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연합, 25일 오후 강원 인제군 소양강댐 상류 소양강이 극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뉴스프리존= 김용희 기자] 최악의 가뭄으로 농업용수는 물론 공업용수와 식수까지 걱정하고 있는 충남 서북부지역 농민들이 애타게 단비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서해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농민의 마음은 타들어 간다.

 

예산지방은 어제 오후부터 가랑비가 내렸지만, 1㎜ 안팎의 아주 적은 양의 비만 내렸다.예당저수지의 저수율은 현재 8%대로 비가 오지 않으면 주변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없게 된다.

연일 기우제를 올리고 농사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는 농민들에게 단비가 좀처럼 내려주지 않고 있다. 오늘 오후부터 밤사이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지만 정말 비가 내릴지 농민들의 걱정은 여전하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23일 현재 경기도내 피해면적만 120여 헥타르를 넘겼다. 미쳐 발견하지 못한 곳까지 고려하면 피해면적은 훨씬 더 늘어날 전망이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이번에 발생한 멸강나방은 5월 말부터 중국에서 날아온 성충이 꽃의 꿀을 먹은 후 지표면의 마른 잎에 알을 낳아 부화한 것"이라며 "현재 멸강충의 크기가 5∼15㎜ 내외 정도지만 최근 고온과 가뭄 지속 등으로 발육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멸강충은 물에 약하지만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개체 수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유충부터 성충까지 동시에 발견되고 있어 피해 기간이 예년에 비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기술원 관계자는 또 "1령부터 5령까지 모두 관찰되고 있는 것으로 봐서 멸강나방이 일시에 넘어 온 것이 아니라 긴 기간에 걸쳐 여러 나례 나눠서 넘어왔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럴 경우 한 번 방제를 했다고 안심할 수 없다. 옆 논에서 눈에 잘 띄지 않은 어린 유충이 자라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올해는 7월 초중순까지 예찰 기간을 길게 잡아야 할 것 같다"며 "빠른 방제만이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다"며 발견 즉시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어제 내린 비가 해갈에 도움이 될까 싶었지만 주로 수도권과 충북·강원·경북 일부 지역에만 비가 집중돼 지역 편차가 너무 컸다.

서울 중랑구에는 오후 1시께부터 1시간 30분 남짓 64.5㎜, 동대문구에는 34㎜의 호우가 쏟아졌다.

경기 구리시와 광주시 오포에 각각 31.5㎜, 27.5㎜의 비가 내렸고 충북 음성과 제천 덕산에도 각각 37.5㎜, 26.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경북 상주시 공검면 일대에는 이날 오후 36㎜의 꽤 많은 비가 내렸다.

이 지역 농민들은 논 물막이 작업에 여념이 없었고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는 농민들도 물통에 빗물을 받느라 분주했다.

벼농사를 짓는 공검면의 한 농민은 "빗방울 소리를 듣자마자 삽을 들고 논으로 뛰쳐나갔다"며 "얼마 만에 내리는 비인지 정말 반가웠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반면 가뭄으로 애가 타는 다른 지역에는 10㎜ 안쪽의 비가 내렸는가 하면 빗방울이 조금 떨어지다가 그친 곳도 허다했다.

장마는 다음 주 후반에나 북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비다운 비가 언제 내릴지 몰라 농민들은 안타깝게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이번 비로 가뭄 해갈에는 조금 보탬이 되겠지만, 아직 모내기를 마치지 못한 논과 모내기를 했어도 염수 등의 피해로 2차, 3차 모내기를 다시 해야 하는 농민들은 단비 소식을 기다리며 애를 태우고 있다.

p04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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