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자리 뛰쳐나온 이연주 변호사의 폭로

검사 출신 이연주 변호사가 검찰 내 '조직 문화'의 고질적 폐해에 대해 폭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연주 변호사의 충격 발언이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 더욱 불을 붙이고 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화면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화면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연재를 통해 검찰 조직의 비리 사례 등을 고발해 왔다. 당시 이연주 변호사는 상급자의 성희롱, 부당한 사건 처리 지시 등 저급한 조직 문화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스스로 검찰복을 벗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이 검찰을 떠난 이유를 설명하며 검찰 내부 비리와 성희롱 등 조직 문화에 익숙해진 검찰은 ‘셀프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과 ‘조국 일가 의혹’ 수사 등을 대조하면서 “배당에서부터 사인이 온다”고 말해다.

이 변호사의 발언은 검찰이 어디로 배당하느냐에 따라 수사가 빨라지고 늦어지는 데 대한 검찰의 '표적수사'를 짚은 거로 풀이된다.

이날 이 변호사는  “검찰 조직 문화에 대해서는 검찰 스스로가 못 바꾼다.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판단이 안 된다”라며 “개혁을 해야 할 주체는 지금 간부들인데 할 의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미현 검사한테 강원랜드 사건을 배당했다. 부정 채용자가 수백 명인데 어떻게 안미현 검사가 다 볼 수 있나. 안미현 검사하고 밑에 기수가 낮은 검사가 2명이 있다고 해도 (200명 다) 못 본다”며 “그건 수사하지 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또 “조국 장관 수사는 특수부로 갔다. 원래 그런 사건은 형사1부에 간다. 형사1부는 다른 사건도 배당 받는다. 사건이 넘치면 그 사건 세월아 네월아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특수부는 자기네들이 인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사건만 파게 돼 있다. 그리고 가장 뛰어난 수사 인력이 모인 곳이다. 그러니까 배당에서부터 사인이 오는 것”이라며 검찰의 표적 수사를 꼬집었다.

지난 10월 9일 검찰을 비판한 이연주 변호사 페이스북
지난 10월 9일 검찰을 비판한 이연주 변호사 페이스북

이 변호사는 검찰의 개혁 거부 이유와 관련 전관예우 문제를 언급하며 “검사는 언젠가는 변호사를 한다. 퇴직후 전관예우 보장”이라며 “변호사 개업을 목전에 둔 검찰 간부들은 저항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에서 개혁을 할 사람들은 지금 간부들인데 자신들이 변호사가 돼서 사건을 들고 왔는데, 이제는 모든 게 투명하고 공정해져서 이거 못 봐드린다고 하면 좋겠는가”라며 검찰은 절대 스스로 개혁 할 수 없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이 변호사는 전관예우 문제는 판사들뿐만 아니라, 검사 사이에서도 상당한 문제라면서 “(전관예우에 대해 검사들의) 자기합리화가 엄청나다”며 검사들이 인사경쟁에 목을 매는 이유에 대해 “검사장으로 나가느냐, 부장검사로 나가느냐, 차장 검사로 나가느냐. 변호사로서의 수입이 수십 배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검찰,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 그 이상"

이날 이 변호사는 검찰을 떠난 이유에 대해 "대단히 많다"며 "일단은 남성 중심적인 문화"를 거론하며 검찰 내 공공연히 자행되는 스폰서와 관련해서 폭로했다. 첫 발령 후 모 부장검사가 초임 검사들을 불러서 수사 잘하는 비결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그 비결이 똘똘한 수사계장과 룸살롱에 가서 오입질도 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스폰서'를 '친한 친구'라고 표현하며 외로우니까 편하게 지낼 여자를 소개해 달라고 했더니 미인대회 수상자를 소개시켜줘서 재미있게 놀았다는 무용담을 늘어놓았다"며 "시선을 어디에 둬야 될지 모르겠고 그런데 부원들은 그냥 듣고 있거나. 아하, 부장님 부럽습니다, 훌륭한, 대단하십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자신들이 보기에는 스폰서인데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라며 “일부러 인식을 마비시키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 자신이 상관에게 성적인 대상이 된 일도 소개했다. 연배가 있는 검사장이 주말에 단둘이 등산을 같이 가지 않겠냐고 제안하고, 관사로 부르고 심지어 호텔로도 불렀다고 한다. 분위기에 짓눌려 관사까지는 갔지만 호텔 호출 때는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지적하며 거절했더니 검사장이 "오해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디 호소할 곳도 없다. 부장 검사가 술 마시러 나오라고 하면 ‘쉬고 있으니 안된다’라는 말을 못하는 분위기”라고 부연했다.

뿐만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부조리함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 변호사는 "구속 영장을 법원에 청구해야 될 사건인데 구속 영장을 청구하겠다는 기록을 (부장 검사에) 올려 보냈는데 부장 검사가 구속 영장을 치지 않는 사유를 직접 작성해 수정하더라"며 "알고보니 그 사람의 형이 고위 공직자였고, 검찰의 인사가 불가측이기 때문에 은혜를 베풀어 놓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검찰이 국민의 인권 수호자가 되기 위해서는 직접 수사는 하면 안 된다고 본다. 특수수사 같은" 것이라며 "왜냐하면 일단 인력을 투입하면 거기서 결과가 나와야 한다. 속성상 한 번 파면 자꾸 파게 돼 있다. 그리고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수사를 개시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9일에도 이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해줄 것"이라는 장문의 글을 올려 검찰의 비리를 조목조목 짚었다.

이날 올린 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 검찰의 정치적 행보와 검찰 중심의 이기주의적 조직 문화를 비판했으며, 특정 정당에 유리한 쪽으로 재판을 진행한 뒤 국회의원 공천을 받은 공판검사, 특정 기업에 대한 면죄부 수사를 한 뒤 국회의원이 된 검사들을 언급했다.

이변호사는 "이렇게 검사님들의 수사는 상상력이 아주 풍부하다"면서 "춘장님의 상상은 뭐였을까. 문재인 정부를 흔들고 다음해 총선을 흔들고, 쭉 그 기세로 다음 대통령 선고 또한 자기 수중에 넣는, 검찰은 항상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니까"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원래 검찰은 정권도 국민도 아닌 검찰 자신을 위해서 일할 뿐"이라며 "문재인 정부 들어 국정농단, 사법농단, 삼성바이로직스까지 열심히 조사하니 갑자기 국민의 편이 된 듯한 착시를 가지게 됐지만 원래 그렇다. 그런 착시에 빠져 대왕물고기도 사실은 등이 굽은 줄 보지 못한 것"이라고 신랄한 지적을 했다.

그러면서 "원래 검찰은 정권도 국민도 아닌 검찰 자신을 위해서 일할 뿐"이라며 "문재인 정부 들어 국정농단, 사법농단, 삼성바이로직스까지 열심히 조사하니 갑자기 국민의 편이 된 듯한 착시를 가지게 됐지만 원래 그렇다. 그런 착시에 빠져 대왕물고기도 사실은 등이 굽은 줄 보지 못한 것"이라고 신랄한 지적을 했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