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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하루 몇번씩 들리는 아이들 비명…지자체 현장조사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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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하루 몇번씩 들리는 아이들 비명…지자체 현장조사 외면
  • 온라인뉴스 기자
  • 승인 2020.06.1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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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3세·취학연령 아동 전수조사…최근 신고된 아동학대 재점검
▶ 정부, 사회관계장관회의 개최…아동학대 방지대책 등 논의

정부가 가정에서 양육하는 만 3세, 취학 연령 아동의 소재와 안전을 파악하기 위해 전수조사에 나선다. 또 최근 3년간 학대 신고가 접수된 아동의 안전도 다시 한번 점검하기로 했다.

아동학대
아동학대

교육부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제7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천안에서 9살 남아가 계모에 의해 7시간 넘게 가방에 갇혔다가 숨진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후속 조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예방접종이나 영유아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아동, 장기 결석하는 아동의 정보를 활용해 방임이 의심되는 사례를 선별하기로 했다.

아울러 가정에서 양육 중인 만 3세 아동과 취학 연령 아동의 소재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전수조사를 추진한다. 만 3세는 가정양육에서 어린이집·유치원 등 공적 양육체계로 전환하는 시기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합동 점검팀도 구성해 '재학대 발견 특별 수사 기간'을 운영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최근 3년간 학대 신고된 아동의 안전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인 2∼5월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를 전수 모니터링해 재학대가 적발되면 엄중히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범부처 종합대책도 마련해 3분기 중에 발표한다. 아동학대가 발견되는 즉시 아동을 가정에서 즉각 분리하고, 피해 아동 쉼터 확대·전문가정 위탁제도 법제화 등이 골자다.

정부는 또 저소득 지역가입자도 국민연금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별도 지원 사업으로 연금 보험료 일부를 지원받는 농어업인,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와 달리 저소득 지역가입자는 취약계층임에도 전액 국민연금을 납부해 부담이 크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한다.

한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사회정책 사례도 분석했다.

민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국민 참여 정책'으로는 원격교육을 위한 인프라 지원(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 절차를 간소화해 국민 편의를 증대시킨 '신속·효율 정책'으로는 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행정안전부), 정책의 사각지대를 해소한 '포용 중심 정책'에는 농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강원 '핵감자' 팔아주기(강원도) 등이 꼽혔다.

▶ 연이은 아동학대에 청와대 국민청원 '봇물'

여행용 가방에 갇혔다가 사망한 초등학생에 이어 여아를 잔혹하게 학대한 계부와 친모 등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가해자 엄벌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청원이 12일 잇따르고 있다.

최근 계부와 친모에게 학대당한 것으로 알려진 경남 창녕의 한 초등학생 A(9)양이 지난달 29일 창녕 한 편의점에서 최초 경찰 신고자(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2020.6.9
최근 계부와 친모에게 학대당한 것으로 알려진 경남 창녕의 한 초등학생 A(9)양이 지난달 29일 창녕 한 편의점에서 최초 경찰 신고자(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2020.6.9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창녕 아동학대 가해자 무기징역을 선고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9살짜리 여아가 시민의 도움으로 밖에 나온 장면이 CCTV를 통해 공개됐는데 아이 몸은 멍투성이에 손에는 지문이 없어질 정도로 폭행을 가했다"며 "가해자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방관하고 있던 사람들도 모두 엄벌하고 가해자의 신상 공개도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과 9일에는 '가정 폭력 피해 아동을 위한 아동 학대 법률을 강화해 주세요', '학대로부터 아이를 지켜주세요'라는 글이 연이어 등록됐다.

