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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울산 고래고기 사건, 한 사건에 검찰·경찰 결론 왜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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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울산 고래고기 사건, 한 사건에 검찰·경찰 결론 왜 달랐나
'PD수첩' 울산 고래고기 사건 이후 김기현 가족 비리 경찰-검찰 갈등 조명
  • 정현숙 기자
  • 승인 2020.01.29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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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밤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소위 시중에서 ‘고래고기 환부사건’으로 불리는 울산 지역 경찰과 검찰의 갈등을 추적했다.

고래고기 사건은 2016년 4월 울산 지방 경찰이 압수한 시가 40억 원에 상당하는 고래고기를 울산 지방 검찰청이 압수한 지 한 달 만에 불법 포획 유통업자에게 돌려준 사건이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당시 국제 보호종인 밍크고래 40마리를 불법 포획해서 냉동 창고에 보관 중이던 걸 적발해서 압수하고 판매 총책 조모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식당 업주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한 사건이다.

그런데 경찰의 송치를 받은 검찰이 한 달여 뒤에 유통업자들이 불법으로 잡았다고 시인한 6t만 몰수 조치하고 나머지 21t은 증거 부족이라며 되돌려줬다. 그러자 경찰은 거세게 반발했고 시민단체인 핫핑크돌핀스에서 수사 검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고래고기를 돌려받아서 3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이익을 누리게 되는 과정에는 조작된 고래유통증명서 등에 불법이 개입돼 있었지만,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한 것으로 의심했다. 

경찰의 유전자 분석 의뢰를 받았던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에서도 "돌려준 고래고기가 모두 불법 유통 밍크고래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내놨다. 그러자 경찰은 고래 고기를 돌려주도록 결정한 검사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 시도를 했다.

특히 경찰은 고래고기 피의자들의 변호사가 2013년까지 울산지검에서 환경, 해양 담당 검사로 일했던 전관으로 이른바 ‘전관특혜’가 이뤄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 하에 변호사에 대한 사무실, 차량, 휴대폰, 계좌, 세금 계산서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대부분 기각해 버렸다.

따라서 전관특혜를 밝힐 수 있는 모든 수단이 차단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고래고기를 돌려준 검사는 경찰의 서면답변 요구 등에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다가 1년간 해외연수를 떠났다.

경찰은 이를 노골적인 수사 방해라는 입장을 보였고, 검찰은 적법한 절차에 대해 경찰이 여론전을 편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경찰은 고래고기를 돌려준 것에 대해 검찰이 사료를 채취해서 고래 연구소에 보냈는데 결과가 나오기 전에 고래고기를 돌려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시 담당 부장 검사는 "기소하려면 불법이라는 증거가 수집되어야 하는데 현장에서 고래를 도축하다 적발된 건 입증이 됐지만 나머지는 고래 축제를 위해서(고래 축제가 5월 말에 열린다) 모아둔 것인데 불법인지 합법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법으로 추정은 할 수 있지만 바로 기소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되돌려줬다. 되돌려주지 않고 보관하다가 품질이 변질되거나 품질이 떨어지면 손해 배상을 해 줘야 되니까 검찰로서는 돌려줘야 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고래고기 유통업자의 변호인이 울산지역에서 고래고기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가 해당 부장 검사와 대학 동문 관계니까 유착이 의심이 간다"라며 불신의 눈초리를 보냈다.

당시 이 수사를 지휘했던 황운하 울산경찰청은 "검찰이 업자에게 돌려줬다. 환부 처분했는데 이건 환부해서는 안 되는 고기다. 업자들은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불법인지 아닌지는 고래 연구소에서 DNA를 맡겨서 검사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운하 청장은 "검찰의 부패가 이 사건의 본질이다. 검사 출신 변호사와 당시 부장 검사가 지방 국립대의 동문이다. 변호사가 부장 검사에게 로비하고 부장 검사가 지시해 검사가 고래고기 환부를 결정한 게 아니냐. 그렇게 보는 것이 합리적인 의심이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검찰과 경찰이 고래 고기 사건으로 갈등이 깊어지던 2018년 초, 울산지방경찰청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형제에 대한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했다.

울산 지역 건설업자 김흥태 씨는 김기현 전 울산 시장의 동생 A 씨와 아파트 시행권을 대가로 30억 원을 지불하는 ‘이면계약’을 체결했다. 김 씨의 주장에 따르면 2014년 제6회 지방선거를 약 3개월 앞둔 때 A 씨가 자신에게 접근했다고 한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당선이 유력한 시점이었다.

그러나 계약은 지켜지지 않았고 김흥태 씨는 A 씨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경찰은 2018년 12월 A 씨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울산지검은 2019년 4월 그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한 사건을 두고 경찰과 검찰이 정반대의 결론을 내린 것이다.

긴 설득 끝에 어렵게 제작진은 ‘30억 용역계약서’ 사건의 당사자인 건설업자 김흥태 씨를 어렵게 만났다.

2007년부터 울산시 북구에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었던 김흥태 씨는 시공사의 부도로 자금난을 겪으면서 사업계획 승인을 취소당했다. 해당 아파트의 시행권은 B사로 넘어갔고 김 씨는 B사에 30억 원의 웃돈을 주고 시행권을 되찾아오려고 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동생 A 씨는 본인의 형이 울산시장이 되면 해당 아파트의 시행권을 김흥태 씨에게 주는 조건으로 B사 대신 본인과 30억 계약을 맺자고 권유했다고 한다.

계약은 성사됐지만 김흥태 씨는 B사 대신 아파트 시행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은 2018년 1월 수사에 착수하고 증거와 증언을 확보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2019년 4월 검찰은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2018년 3월 김흥태 씨는 부정청탁 교사 및 공갈, 협박, 청부수사 혐의로 고발을 당한다. 그런데 이때부터 김흥태 씨의 주변인들에게 검찰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김흥태 씨는 사건 담당 문승태 검사와 수사관이 자신의 계좌와 지인들의 계좌를 조회하고 돈을 빌려준 지인들을 참고인으로 소환해서 오히려 자신을 고소하라고 종용했다는 것이다.

또 김흥태 씨와 김 씨의 지인들은 검찰 조사에서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해왔다. 검찰에서 당시 울산 지방 경찰청장이었던 황운하 씨와 김흥태 씨의 관계를 캐물었다는 것이다.

황운하 청장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주장하고 검찰의 ‘고래고기 사건’ 처리를 강하게 비판하는 등 검찰과 대립 관계에 있었던 인물이다. 경찰이 조사한 사건은 김흥태 씨가 사업권을 따오려고 했던 울산시 북구의 H아파트 인허가 과정 의혹이었다. 

당시 여러 가지 문제로 지연되던 사업승인이 공교롭게도 김기현 전 시장의 취임 이후 일사천리로 허가되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해당 아파트의 인허가 의혹을 수사하던 중 김기현 전 시장의 형과 동생의 계좌에 2억 2000만 원이 넘는 거액의 현금이 입금된 것을 확인했다. 

또한 김 전 시장의 형이 시행사 B사로부터 사업수익의 50%를 받는 조건으로 밀어줬다고 이야기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B사가 김 씨 형제에게 로비를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B사의 사무실 등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기각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의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수사 기일을 2개월 연장해달라고 울산지검에 건의했으나 검찰은 수사를 종료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기라고 지휘했다. 검찰은 결국 해당 사건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PD수첩 제작진은 울산 지역 검경 갈등에 대해 “각각의 사건은 철저하게 수사해서 반드시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순리이며 검찰과 경찰은 서로를 존중하고 견제하면서 국민을 위해 봉사하기 바란다”라고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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