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강수량, 평년의 절반
인천·경기·강원 2400가구 식수난
소양강 상류지역은 소방차 급수
정부 "댐 최소 방류량 축소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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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통신넷=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소양강댐 인근의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청평리에서 관광농원을 운영하는 최모(58)씨는 댐 수위가 낮아지면서 ‘지게꾼’ 신세가 됐다. 수위가 높을 때는 경운기가 다닐 수 있는 곳 근처에 배(바지선)를 대고 농원에 필요한 물품을 바로 경운기에 실어 옮겼다. 하지만 물이 빠진 지금은 불가능하다. 그는 “물이 말라 바지선에서 내린 물품을 지게로 지어 약 200m 떨어진 경운기까지 옮긴다”고 말했다.

 겨울에 이어 봄까지 이어진 가뭄으로 중부지방이 타들어간다. 강원 영서지방을 중심으로 경기 북부와 인천 강화 등에서 주민들이 물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소양강댐 상류 지역인 강원도 인제군 남면 남전리 등에선 극심한 가뭄 탓에 강바닥이 완전히 드러나고 실개천만 남은 상태다. 22일 현재 소양강댐 수위는 역대 넷째로 낮은 157.41m다. 댐이 가둘 수 있는 저수용량의 3분의 2가 빠져나갔다. 수위도 하루 3㎝씩 낮아지고 있다.

 마시는 물이 부족해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서리와 홍천군 서면 모곡리 등의 주민은 소방차로 물을 지원받았다. 춘천시 남산면 광판3리, 서면 덕두원1리의 마을 공동 급수시설도 일주일마다 용수를 공급받고 있다. ‘희망브릿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지난 16일 강원도 평창군과 전남 도서지역 주민들에게 생수 4992상자(2L짜리 2만9992병)를 지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3일 현재 가뭄으로 식수난을 겪고 있는 지역은 인천·경기·강원의 7개 시·군·구 21개 마을이다. 인천시 중구 무의도와 옹진·강화군의 섬들, 강원도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와 평창군 대화면 상안미2리 지역 등 618가구 1206명이 운반급수를 받고 있으며 옹진·강화군 12개 마을의 1812가구 3075명은 하루에 2~3시간만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농업용수 부족도 문제다. 강화군 내가면의 고려저수지는 저수율이 31%로 떨어지면서 물에 잠겨 있어야 할 수문과 둑이 훤하게 드러났다. 강화군 관계자는 “고려저수지 인근 889㏊의 논에 모내기를 하려면 저수율이 최소 60%는 돼야 하는데 현재 상태론 모내기는커녕 못자리 만들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4월도 메마르다=
서울과 인천,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지역의 최근 1년간 강수량은 평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강화군의 경우 최근 1년간 강수량이 621.6㎜로 평년의 46.1%에 불과하다. 춘천 지역도 692.2㎜로 51.3% 수준이다.

 하지만 해갈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달 중에는 중부지방에 29, 31일 두 차례 비 소식이 있으나 강수량은 10㎜ 미만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3일 3개월 장기예보를 통해 “4월과 5월에도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해 메마른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용수공급 조정 기준안’을 마련해놓고 댐 수위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물관리센터 김경훈 차장은 “생활·공업·농업용수 공급을 평소대로 유지하기 위해 댐 수위가 더 내려갈 경우 소양강댐과 충주댐에서 방류하는 하천 유지용수를 줄이는 대책을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하천 유지용수는 하천 생태계와 수질 유지를 위해 최소한 흘려보내야 하는 양을 말한다. 하천 유지용수가 줄면 녹조 발생 등 수질 악화도 우려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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