청원자는 학대 가정에 대한 강력한 관리와 감독만이 아동 학대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아이에 대한 학대 흔적이 뚜렷하면 즉시 구속 수사하고 가해 부모의 친권 박탈과 접근 금지 명령 등 강한 엄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근 '아동학대 처벌법 강화 및 아동보호 국가 시스템 도입이 시급합니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원가정보호법 개정과 실질적 피해아동 사후보호체계를 마련해주세요', '아동학대 방지법 개선을 촉구합니다' 등 관련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글에는 1천∼1만1천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서명하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 '콩쥐처럼' 소외·학대 9살 여아…"계부의 강압·회유 조사해야"
▶ 친모가 낳은 딸 가혹한 학대 가담…의문점 '수두룩'
▶ 전문가들 "학대 원인 섣불리 단정 짓지 말아야…정확한 수사 우선"

최근 경남 창녕에서 계부(35)와 친모(27)가 9살 여아를 잔혹하게 학대해 공분을 사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계부가 학대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친모가 자기방어나 계부에 의한 강압 등 요인 때문에 여기에 동조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친모의 정신질환을 학대의 주원인으로 섣불리 단정 짓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계부와 친모의 학대 가담 정도를 명확히 밝히고, 계부가 친모를 학대에 가담하게 몰고 간 정황은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친모에게 정신질환이라는 취약점이 있는 상태에서 계부가 A(9)양을 학대했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며 "친모는 정신질환으로 기본적인 자기방어조차 힘들기 때문에 A양에 대한 학대가 발생해도 일반적인 엄마의 모성을 기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친모가 A양 학대에 얼마나 개입했는지 정확한 수사가 먼저 이뤄져야 학대 원인에 대한 추가 분석이 가능하다"며 "계부가 회유나 폭행 등 방법을 통해 친모를 학대에 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갔는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이웅혁 교수는 하나의 혈연으로 묶이는 가족 구성에 A양이 일종의 방해물로 여겨져 집중적인 학대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보도된 여러 정황을 봐서 계부는 가부장적이고 가학적인 모습이 있다"며 "친모는 이런 상황에서 본인이 남편에게 동조 혹은 순응을 해야 생활이 편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학대 가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창녕 아동학대 목숨 건 탈출 현장= 계부와 친모로부터 가혹한 학대를 당한 9살 피해 초등학생 거주지인 경남 창녕군 한 빌라 11일 모습.학대 피해 학생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베란다(오른쪽)에서 난간을 통해 옆집(왼쪽)으로 넘어갔다. 2020.6.11
창녕 아동학대 목숨 건 탈출 현장= 계부와 친모로부터 가혹한 학대를 당한 9살 피해 초등학생 거주지인 경남 창녕군 한 빌라 11일 모습.학대 피해 학생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베란다(오른쪽)에서 난간을 통해 옆집(왼쪽)으로 넘어갔다. 2020.6.11

이어 "일종의 '콩쥐팥쥐 신드롬'으로 A양만 사라지면 나머지가 혈연으로 묶여 온전한 한 식구를 형성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 수 있다"며 "쇠 목걸이를 채우는 등 끔찍한 행위를 보면 A양을 같은 삶의 동반자로 여기지 않은 듯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말을 듣지 않고 거짓말해서 때렸다'는 계부 진술에 대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며 자신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전략"이라며 "훈계 목적이라는 나름의 명분을 보여줘 자신에게 쏟아지는 사회적 비난을 줄이고 처벌도 경감하려는 목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해시아동보호전문기관 전종대 관장은 학대 원인을 넘겨짚는 대신 정확한 사실관계를 우선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 관장은 "아동학대 사건을 들여다보면 기존에 원인이라고 여겼던 것 외에 무수히 많은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경우가 많다"며 "물리적 환경, 경제적 능력, 가족 재구성, 정신질환 등 어느 하나만 콕 집어 학대가 발생했다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원인을 섣불리 지적하는 것보다 차분한 분석에 더 노력을 기울일 때"라며 "이번 여아 학대 사건도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소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A양은 지난달 29일 집에서 탈출해 잠옷 차림으로 창녕 한 도로를 뛰어가다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계부·친모는 동물처럼 쇠사슬로 목을 묶거나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을 이용해 발등과 발바닥을 지지는 등 A양에게 고문 같은 학대를 자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최근 충남 천안과 경남 창녕에서 잔혹한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른 것을 계기로 아동학대 실태와 본질적 해결 방안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아동학대 사건은 공식 집계를 시작한 2001년부터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18년에는 2만4천여건, 하루 평균 60여건꼴로 발생했다.

