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의 끝

인간욕심의 끝은 어디쯤일까요? 미국 사회는 빚으로 살아가는 사회라고 합니다. 미국 정부도 큰 빚을 지고 있고, 개인들도 빚을 지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특히 집을 살 때 돈을 전부 내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80%정도를 빚내서 산다고 하네요. 은행은 개인의 신용점수를 보고 대출해 줍니다.

보통 750~850점을 맞으면 최우수(excellent), 660~749점을 맞으면 우수(good) 등급에 들어가는데, 집을 사려면 최소 660점 이상이 유지되어야 일반 은행의 대출이 가능합니다. 그런데도 능력도 없이 집을 장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욕심을 충족시켜 주는 금융업체가 있기 때문이지요.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입니다.

그럼 왜 또 그들은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 돈을 대출해 줄까요? 금융상품을 더 팔아보겠다는 욕심이지요. 자기 자본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과 금융업체의 과당 경제행위가 일어납니다. 이들은 외부의 조그만 경제적 충격에도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취약점을 처음부터 안고 출발한 것입니다.

그 원인이 바로 욕심입니다. 특히 미국도 요즘 코로나 19 사태로 자본 없이 집을 산 사람들이 이자 때문에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분수대로 살았더라면 괜찮았을 터인데, 인간의 욕심은 마치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신나게 달리다 박살이 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욕망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사람은 참으로 위대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브레이크를 걸면 좋을까요? 부자 3대 못 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포천’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이 40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경주 최 부자는 12대째 부를 이어오고 있다고 하니 놀라운 일입니다.

그들에게 내려오는 독특한 가훈(家訓)을 살펴보면 그 비밀이 풀립니다.

첫째, 일 년에 쌀 만석 이상은 거두지 마라.

부자는 어느 시점을 지나게 되면 가속적으로 부자가 됩니다. 그러나 최 부자는 일만 석에서 스스로 정지한 것입니다. 만석이 넘으면 소작인들에게 70%받는 쌀 대신 40%를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서로 최 부자 집 농사를 지으려했지요.

둘째, 과거에 급제하면 진사 이상을 하지 마라.

진사는 과거 급제한 사람들의 최하 말단직입니다. 공직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승진 욕이 없을까요? 그러나 최 부자는 부자가 권력까지 갖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돈을 갖던가, 권력을 갖든가 한 가지만 하라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자기 절제입니다.

셋째, 시집온 며느리는 3년 간 무명옷을 입게 하라.

최 부자 집에 시집오는 여인들은 대개 명문세도가의 딸들입니다. 그런데 힘들게 살아가는 일반 서민들 앞에서 명품 휘감고 사치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넷째, 사방 100 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

경주에서 사방 100 리는 울산, 포항, 영천에서 경주 동해안까지 아우르는 넓은 지역입니다. 최 부자는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 라고 부가 쥐어진 것이 아니라는 철학을 갖고 있었습니다. 부족한 사람들을 돌보라고 자신에게 부가 맡겨진 것으로 생각한 것이지요.

그런데 세상은 욕심에 종말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끝이 없는 것일까요? 사실은 욕망에 눈이 어두워 그 끝을 못 볼 따름입니다. 《성경(聖經)》에는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어떤 부자가 차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차를 달리던 중, 밭에서 콩을 심는 한 농부가 보였습니다. 땡볕 아래 땀을 뻘뻘 흘리며 밭을 일구는 모습이 매우 힘들어 보였는지 부자는 차를 세우고 농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농부님, 이렇게 힘들게 콩을 심고 수확하면 도대체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습니까?” 농부가 웃으며 대답합니다. “별로 신통치 않습니다. 그저 한 알은 하늘의 새를 위해, 또 한 알은 땅속의 벌레를 위해, 나머지 한 알은 사람인 제가 먹기 위해 심는 것이지요.”

부자는 속으로 별 싱거운 소리를 다 한다고 비웃으며 다시 차를 출발시키려 했습니다. 그런데 자동차가 앞으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부자가 차에 내려 살펴보니 자동차 앞바퀴가 모래밭에 빠져서 아무리 액셀을 밟아도 자동차 바퀴는 헛 돌기만 할 뿐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당황한 부자에게 농부가 다가와 말했습니다.

“어이쿠! 바퀴가 빠졌네요. 이럴 때는 바퀴의 바람을 살짝 빼서 타이어를 넓게 퍼지게 만들면 쉽게 빠져나올 수 있지요. 이것도 사람 욕심하고 같아서 오히려 조금 빼줘야지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법이지요.” 어떻습니까? 행복에 이르는 길은 욕심을 채울 때가 아니라 비울 때가 아닐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5월 6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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