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언경 "채널A 기자의 협박이 이 사건의 본질, 명백한 범죄에 대한 압수수색"
최경영 "기자협회가 이익단체로 감싸고 돌면 그게 되려 언론자유를 능욕하는 길"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의 '검-언 유착'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이 채널A 본사 압수수색을 놓고 소속 기자들과 밤샘 대치를 벌였다.

하지만 청와대도 거침없이 압수수색하던 검찰이 이틀째 압수수색을 하면서도 기자들이 막고 있다고 들어가지 못하고 협상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면서 언제부터 검찰이 압수수색 대상자와 협의까지 했냐는 말과 함께 협상이란 자체가 검-언 유착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29일 현재 해당 기자의 휴대전화나 노트북 확보가 수사의 핵심단서인데, 날이 밝도록 검찰은 별다른 집행을 하지 못한 상태다. 채널A 본사를 압수수색하려는 검찰과, 이에 반발하는 소속 기자들의 대치가 밤새 이어졌다.

서권천 변호사는 이날 트윗으로 "채널A 기자협회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규탄하며, 취재업무 방해를 납득할 수 없답니다"라며 "법무장관 자택을 압색하는 초유의 사태 때 배달원까지 붙잡고 희희낙락대던 그들이 자신을 향한 수색은 명백한 범죄혐의에도 스크럼을 짜고 공권력의 행사를 방해하고 있다. 모멸스런 호칭(기레기)은 자업자득이다"라고 꼬집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이 서울 종로구에 있는 채널A 본사에 도착한 것은 전날 아침 8시경이다. 이동재 채널A 기자의 주거지 등 모두 5곳이 압수수색 대상이었는데, 본사에선 소속 기자들의 항의가 시작되면서 실제 집행에 난항을 겪었다.

채널A 기자들은 "취재 과정을 문제 삼아 언론사 보도본부를 압수수색하는 전대미문의 일이 발생했다"라며 "압수수색은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기자들의 취재를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검찰의 최우선 확보대상은 채널A 이동재 기자가 취재원에게 제시했다는 '현직 검사장'과의 통화 녹음 파일이나 녹취록 등이다.

앞서 채널A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자체 진상조사를 위해 이동재 기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확보했다 밝힌 만큼 검찰은 장시간 대치를 하더라도 이를 꼭 받겠다는 의지다.

하루가 지나도 진척이 없지만, 검찰은 오늘도 채널A 측과 압수수색 대상과 집행 범위 등을 협의하며 자료 확보를 시도할 방침이다. 검찰은 일단 이동재 기자의 자택을 찾아 컴퓨터 등에서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통해 수사에 필요한 파일을 압수했다.

하지만 유착 당사자로 지목된 한동훈 검사장 등의 주요 증거 목록인 핸드폰 등은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해당 의혹을 최초 보도한 MBC에 대해서도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지난 7일 채널A 이동재 기자와 성명 불상의 고위 검사를 협박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언론과 검찰이 짜고 형사상 불이익 등으로 겁을 줘 유시민 이사장의 비위 제보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김언경 민언련 상임공동대표는 29일 오전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사건은 "채널A 기자의 협박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명백한 범죄에 대한 압수수색이라고 봐야 한다"라고 못 박았다.

김언경 공동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이번 사안이 취재를 빌미로 한 협박이라는 범죄행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고발한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보도들을 보면 윤 총장이 검언유착 의혹이 불거진 직후에 감찰이 아닌 진상조사로 대검 인권부에 맡겼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취재 과정의 윤리를 가지고 압수수색을 했다?"라고 반문하며 "이렇게 보기보다는 저는 범죄에 대한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봐야 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고발한 것은 특정 언론의 보도가 공정한가, 아닌가가 절대 아니다. 언론의 정권에 대한 감시 역할을 부적절하게 했기 때문에 고발한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또 "우리가 유시민 이사장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그를 비판하는 정보를 달라고 해서 고발한 것도 아니다"라며 "채널A 기자가 원하는 정보가 무엇이었든 간에 그걸 받기 위해서 기자라는 신분 그리고 종편이라는 보도 권한을 가지고 있는 언론사를 등에 업고 취재원을 회유, 협박한 것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범죄행위라고 생각되는 그 행위를 판단해달라고 한 것"이라며 그 회사가 언론사라는 특징이 있을 뿐이지, 명백히 범죄행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해서 압수수색을 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지금 판단하고 있다"라고 했다.

아울러 "그래서 너무 이것을 가지고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이다, 언론 자유 침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지 않을까, 언론을 너무 성역화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든다"라고 지적했다.

 

최경영 KBS 기자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언론사 압수수색은 무조건 언론자유탄압일까?"라고 묻고는 "그럼 유럽도 미국도 기자가 어떤 죄를 지어도, 혐의가 있었어도 기소도 못 했겠네? 내가 찾아줄까?"라고 거듭 반문했다.

그러면서 "제발 웃기지들 좀 말자. 명분과 실체는 일치해야 한다. 언론자유라는 가치에 걸맞는 실체를 갖고도 법치란 가치와 충돌해 이겨 먹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라며 "특히 이런 케이스를 가지고 기자협회가 이익단체로 감싸고 돌면 그게 되려 언론자유를 능욕하는 길"이라고 일갈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전날 성명서에서 "검찰수사 인력을 투입해서 강압적으로 수색을 시도하는 것은 명백한 언론 자유 침해"라며 "기자에 대한 의혹이 있다면 기자를 조사하고 증거자료를 요청하면 될 일"이라고 채널A 압수수색을 비판했다.

박지훈 데브퀘스트 대표도 기자협회의 이런 성명을 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자협회라는 것이 머리카락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발악을 한다"라며 "謹弔 기자협회"라고 직격했다.

그는 "기자에 대한 의혹이 있다면 기자를 조사하고 증거자료를 요청하면 될 일이다"??"라고 반문하면서 "말장난도 유분수지, 벌써 여러날 전부터 요청했던 자료를 자체 조사가 우선이라며 계속 미루면서 안주니까 압수수색 들어간 거 대다수 국민들이 알고 있다. 어디서 국민들을 우롱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박 대표는 이어 "협회 강령에 따라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여하한 압제에는 함께 뭉쳐 싸울 것임을 천명한다"??"라고 되묻고는 "당장 확인된 사실만 해도 그 채널A의 이동재 기자가 협박 범죄자"라고 규정했다.

더불어 "또한 상부에 보고, 협의도 했다는 강력한 정황도 있다"라며 '기자들아, '언론의 범죄'도 언론자유의 영역에 속하는가?"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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