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황교안 '국회 폭력집회' 전광훈 극우 교회신도들 대거 참가'
김종훈 “노동자는 안되고 거대정당은 되는 국회, 폭력행위 처벌하라”

서울 여의도 국회 경내에서 자유한국당의 공수처법 규탄 대회 직후 국회의사당 난입을 시도한 자한당 지지 '태극기 부대'는 폭도로 변해 출입을 통제하자 폭력까지 행사했다. 집회를 주도한 황교안 대표는 형사고발까지 당했다.

지난 10월 3일 광화문 태극기집회에서 발언하는 전광훈 목사. ⓒ MBC 뉴스데스크 화면

그런 불법적인 사달이 났는데도 17일 국회 앞에서는 여전히 폭력을 사주하는 막말이 난무했다.

군복을 차려입은 복장에 마이크를 든 한 남성이 "저놈들 대가리를 다 쪼개 놔야 돼. 한 놈도 살려두면 안 돼"라며 "저놈들의 대가리를 쪼개서 다 죽여 버리자!"라고 듣기 거북한 폭언으로 선동을 하며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지난 16일 국회 난동 집회자들의 면면을 보면 거의 50대 이상 60대와 70대 등 남성과 여성 고령자들의 모습이 대부분이다. 특히 남성 노인들은 군복이나 예비군복 등을 차려입고 마이크를 들고 시위를 조장하기도 한다.

이번 황교안 대표가 주도한 집회는 단순한 정당 연설회가 아니라 1,000여 명 이상이 조직적으로 국회를 난입한 폭력 사태로 그냥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하겠다.

그리고 이번 시위자들은 황교안 대표와 밀접한 관계인 전광훈 목사와 연계한 극우 성향의 교회 신도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17일 '김용민 TV'에서 "전광훈 씨가 오래전부터 70대 정도의 고령자를 '순국결사대'로 모집해 청와대 앞에 노숙을 시키면서 무력을 조장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젊은 사람이 아닌 고령자이기 때문에 혹여 경찰이 진압하면서 불상사가 생기면 책임은 현 정부로 화살이 고스란히 돌아가 문재인 대통령한테 탄핵의 빌미를 만들게 해 정권을 무너뜨리는 (기폭제) 역할이 된다"라고 밝혔다.

또 "이번 국회 난동도 일반 시민과 당원들도 있겠지만 전광훈 측 교회 신도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전 목사와 황 대표가 서로 합세한 '꼼수'를 경계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민중당 김종훈(울산 동구) 의원은 17일 '노동자는 안 되고 거대정당은 되는 국회, 국회 폭력행위 엄정하게 처벌해야'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김 의원은 "어제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의 난입으로 국회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폭력과 욕설이 난무하고, 입법 기간의 권위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라며 "108석의 거대정당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든 것"이라며 맹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 폭력 사태에 대한 국회의장의 공정하고 엄정한 대응을 촉구한다"면서 "국회 난입을 용인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이며, 발생한 폭력 사태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의장부터 명확한 입장을 밝혀라"고 촉구했다.

이번 국회 난동 사건과 관련해 최경영 KBS 기자는 기성 언론사들의 보도 행태를 강하게 질책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한국당은 태극기집회와 한 몸인지 두 몸인지, 박근혜 무조건 석방과 문재인 탄핵을 외치는 태극기집회의 구호들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지 왜 질문 안 해?’라고 언론을 향해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그 난리를 충분히 (보도를 통해) 보여주지 않느냐”며 “(한국 기성 언론사) 당신들 속에 아직 전두환이 있는 거 아닌가? 뭐가 그리 무섭나”라고 강도 높게 꼬집었다.

국회 시위를 바라보는 황교안의 '이중 잣대'

국회는 집시법 11조에 따라 옥외 집회와 시위가 금지된 장소다. 의사당 안은 물론 반경 100m 이내 집회까지 엄격하게 막고 있다. 지난 2009년 미디어법 날치기 당시에도 국회의사당 안으로 들어가 항의한 언론노조 위원장들은 모두 처벌을 받았다.

또 올해 4월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며 국회 진입을 시도한 집회를 주도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징역 4년을 구형받고 구속되기도 했다.

이번 집회에서 태극기 부대는 폭도로 변해 국회의원과 기자들을 폭행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만행을 저질렀는데도 황교안 대표는 불법을 묵인하고 오히려 조장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지난 4월 민주노총 국회 시위 때는 완전 딴판으로 나왔다.

당시 황 대표는 민주노총의 시위를 두고 "민주노총은 사람을 폭행하고 국회 담장을 무너트리고 오히려 경찰에게 큰소리를 치고 있다"라며 "엄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한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16일 국회로 들어온 태극기 부대는 다음 날인 17일에도 국회 앞에는  한 남성이 군복을 입고  나와  마이크를 잡고 "다 죽여버리자"는 폭언을 하고 있다.
16일 국회로 들어온 태극기 부대는 다음 날인 17일에도 국회 앞에는 한 남성이 군복을 입고 나와 마이크를 잡고 "다 죽여버리자"는 폭언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태극기 부대 국회 난동에선 오히려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황 대표가 한마디 한마디 발언할 때마다 집회자들은 "옳소", "아멘"으로 화답했다.

황 대표는 집회자들을 향해 "애쓰셨다"라며 "여러분 들어오신 거, 이미 승리한 겁니다. 이긴 겁니다"라고 한껏 고무시켰다.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심재철 의원은 불난 데 부채질하는 격으로 "국회에 들어오겠다는데 문을 걸어 잠그는 행동, 잘못된 것"이라고 오히려 훈시했다. 집회라 해도 국민이 국회에 들어오는 걸 막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러나 국회는 민의를 대변하는 삼권분립 장소의 하나인 입법부로 이해관계가 맞서는 국회의 성격, 질서유지와 보안 등의 이유로 국회사무처는 내규를 통해 모든 방문객이 출입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

출입증을 받더라도 청사를 점거한 농성, 허가를 받지 않은 행진이나 시위는 금지된다. 청사 방문자의 규모가 과다해 질서유지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아예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규정에 나와 있는 국회의 권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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