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어진 사람은 인덕(仁德)과 박애(博愛)를 안락(安樂)으로 여기고, 지식이 많고 사리(事理)에 밝은 사람은 어질게 사는 것을 이로운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마음이 어진 사람은 인덕(仁德)을 베풀며 안락(安樂)하게 잘 지내며, 슬기로운 이(智者·知者)는 인덕과 박애를 이롭게(유리有利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논어(論語)》 <이인편(里仁編)>에 「仁者安仁 知者利仁」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子曰, 不仁者는 不可以久處約이며 不可以長處樂이니 仁者安仁하고 知者利仁이니라.」 그러니까 공자 말씀하시기를, “어질지 못한 사람은 그 때문에 곤궁함에 오래 처할 수 없으며 즐거움에도 오래 처하지 못하니, 어진 사람은 어짊에 편안히 하고, 지혜로운 자는 어진 것을 이롭게 여긴다.”고 하신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인(仁)’이라는 한자는 그 어렵고도 까다로운 인자(仁者)로의 조건만을 갖춘 고결무구(高潔無垢)한 사람만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처 할 수 있는 궁핍함의 어려움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의 권리를 양자 간에서 절제와 인내의 힘을 발휘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래서 인(仁)한 사람은 궁핍에 처해도 그 어려움을 인내할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공자의 제자 안회(顔回)처럼 궁핍을 즐기기 까지는 못 해도 그 궁핍을 못 참고 불인(不仁)한 짓을 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마찬 가지로 풍류(風流)를 즐김에서도 그 도를 벗어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지요.

결과적으로는 인(仁)으로 자신의 처지 즉, 궁핍한 처지이든 즐기는 처지이든 그 인(仁)이 핵심인 것입니다. 결론은‘지자안인’ ‘지자이인’은 인자(仁者)는 궁핍하여도 그 '인'으로써 처신을 편안히 하고, 지자(知者)는 그 '인'을 잘 이용한다는 뜻이 아닐 런지요?

며칠 전, 6월 4일 자 CBS노컷뉴스의 권민철 특파원의 기사에 「폭동에 찢긴 美 韓人 가게, 기적이 꽃피다.」는 아름다운 기사가 하나 눈길을 끌었습니다. 백인 경찰들이 흑인의 목을 짓눌러 사망케 했던 일 때문에 미국이 온통 시위 군중으로 가득 찬 나라가 되고 있는 와중이었습니다.

시위가 한 걸음 더 나아가 폭동으로 변하고 파괴와 방화로, 또 약탈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기사와 함께 실린 이 감동적인 기사를 보고 공자님의 말씀인 「仁者安仁 知者利仁」이라는 말씀이 문득 떠오른 것입니다. 그때까지 미국 전역에서 한인 가게 99곳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가 이어지는 때였습니다. 그 기사는 싸우스 캐롤라이나주의 찰스턴에 있는 한인 가게 ‘Mama Kim’s’를 상세하게 보도한 것이었습니다.

내용인 즉, 애리조나주 콘웨이에 살고 있는 ‘잭슨 젠킨스’라는 사람이 마마킴스 가게가 약탈을 당하고 파괴되었다는 소식을 접하자, 손수 100불의 금액을 기부하면서 기부를 독려하는 모금사이트(gofundme.com)에 글을 올린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오랫동안 문을 닫아 어려움을 겪다가 겨우 문을 연 바로 뒤에 마마 킴스의 가게가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내가 그곳의 대학을 다닐 때 자주 애용하던 가게로 주인 마담의 큰 도움에 너무 감사했던 나머지 이제 그 가게를 돕고 싶다.”고 한 것입니다.

“찰스턴 시내에 있는 한국식당 마마킴스는 수년 동안 이 지역의 생도들과 대학생들에게 좋은 음식과 휴식, 그리고 추억의 원천이 돼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가게가 코로나19로 사업에 영향을 받더니 오늘 밤에는 폭력사태로 파괴되었습니다. 성인(聖人)과도 같았던 그 사장님에게 이제 우리가 돌려줄 차례입니다. 기부금은 그녀에게 도움이자 선물이 될 겁니다.”

이 내용이 지역사회에 온라인을 통해 퍼지자 삽시간에 5,000달러 목표의 모금목표에서 3배가 넘는 금액이 모금되었고, 지금도 계속 답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남을 도와주고 은혜를 베풀어주면 자신이 어렵고 힘들 때 원하지도 않았던 도움과 은혜가 되돌아온다는 것을 그런 데서 정확히 알 수 있었습니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귀양지에서 자신의 서제(庶弟) 약횡(若鐄)에게 많은 편지를 보내 아우가 옳고 바르게 살아가도록 권장했습니다. “덕(德)에 힘쓰는 일이 최상이요, 그 다음은 베풀고 보답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하늘의 도(道)는 넓고 넓어 결코 베푸는 일에서만 보답 받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옳은 사람들은 보답 받을 수 없는 일에 은혜를 베푸는 일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보답 받을 생각하지 말고 평소에 남에게 잘 해주고 베풀어주라”고 했습니다. “만약 왼손으로 물건을 주고 오른손으로 값을 요구한다면, 이는 장사꾼의 일이지 원대한 뜻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의 일은 아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인(仁)을 이롭게 여긴다(知者利仁)”라고도 했습니다.

다산의 결론은 간단합니다. “몸소 행하는 일이 공손하고 예의가 바르면 훌륭하다는 칭찬이 나오고, 훌륭하다는 칭찬이 나오면 하늘의 복록이 이르기 마련이다.”라는 가르침입니다. 찰스톤의 마마킴스 한국인 식당주인이 젊은 생도들이나 대학생들에게 온갖 인정을 베풀었기 때문에, 그런 은혜에 감동한 미국의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어려운 가게를 도와줄 수 있었지 않을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6월 9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