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물든 단풍과 같은 사람에게는 봄꽃 향기보다는 진한 묵향(墨香)이 느껴집니다

지난주에 저의 졸저 <봄꽃 보다 고운 잘 물든 단풍>이 출간되었습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의 평(評)이 좋아 저 역시 절로 마음이 흐뭇합니다. 그래서 우리 덕화만발 가족들에게 보은(報恩) 하는 뜻에서 회원에 한 해, 한 분에게 한 권씩 선착순으로 그냥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아직 신청하시지 않은 분은 서둘러 신청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여기서 ‘봄꽃’이란 어떤 것일까요? 한 마디로 청춘(靑春)을 말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봄꽃은 향기뿐이 아니라 생명을 탄생시키고자 발버둥치는 대지의 꿈틀거림일 것입니다. 그리고 봄꽃은 엄동설한을 지내고 역동적인 생명력을 뿜어내는 무모하기조차 한 자연의 조화입니다.

또한 눈부시고 신비로운 봄 향기는 우리를 쉽게 감동시키고 취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우리 마음속에 오래 머물 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잘 물든 단풍’은 오히려 자연의 향기보다 더 아름답고 우리의 마음을 오랫동안 설레게 하는 것은 인품(人品)의 향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렇게 봄의 향기가 진리의의 은총으로 주어진 것이라면, 잘 물든 인품의 향기는 우리가 끊임없이 갈고 닦아야 얻을 수 있는 노력의 산물인 것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사바세계(裟婆世界)의 유행과 향락에 휩쓸리며 살아가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인간으로서는 눈뜨고 볼 수 없는 잔혹한 범죄가 매일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상에서 고고한 인품의 향기를 지닌 사람을 만나는 일은 큰 행운과도 같습니다. 그러한 잘 물든 단풍 같은 인연과의 만남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얼마나 큰 위안과 위로가 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잘 물든 단풍과 같은 사람에게는 봄꽃 향기보다는 진한 묵향(墨香)이 느껴집니다.

끝없는 수행(修行)을 통해 얻어지는 은은한 향기는 교만하지 않습니다. 겸손하지만 비굴하지 않습니다. 그 어떤 현실적인 이익보다 인간을 존중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에 대한 연민(憐愍)과 포용력을 지닌 후덕(厚德)한 사람이지요.

또한 공명심에 가득 차 자신을 내세우기에 앞서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대소유무(大小有無)의 진리와 인과응보이치에 통달한 사람입니다. 이런 격조 높은 인격과 넉넉한 인품을 지닌 분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면, 한층 더 세상은 맑고 밝고 훈훈한 덕화만발의 세상으로 변모할 것입니다.

다행히도 우리 덕화만발 가족은 모두가 겸손하고 넉넉한 인품을 지니고 계셔서 얼마나 마음이 흐뭇한지 모릅니다. 그래서 고해(苦海)에서 허덕이는 모든 중생들의 마음속에 깃든 자만심과 탐욕, 불만과 억울함, 분노와 슬픔 같은 어두운 감정을 정화시키고 마음의 평화를 누리게 합니다.

이렇게 넉넉한 인품의 잘 물든 단풍은 같은 말과 행동을 해도 마음에 여지(餘地)가 있습니다. ‘여지’란 내 안의 빈자리로 모든 인연들이 편히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넉넉한 인품의 소유자는 언제나 평온 합니다. 그래서 그런 분과 함께 있으면 왠지 내 마음도 편해집니다.

‘근 주자 적, 근 묵자 흑(近朱者赤 近墨者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붉은 물건이나 검은 먹을 함께하면, 자신도 모르게 붉어지거나 검어진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사람도 주위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한 사자성어이지요.

사람이 훌륭한 스승을 만나면 스승의 행실을 보고 배움으로써 자연스럽게 스승을 닮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쁜 무리와 어울리다 보면 보고 듣는 것이 언제나 그릇된 것뿐이어서 자신도 모르게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공자(孔子)의 ‘지란지교(芝蘭之交)’에 관한 말에도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착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치 향기 그윽한 난초가 있는 방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그와 함께 오래 지내면 비록 그 향기는 맡을 수 없게 되지만, 자연히 그에게 동화되어 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악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마치 악취가 풍기는 절인 어물을 파는 가게에 들어간 것과도 같아서, 그와 함께 오래 지내면 비록 그 악취는 맡지 못하게 될지라도, 그에게 동화되어 악한 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덕화만발 가족은 모두가 넉넉한 인품을 지녔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봄꽃 보다 고운 잘 물든 단풍>입니다. 우리 언제나 너그럽고 부드럽게 덕을 베푸는 잘 물든 단풍 같은 넉넉한 인품의 소유자가 되면 어떨 까요!

단기 4352년, 불기 2563년, 서기 2019년, 원기 104년 12월 17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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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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