법무부는 민법 개정을 통해 자녀에 대한 부모의 체벌을 법적으로 명확히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사회 구성원의 인식 변화와 사회적 안전망 확충 등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하루에 67번꼴 아동학대…2016∼2018년 학대로 숨진 아이만 102명
14일 보건복지부의 '2018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확인된 아동학대 사례는 2만4천604건이었다. 일평균 67건으로, 신고되지 않은 아동학대까지 고려하면 전체 학대 사례는 이를 한참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학대 피해 아동은 총 2만18명이었고 이들 중 28명이 학대로 사망했다.

중학생에 해당하는 만 13∼15세가 5천90명(25.4%)으로 가장 많았고, 초등학생에 해당하는 만 10∼12세(4천466명, 22.3%), 만 7∼9세(3천479명, 17.4%)가 뒤를 이었다. 미취학 아동은 만 4∼6세가 2천230명(11.1%), 만 1∼3세 2천70명(10.3%), 만 1세 미만 366명(1.8%) 등이었다.

전체의 76.9%인 1만8천919건이 부모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친부가 학대행위자인 경우는 전체의 43.7% 친모인 경우는 29.8%였다. 천안과 창녕 아동학대 사건처럼 계부와 계모가 학대행위자인 사례는 많지 않았다. 계부에 의한 학대는 2.0%, 계모는 1.2%였다.

이밖에 교사나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 대리양육자가 가해자인 경우가 15.9%, 부모를 제외한 친인척은 4.5%였다.

연도별 아동학대 건수는 집계를 시작한 2001년 2천105건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4년(1만27건) 처음 1만건을 넘겼고, 2017년(2만2천367건)에는 2만건을 넘어섰다.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의 윤혜미 원장은 "아동학대 건수가 증가한 것은 해마다 학대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의미보다 국민의 인식 개선과 신고 의무 부과로 아동학대가 더 쉽게 발견된다는 취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자녀를 부모 소유물로 보는 인식 문제…취약계층 안전망 확보해야"
잔혹한 아동학대 사건이 잇달아 사회문제가 되자 최근 법무부는 부모의 자녀 체벌을 법적으로 보다 명확히 금지하기 위해 민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법 제915조는 '친권자가 자녀를 보호하거나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해당 조항이 자녀에 대한 부모의 체벌을 허용하는 뜻으로 오인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법무부의 민법 개정이 필요한 조치라고 환영하면서도 아동학대를 근절하려면 법 개정뿐 아니라 전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윤혜미 아동권리보장원장은 "아동복지법은 보호자가 아동에게 신체적 위협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금지하는데 그간 민법이 부모의 징계권을 인정해 혼선이 발생했다"며 "최근의 비극 이후 법무부가 신속하게 조치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한국사회에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소유욕이 강하고 자녀를 자신의 구성물로 간주하는 문화적 특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훈육이라는 이름하에 체벌이나 학대가 발생하는데 부모와 자녀, 가족관계 구성원 내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법무부의 민법 개정 추진을 환영하지만 법 개정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라며 "'세상에 사랑의 매는 없다'라는 인식을 확산하고, 현장에서 직접 상황을 판단하는 경찰관과 상담원의 역량 강화 등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가해 혐의자와 피해 아동을 선제적으로 분리하는 조치가 더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 대표는 "아동학대 신고 직후 현장에서 학대 여부를 판단하기란 매우 어렵지만, 학대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아동을 분리하지 않아 2차 학대가 발생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신고가 접수되면 가해 혐의자로부터 아동을 선제적으로 분리할 법적 근거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동학대를 사회계층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소득층이나 돌봄 부담이 큰 한부모 가정에서 아동학대가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면 사회계층 문제와 밀접한 것으로 보인다"며 "개별적 학대 행위뿐 아니라 아이들이 처한 사회적 환경과 양극화 문제, 사회적 안전망 확충 등 거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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