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지난 9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 전 장관 딸의 표창장 위조 의혹을 제기한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주장을 반박한 장경욱 동양대 교수를 공격하면서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 총장한테 전화를 한 건 ‘취재’가 아니라 ‘회유’라고 봐야 한다고 유 이사장도 끌어들였다. 유 이사장은 지난 9월 조국 전 장관 후보자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 확인 차원에서 최 총장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진중권 교수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만 (통화했다는) 그 사실을 유 이사장과 최 총장이 서로 달리 이해하는 듯하다"라며 "이것이 '해석'이 갖는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두 견해 중에서 저는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문제의 통화는 '회유'로 해석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고 판단한다"라며 "이는 물론 저의 주관적 해석이니 오해 없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같은 날 SNS를 통해서도 당시 조 전 장관의 측근인 유 이사장이 ‘표창장 의혹’을 덮기 위해 최 총장을 압박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최성해 총장이 부도덕하다고 표창장이 진짜로 둔갑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객관적 사실은 K 교수와 정경심 교수를 통한 총장의 청탁은 실패로 돌아갔고, 표창장과 관련한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의 청탁, 유시민·김두관의 취재 혹은 확인을 빙자한 회유 또한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경심 교수와 조 전 장관의 청탁은 대학 총장 입장에서 도저히 받아줄 수 없는 것이었다"라며 "유시민·김두관 두 사람의 회유를 거절한 것 역시 총장으로서 올바른 처신이었다"라고 했다.

앞서 진 교수는 교육부가 최 총장의 허위 학력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미리 써놓았던 사직서를 냈다"라며 동양대학 사직서를 캡처해 공개했다.

진 교수는 조국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던 9월 10일에 써 놓았다는 사직서를 공개하며 "내가 돈이 없지 '가오'(일본어로 얼굴이라는 뜻. 체면·자존심을 의미)가 없나. 이젠 자유다!'"라는 글을 남겨 화제에 올랐다.

그는 사직서를 제출한 이유에 대해 동양대에 학위도 없이 교수로 특채된 것 자체가 보기에 따라서는 적폐의 일부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 정권 시절, 그것도 보수적인 지방에서 학교로 들어오는 압력이나 항의로부터 나를 지켜주신 분께 진퇴에 관한 고언을 드리려면 최소한 직을 내놓고 하는 게 예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정황상 진 교수가  말한 나를 지켜주신 분은 박사 학위도 없는 자신을 ‘특채’로 채용해준 최 총장이다. 최 총장은 며칠 전 교육부 조사를 통해 ‘학력위조범’으로 확인됐다. 한 사람은 특채 채용 교수고 다른 한 사람은 가짜 학위로 25년간 대학 총장을 했다. 두 사람의 학위 미달에 대한 접점이 묘한 연결교리로 다가온다.

총장은 며칠 전 교육부 조사를 통해 ‘학력위조범’으로 확인됐다. 한 사람은 특채 채용 교수고 다른 한 사람은 가짜 학위로 25년간 대학 총장을 했다. 두 사람의 학위 미달에 대한 접점이 묘한 연결교리로 다가온다.

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치권의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학교와 총장에 대해 부당하게 잘못 알려진 부분을 해명하려면 더 이상 이 학교의 구성원이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진 교수의 이같은 견해는 유 이사장의 전화 통화를 아예 회유로 단정 짓고 최 총장의 입장을 우위에 세우고 철저히 두둔하는 발언이나 다름없다. 그러면서 진작에 써둔 사직서를 시의적절한 시점을 저울질하다가 최 총장이 교육부에 의해 퇴출당할 위기와 맞물리면서 발설했다.

진 교수는 22일 페이스북에서 “저쪽은 최성해 총장을 믿지 못할 사람으로 만들어 그의 발언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겠다는 속셈인 모양인데, 백번 양보해도 총장이 거절당한 청탁의 앙갚음을 하려 했거나 야당의 부추김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 가정하더라도 진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문제의 표창장이 위조됐고 총장만이 아니라 나를 포함해 학내 구성원 대부분이 그렇게 보고 있다”라고 단언했다.

