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기울었지만, 김종인 "YS 제명 빗대 민주당 횡포".. 정청래 "전두환 부역자가 자격있나"

결국 미래통합당의 불참으로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해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데 이어 나머지 상임위 가동에도 나섰다. 이에 미통당은 21대 국회 열자마자 전면 '보이콧'이라는 강수를 꺼내 들었다.

김종인 미통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태가 벌어져서 몇 가지 말하겠다”라며 “21대 국회에서는 개원에서부터 야당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힘으로 개원도 하고 상임위원장도 선출해 버렸다”라고 맹비판했다.

그러면서 과거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 있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의원직 제명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과거 헌정사에서 다수의 횡포가 어떠한 결과를 낳았는지 잘 알고 있다. 지난 79년 야당 총재였던 김영삼 총재를 다수의 힘으로 집권세력이 제명했던 그 사건”이라며 “그 여파가 어떠한 정치적인 결과를 초래했느냐를 아마 모두가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가 어떻게 하면 당면한 현안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까 연구했을 텐데 힘의 논리에 의해 무산돼 버렸다”라며 “거대 여당의 출현으로 인해 민주주의 의회의 기본을 망각하는 그런 현상 출현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모든 책임은 여당 스스로가 가져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오늘 조간신문을 보니 (민주당이) 저를 보고 협력하는 자세를 보이라고 하던데 이런 상황에서 협력이 되겠는가"라며 "결국 일 처리가 안 되는 것은 (민주당) 스스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연히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주 원내대표의 당무 복귀 여부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오전에 주 원내대표와 전화 통화를 했는데, 며칠 쉬겠다고 해 그렇게 하시라고 했다"라며 "주 원내대표도 그동안 협상하느라 얼굴도 많이 상했고, 본인도 쉬었으면 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김종인 위원장이 여당의 국회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비판에 대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님께서 그런 말을 할 자격은 없다"라는 글과 함께 해당 기사를 함께 링크해 직격했다.

정 의원은 "당시 김영삼은 박정희 군사독재에 맞선 민주인사였다"라며 "님은 박정희의 후예 전두환의 국보위에 참여했던 독재정권 부역자 아니었던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그런 님께서 민주투사 김영삼을 운운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되물으며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말은 똑바로 하자"라고 매섭게 후려쳤다.

반면 정청래 의원과 한때는 '새정치연합'에서 한솥밥을 먹던 조경태 미통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회 본회의를 열어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한 박병석 국회의장을 겨냥해 "의장으로 인정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라며 날을 세웠다.

그는 "박병석 국회의장이라는 분이 다른 국회의장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여당 눈치보기, 즉 민주당 눈치를 보는 그런 나약한 국회의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라며 '의원'이라고 호칭하면서 "의장이라고 인정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라고 깎아내렸다.

아울러 "이분은 더불어민주당의 눈치 보는 정도이지, 그렇게 정치적 소신이 있는 분 같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라며 "그래서 중간에 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상임위 배분으로 야당의 원성을 듣고 있는 박병석 국회의장은 “나는 전날 ‘최소한’의 상임위원장을 선임했다”라며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심각해지고 있고 자영업자나 일자리를 잃고 있는 청년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국회가 시급히 일하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기재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보건복지위가 일을 빨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초긴장 상태가 조성되고 있는 남북관계를 볼 때 외통위와 국방위는 한시라도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라며 “경제, 안보 등 시급한 현안을 국회가 해결하라는 게 국민들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통당은 그들로서는 '처음 당하는' 과반의석의 '무서움'을 경험하면서 이제 '개문발차' 하려는 21대 국회를 보이콧으로 대응했다. 미통당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전날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 없이 상임위원을 강제로 배정한 것을 "의회 폭거"로 규정하고 각 상임위 일정에 대해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것이다.

상임위 강제 배정이 이뤄진 미통당 의원 45명 전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사과에 상임위 사임계를 제출했다. 앞서 김성원 미통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 20여 명은 박병석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해 상임위 배정과 상임위원장 선출을 취소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