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주택담보대출 받았을 때

원리금 부담 1년새 年137만원↓

가계대출 작년에만 67조원 증가

신용대출 연체율 0.1%P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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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주택을 담보로 1억원의 대출을 받은 경우 연간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이 1년 전보다 137만원, 약 14%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로 1,000만원을 빌린 경우엔 연간 이자가 13만원 가량 줄어 작년보다 20% 가량 부담이 감소했다. 사상 유례없는 초저금리가 낳고 있는 이 같은 이자 부담 감소는 가계빚 폭증세(작년 1년간 67조원)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갈수록 줄어드는 이자 부담에 ‘빚의 유혹’이 그만큼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의 대표적인 상품(20년 원금균등분할상환식)과 대출금액(1억원)을 기준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계산한 결과 1년 전 961만원(이자 461만원)에 이르던 원리금은 이날 기준 824만원(이자 324만원)으로 137만원(14.25%)이 줄었다. 1년 사이 이 상품의 평균 금리가 연 4.72%에서 3.32%로 1.4%포인트 떨어졌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의 대표상품(1년 만기일시상환식)과 대출금액(1,000만원)을 기준으로 1년 간 이자 부담을 계산한 결과 평균금리가 6.92%에서 5.65%로 낮아짐에 따라 연간 내야 할 이자는 69만2,000원에서 56만5,000원으로 12만7,000원이 감소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더 크다. 2013년 3월23일 기준으로 한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7.93%로 이자 부담은 79만3,000원 수준. 2년 사이 이자 부담이 29%가 줄어든 것이다. 특히 신용대출의 최저금리에 해당하는 1~3등급 평균대출금리는 국민은행의 경우 2013년 3월 4.94%에서 이달 현재 3.62%까지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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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로 대출을 받는 카드론도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추세다. 이날 A카드사가 카드론의 대표상품(1년 원금균등분할상환방식)과 대출액(500만원)을 기준으로 이자 부담을 계산한 결과 1년 전 519만2,000원에서 516만7,000원으로 줄었다. 2년 전(524만5,000원)과 비교하면 8만원 가량 감소한 수치다.

한국은행의 잇단 기준금리 인하로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초저금리가 점점 더 가속화되면서 큰 고민 없이 빚을 늘려가는 가계도 늘어나고 있다. 직장인 조모(45)씨는 “이전만해도 이자 부담 때문에 빚을 내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웠지만, 신용대출 금리가 3%대까지 떨어지면서 빚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유혹으로 급증하는 가계빚은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작년 12월말 0.49%에서 0.53%로 상승했고, 특히 상대적으로 부실 가능성이 높은 신용대출의 연체율이 0.67%에서 0.77%로 올라갔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이자 부담이 낮아지면 초반에는 대출을 통해 대출을 막는 식의 ‘좀비 가계’가 늘면서 일시적으로 연체율이 줄어들 수 있지만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다”며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 버티지 못하고 파산하는 가계가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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