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 수애뇨339서 신작선봬
봄의 환희 색으로 구현해 눈길

[뉴스프리존=편완식 미술전문기자] 색은 빛이 되려는 질료다. 박현주 작가의 작업 모토다. 봄은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계절이다. 박 작가는 조용한 기다림 속에서 번져나가는 봄의 색조들의 향연을 봄빛으로 구현해 내고 있다. 삶도 여릿한 봄빛을 닮았다. “이 순간 여기에 있다”라는 환희가 벅찬 계절이다. 5월 8일부터 6월 7일까지 평창동 수애뇨339(sueño339)에서 열리는 박현주 ‘봄,색의 향연’전은 봄의 현재성을 봄빛으로 느껴볼수 있는 자리다.

작업과정도 특이하다. 물과 기름을 사용하여 서로 상극인 두 물질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화지 위에서 단단한 물질감으로 변화게 만든다. 이 과정을 작가는 마치 농부가 땅 위에 씨를 뿌리고 밭을 일구어 가는 일과 닮아 있다고 이야기한다. 기다림 속에서 표현되는 내재된 생명 에너지를 다양한 색조를 통해 작가는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나는 그림의 바탕 작업에 다시 주목하게 되었다. 오래 전 캔버스의 젯소작업을 직접 했었던 시기가 있었다. 흔히 젯소지라고 부르는 바탕지는 물감을 흡수하는 정도에 따라 크게 수성지, 반수성지, 유성지로 나뉘게 되는데, 나는 이 중에서도 특히 수성지에 매료되었다. 단어가 암시하듯 수성지는 물과 관련이 있다. 아교용액을 물에 중탕 시켜 바탕지를 만들기 때문에 기름 성분은 들어가지 않는다. 화지의 표면은 다공질로 이루어져 물감의 흡수력이 상당히 좋다. 주로 안료와 아교 용액, 그리고 건성유가 들어가는 미디움으로 작업을 한다. 물과 기름은 서로 상극이다. 그러나 신기하게 수성지는 기름을 잘 먹기도 한다. 서로 상극인 물질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혼합되어 단단한 물질감을 화지(畵地) 위에 드러낸다. 작업의 과정은 마치 밭을 일구어 가는 농부의 일과 닮아 있다. 땅, 토양, 흙을 의미하는 “ground” 라는 단어는 회화 재료학상 용어로 그림의 바탕지를 의미하기도 한다. 물과 양분, 그리고 햇빛을 흡수하여 생명체를 움트게 하는 자연의 섭리가 그렇듯이, 나는 백색 ground 위에 씨를 뿌리고, 가꾸면서, 열매가 맺히기를 조용히 기다린다.“

그러나 그는 , 이 때 섣부르거나 지나친 작가의 욕망이 개입되면, 예민한 대지는 그 순간을 포착하고 멀리 달아나 버린다고 했디. 화지 (畵地) 위로 시간이 흐름과 동시에 쌓여가는 숨결과 흔적들을 지켜보면서 오늘이라는 이 순간, 여기에 있음에 감사하는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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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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