진 교수는 지난 9월에도 정경심 교수가 표창장을 위조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하지 못했으니 ‘표창장 위조’라고 단정해 논란이 됐다. “검찰이 위조한 걸 증명해야지, 어쩌라고”, “어떤 친구가 돈을 잃어버렸다. 진중권 당신이 돈 훔쳤지? 돈 훔치지 않았다는 증거를 대봐” “무죄임을 왜 스스로 증명해야 하나”라며 당시 온라인 커뮤티티 등에서 거센 비판이 나왔다.

최근 검찰이 백지 공소장으로 엉터리 기소를 했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한 사건에 대해 전례 없는 이중기소를 했다. 말이 자꾸 바뀌는 검찰을 향해 재판부도 납득하지 못하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이런 사실에 대해 알지 못하는지 모르는 척하는 건지 아직도 표창장 위조 타령으로 여론을 환기시키려 하는 모양새다.

이렇게 주변 인물까지 거론하며 조국 가족 비판에 앞장서는 진 교수는 정작 최 총장의 가짜 학위는 물론 검찰의 소환에 앞서 표창장 문제로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을 하루 전에 만나 입을 맞추고 대책을 세운 것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다는 데서 비판이 제기된다.

진 교수 스스로 밝힌 대로 학위도 없이 자격 부족인데도 불구하고 학력 위조로 총장직에 앉아있는 최성해 씨에 의해 특채가 된 사실을 그동안은 감읍하고 있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 암묵적 동질감이 있지 않았나 하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조국 전 장관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만 공격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그런 진 교수가 정작 최 총장의 가짜 학력이나 총장 임명 과정에서 드러난 위법 사안 등 여러 의혹에 대해서 한 마디도 못하고 줄곧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 모든 것이 교육부에 의해서 드러나자 진 교수 본인의 민낯이 더 이상 밝혀지기 전에 먼저 선수를 친 게 아닌가 하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다.

한편 장경욱 동양대 교수는 진 교수가 자신을 계속 걸고넘어지는 것에 대해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장 교수는 "처음에 그는 내가 사주를 받아 뉴스공장(김어준)에 나갔다"라며 "뉴스공장에 나간 건 본인이 소개하신 것 아니냐고 하니까 철회했다. 그다음엔 장관(조국)에 임명되자 (혹은 될 것으로 보이자) 어떤 혜택을 노려 행동하는 것이라고 퍼뜨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엔 내가 총장을 몰아내는 목적으로 행동한다고 주장한다. 곧 그걸 증명해낼 거라고 주장한다"라고 썼다.

장 교수는 이에 대해 "녹음한 날이 임명 전이고, 임명 취소 분위기가 팽배하던 때였다고 설명해주었다"라며 "그날이 동양대 진상조사단의 결과가 마무리되어 내일 발표하겠다고 총장님이 호기롭게 인터뷰했던 때였음을 기억해 달라고 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주장하시고 증명하시라. 그런데 그는 알고 있을까. 상대방을 '메신저 공격' 수법이라고 비판하며 몇 주째 그 자신이 악랄한 메신저 공격을 하고 있다는 것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왜 나일까? 왜 나일까"라며 두 번을 거듭 되묻고는 "지난 9월부터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숙제다. 부디 이번엔 제대로 증명하고 주장하시길 바란다"라며 "제발 그렇게 인간의 동기를 단순하게 접근하지 말아 달라고 했는데, 또 한 번 가망 없는 증명에 도전하시겠다 한다"라고 꼬집었다.

또 "유쾌한 일이 아니지만, 할 이야기는 나도 해야 하니까 마다하지는 않겠다"라고 덧붙이면서" (그런데 그걸 왜 해야 하나요?)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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