 노출돼 있지만 그 동안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경산CU편의점 사건 해결을 위한 모임'은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 직후 CU 측은 유족과 협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으나 본사는 단 한 차례도 유족에 연락하지 않았다"고 밝힌 후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모임은 피해자 유가족과 친구들, 알바노조, 알바노조 편의점 모임, 알바노조 대구지부 등의 구성원으로 이뤄졌다. 

 
최기원 알바노조 대변인은 이날 "BGF리테일 본사가 피해자측과 한 약속이 전혀 이행되지 않았다"며 "공개 면담을 통해 사과와 보상, 안전대책 개선 등의 확답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BGF리테일측은 "편의점사업에 대해 피해자측과 이해상충되는 부분이 있다"며 "프랜차이즈 사업상 가맹점주의 권한과 의무 등은 본사에서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가맹점의 원할한 운영을 돕기 위해 지원과 노력을 하는 것이 본사의 책임이기는 하나 가맹점주의 권한이나 의무까지는 본사가 관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안전대책, 근무환경개선 등 가맹본부가 할수있는 역할에 대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노동조합(알바노조)은 15일 '누구도 이렇게 죽어야 할 이유는 없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알바노조는 "2014년 6,600건 발생했던 편의점 알바는 2015년 1만 1,000건으로 증가했다. 강력 범죄는 1,500건, 폭력 범죄는 2,000건에 해당한다. 머리를 잡아 뜯고 주먹으로 때리는 사건은 부지기수다"라고 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 역시 결코 우발적으로 발생한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알바노조는 "이미 두 달 전에도 한 취객이 말투가 마음에 안 든다고 편의점 알바생에게 끓는 컵라면을 던져 화상을 입힌 사건이 있다. 경산 알바생 살해 사건은 전조에도 불구하고 무대책으로 일관한 결과다. CU, GS25, 세븐일레븐 본사는 눈앞의 이익을 위해 알바들을 착취하는 데 관심이 있을 뿐 그들의 생명을 지키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다"라고 비판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

kimht10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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