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 ‘돈키호테’...5일부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유니버설발레단 최고의 앙상블과 테크닉을 만날 수 있는 ‘돈키호테’가 6년 만에 돌아온다. 창단 33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은 2017 시즌 첫 작품으로 밝고 경쾌한 클래식 발레 ‘돈키호테’를 5일부터 오는 9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공연한다.

발레 ‘돈키호테’는 지난해 서거 400주년을 맞았던 스페인 극작가 세르반테스의 소설을 바탕으로, 루드비히 밍쿠스(Ludwig Minkus)의 음악과 마리우스 프티파(Marius Petipa)의 안무로 1869년 러시아 볼쇼이극장에서 초연했다.

발레 ‘돈키호테’는 러시아에서 인기있는 레퍼토리지만, 유럽에서 전막 공연을 상연한 것은 1960년대 프티파와 고로스키 버전이 유럽에 상연된 이후부터이다.

이후 약 150년 가까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은 원작과 달리, 가난하지만 재치 있는 이발사 ‘바질’과 매력 넘치는 ‘키트리’의 유쾌한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지중해의 낭만과 정열이 녹아 있는 무대와 의상, 유머 넘치는 발레마임과 빠른 스토리 전개,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좌충우돌 해프닝까지 이 작품은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특히 밍쿠스가 마리우스 프티파를 위해서 만든 스페인 풍의 경쾌한 음악은 극의 흥겨움을 더해준다.

‘돈키호테’는 사랑, 우정, 판타지 그리고 모험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스페인의 민속춤과 고전 발레에 나오는 고난도 테크닉까지 관객들을 사로잡을 요소들이 많다. 이 작품이 세계적인 인기를 꾸준히 누리는 주된 이유는 심각하거나 비극적인 내용이 전혀 없고, 시종일관 발랄하고 유쾌한 분위기의 희극발레라는 이유 때문이다.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스토리 전개 자체가 흥미진진할 뿐만 아니라, 주역들의 높은 기량과 클래식 발레에서 등장하는 화려한 군무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어 초심자부터 발레 매니아까지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취향 저격 발레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소설에서는 ‘돈키호테’와 시종 ‘산초 판자’의 무용담이 중심 내용이지만, 발레에서는 ‘돈키호테’ 자신은 조연으로, 주인공은 매력적인 선술집 딸 ‘키트리’와 가난한 이발사 ‘바질’이다. 낭만적인 노년의 귀족 돈키호테는 허상 속 연인 ‘둘시네아’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나선 도중, 젊은 연인 키트리와 바질을 만난다. 두 사람은 가짜 자살연기까지 동원해 키트리의 아버지 ‘로렌조’와 돈많은 멍청한 귀족 ‘가마슈’의 방해에도 사랑을 키워나간다. 돈키호테는 풍차 괴물과 맞서고 큐피트와 숲의 여왕과 둘시네아를 만난 후, 그들의 사랑을 지켜주기로 결정한다. 결국 로렌조는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돈키호테’는 연극적 요소도 많아 무용수의 정확한 표현력과 연기력 또한 중요하다. 즉 키트리와 바질의 발랄함을 얼마나 잘 표현했는가를 보는 것도 이 작품을 보는 묘미이다. 키트리의 아버지 로렌조와 귀족 가마슈의 활약상도 볼거리이다. 이들은 사랑의 방해꾼으로 종횡무진하면서 웃음제조기의 역할을 한다.

‘돈키호테’ 1막에서는 스페인 민속춤과 발레를 결합한 화려한 율동이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주인공 키트리와 바질의 파드되, 붉은 망토를 힘차게 휘날리면서 추는 투우사의 춤, 볼레로 보다 빠른 템포로 젊은 남녀가 추는 세기디야 춤, 정열의 상징인 플라멩코 등이 인상적이다.

선술집이 무대인 2막은 술집 아가씨들과 손님들이 엮는 생기 발랄한 춤으로 꾸며진다. 이어 숲의 요정, 여왕, 둘시네아가 차례로 등장하면서 펼쳐지는 화려한 군무는 클래식 발레에서 만날 수 있는 고난도 테크닉들이 총망라돼 있다.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키트리와 바질이 피날레를 장식하는 3막 그랑 파드되(Grand Pas de Deux)이다. 이 춤은 그랑 파드되의 대명사적 존재로 클래식 발레의 파드되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평을 받으면서, 각종 갈라와 콩쿠르에서 독립적인 춤으로도 사랑받는다.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남성 무용수가 발레리나를 한 팔로 머리 위까지 들어 올리는 동작과 연속 점프, 발레리나의 32회전 푸에테(Fuette)까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만큼 무용수들에게는 고난도 기술을 요하고, 관객들에겐 발레를 보는 큰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작품임은 확실하다.

현재 주요 발레단에서 선보이는 버전은 대부분 프티파의 안무에 뿌리를 둔 알렉산더 고르스키(Alexander Gorsky)의 버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역시 프티파와 고르스키의 안무를 근간으로 1997년 당시 예술감독이었던 올레그 비노그라도프(Oleg Vinogradov)의 개정 안무로 국내 초연을 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초연 이후 꾸준히 이 작품을 국내외에 선보였고, 이를 통해 음악성과 예술성 측면에서 프티파와 고르스키의 원작을 제대로 구현해낸 것으로 높이 평가 받아왔다.

이번 공연에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네 쌍의 ‘키트리와 바질’이 확정됐다. 프로 무대 15년의 관록과 국내 첫 주역 데뷔를 앞둔 실력파 다크호스의 만남 ‘황혜민-간토지 오콤비얀바’, 탄탄한 테크닉에 통통 튀는 매력까지 대체 불가한 스타부부 ‘강미선-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실력은 물론 훈훈한 비주얼까지 ‘김나은-강민우’, 그리고 카리스마에 카리스마를 더해 더욱 강력해진 ‘홍향기-이동탁’까지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는 환상의 조합들로 구성됐다.  

문훈숙 단장은 시즌 첫 공연으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 “모든 이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사랑을 키워나가는 젊은 연인과 고난 속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는 노년의 모험가까지, 발레 돈키호테는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돈키호테’와 ‘키트리’와 ‘바질’을 위한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문 단장은 이어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문화예술을 통해서 긍정의 힘과 밝은 기운을 받는 한 해가 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