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임새벽 기자]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민우회 등으로 구성된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은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MBC 여성아나운서 채용성차별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공동행동은 "채용 성차별 시정과 여성 아나운서에 대한 계약 해지를 철회하라"고 촉구하며 "성별 분리채용 차별을 하는 지역 MBC는 근로조건 차별을 시정하고 여성 아나운서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라"고 요구했다.

유지은 아나운서는 2014년 4월, 김지원 아나운서는 2017년 1월에 입사했다. 이들은 지난 6월 18일 대전MBC를 상대로 고용 형태 등 아나운서 성차별 문제를 이유로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대전MBC는 진정서가 인권위에 접수되자 김지원 아나운서에게 약 한 달 뒤인 7월 8일 라디오 부분개편이라는 명분으로 '3830 라디오 상담실'과 '15시 라디오 뉴스' 하차를, 7월 15일에는 유지은 아나운서에게 '21시 라디오뉴스' 폐지를 통보했다.

김지원 아나운서는 "자신은 겪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대전MBC를 포함해서 지역MBC가 자행하고 있는 여성 아나운서들에 대한 고용차별 문제를 알리고자 한다"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김 아나운서는 "대전MBC에는 정규직 여성 아나운서 시험 자체가 없다"며 지난해 5월 신입사원 정규직 공채는 "남성 아나운서 선배 한 분이 다른 부서로 발령나면서 시작된 공채는 채용공고에는 '성별 제한 없음'이라고 되어있지만, '남자 아나운서 자리 인 것을 누설하지 말라'는 내부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신입사원 공채 결과 역시, 남성 아나운서가 뽑혔다. 

지난 9월 23일 유지은 아나운서(왼쪽)와 김지원 아나운서(오른쪽)가 상암 MBC 본사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박훈규 PD
지난 9월 23일 유지은 아나운서(왼쪽)와 김지원 아나운서(오른쪽)가 상암 MBC 본사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박훈규 PD

대전MBC 아나운서 총 4명으로 남성 아나운서 2명은 정규직, 여성 아나운서 2명은 프리랜서이며 편성제작국 소속으로 사원증과 명함, 사무실 책상이 마련되어 있고 동일한 업무를 수행했다. 여성 아나운서들은 상시적인 업무지시를 받으며 방송 업무를 수행했고, 회사 내 업무 배정은 대부분 통보식으로 이들에게는 거부권이나 결정권은 없었다. 

김 아나운서는 "남성 정규직 아나운서와 동일하게 주말 뉴스 당직과 법정 공유일과 연휴에는 근무를 했다"며 "프리랜서와 정규직 아나운서의 근무 형태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일한 노동에 대해 인정 받는 노동의 가치는 달랐다. 대전MBC는 기본급과 연차휴가, 임금 등 여성과 남성 아나운서를 차별했다.

유지은, 김지원 두 아나운서는 심각한 노동인권 침해라고 생각하고 인권위원회에 '채용 차별' 시정을 요구하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그 이후 회사의 업무배제가 시작됐고 사실상 '해고'나 마찬가지였다. 

김 아나운서는 "불합리함에 문제를 제기한 결과가 이렇다. 앞으로 누가 나설 수 있겠냐"며 "회사는 저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개편이라는 강력한 권력을 무기삼아 존재감 없애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회사는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고, 개편이라는 강력한 권력을 무기 삼아 존재감 없애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대전MBC는 여성 아나운서 문제에 반성하고, 사과하며 조속한 업무복귀를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려하시기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채용성차별공동행동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똑같은 채용 공고로 지원해서 들어왔는데 남성은 정규직이고 여성은 특수고용이다. 똑같은 업무를 하고 있는데 남성은 월 5백만원을, 여성은 3백만원의 임금을 받는다"며 "여성은 노동자가 아니냐"고 성토했다. 

이어 "대전MBC는 유지은, 김지원 아나운서에 대한 보복성 계약 해지를 당장 철회하고, 채용성차별에 대해 사과해라. 같은 직종에 대해 성별 분리 채용의 차별을 하고 있는 지역 MBC는 근로조건 차별을 시정하고 여성 아나운서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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