通則不痛 통하면 아프지 않다.

‘통즉불통(通卽不痛)’이란 말이 있습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나오는 말로, 기혈(氣血)이 통하면 아프지 않고, 아프면 기혈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몸 어딘가 막히면 통증이 오기 마련입니다. 그럼 어떻게 기혈을 통하게 할 수 있을까요?

본래 물의 성질은 아래로 내려가는 동시에 그 기운이 서늘하고 맑습니다. 반대로 불의 성질은 위로 오르는 동시에 그 기운이 덥고 탁하지요. 그래서 사람이 만일 생각이 잠자고 기운이 평순(平順)하면 머리가 서늘하고 정신이 명랑하여 맑은 침이 입 속에 돌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물 기운이 오르고 불기운이 내리는 연고인 것입니다.

그것을 실현시키는 방법이 바로 <식망현진(息妄顯眞) 수승화강(水昇火降)>입니다. 마음에 망념(妄念)을 쉬고 진성(眞性)을 나타내고, 몸에 화기(火氣)를 내리고 수기(水氣)를 오르게 만드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자연 우리의 몸도 ‘통즉불통’이 되어 아픈 곳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 인간은 무엇으로 구성 되어 있을까요? 소태산(少太山) 부처님이나 정산(鼎山) 종사님은 우주 만유(萬有)가 ‘영(靈)과 기(氣)와 질(質)’로써 구성되어 있다고 하셨습니다. 영은 만유의 본체로서 영원불멸한 성품(性品)이며, 기는 만유의 생기(生氣)로서 그 개체를 생동케 하는 힘이며, 질은 만유의 바탕으로서 그 형체를 이름인 것입니다.

그래서 기가 영지(靈知)를 머금고 영지가 기를 머금은지라, 기가 곧 영지요 영지가 곧 기인 것입니다. 형상 있는 것, 형상 없는 것과 동물식물과 달리는 것, 나는 것이 다 기의 부림이요 영의 나타남입니다.

그러니까 성품은 본연의 체(體)요, 성품에서 정신(精神)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신은 성품과 대동하나 영령(英靈)한 감이 있는 것이며, 정신에서 분별이 나타날 때가 마음이요, 마음에서 뜻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뜻은 곧 마음이 동(動)하여 가는 곳이지요.

그럼 영혼(靈魂)이란 무엇일까요? 영혼이란 허령불매(虛靈不昧)한 각자의 정신 바탕인 것입니다. ‘마음이 가면 기운이 모이고, 기운이 가는 곳으로 혈이 따라 간다’고 허준(許浚 : 1546∼1615)은 동의보감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의 몸은 한 마디로 ‘생명체’입니다. 생명체는 <정(精) 기(氣) 신(神)> 세 가지로 돼 있는 것입니다.

정(精)’은 몸뚱아리, ‘신(神)’은 마음(정신)이고, 여기에 ‘기(氣)’가 들어갈 때 완전한 생명체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동의보감에서 이를 ‘삼보(三寶)’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기는 호흡(呼吸)이고 숨 쉬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가 막히면 병(病)이고, 나가버리면 몸은 시체가 되며, 정신은 귀신(鬼神)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기의 작용이 무척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건강하다는 것은 숨을 잘 쉬는가, 밥을 잘 먹는가, 그리고 마음이 편안한가, 이 세 가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첫째, 호흡은 들숨과 날숨이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둘째, 음식을 먹은 만큼 잘 배설해야 합니다.

셋째, 마음이 긴장한 만큼 다시 이완(弛緩)이 돼야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긴장 없이 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경쟁, 지나친 욕심, 심한 스트레스 등이 계속 이어지면 병이 되는 것이지요. 이완에는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그중 최고의 방법이 참선(參禪)입니다. ‘사람을 소우주(小宇宙)라 합니다. 긴장한 채 나를 잡고 있으면 우리는 소우주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긴장을 풀면서 나를 놓으면 우리는 대우주와 합해지는 것이지요.

인체는 참으로 신비로운 것입니다. 비우면 채워지고, 채우면 비워집니다. ‘통즉불통!’ 기혈이 통하면 아프지 않고, 아프면 기혈이 통하지 않습니다. 그 방법이 좌선입니다. 좌선은 ‘단전호흡’을 하는 것입니다. 단(丹)은 마음이고, 전(田)은 몸입니다. 단전은 뇌와 연결돼 있습니다. 화를 내고 짜증을 내면, 금방 단전이 막힙니다.

이렇게 사람의 몸은 ‘수승화강’이 잘 되어야 몸과 마음이 건강해집니다. 찬 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뜨거운 기운은 아래로 내려와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단전에 집중하면 머리로 올라갔던 화기가 배꼽 밑으로 내려옵니다. 우리 ‘수승화강’이면 ‘통즉불통’으로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만들면 어떨 까요!

단기 4352년, 불기 2563년, 서기 2019년, 원기 104년 11월 22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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