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자현 작가의 현대판 ‘환영주의’

17일까지 인사아트센터 개인전

환영주의의 극단을 추구하고 있는  최자현  작가
환영주의의 극단을 추구하고 있는 최자현 작가

[뉴스프리존=편완식 미술전문기자 ] 실물을 바로 앞에서 대하는 듯 하다. 그것도 바로 손으로 감싸 안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극사실회화와 부조를 결합해서 구현한 작품 세계다. 단색조 평면에 양각과 음각으로 입체성을 부여했다. 찻사발에 차가 체워져 있기도 하고 그릇에 과일이 담겨 있기도 하다. 음료수 캔이다 병이 등장하기도 한다. 부조와 회화를 융합하고 있는 최자현 작가의 개인전이 17일까지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최 작가는 원근법으로 실제처럼 보이게 하는 서양미술의 환영주의를 근본적으로 성찰한다. 환영(Illusions)이란 인간이 가진 감각의 한계에 의해 실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 환영은 때로 우리 생활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가상현실이 그렇다. 오큘러스 리프트와 항공 시뮬레이터는 인간이 눈으로 깊이를 인식하는 방법이 가진 한계를 이용하는 장치들이다. 소실점을 이용한 직선원근(linear perspective), 멀리 있는 대상이 흐릿하게 보이는 대기원근(aerial perspective), 그리고 빛의 효과를 표현하는 그림자(shading) 등이 사용된다. 최 작가는 그것을 회화와 부조의 융합으로 보여주려 한다. 시대성을 반영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기물들의 배치도 대칭성을 비롯해 공중을 부유하기도 한다. 화가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첫 번째 방법이 배열,즉 구성이다. 드라마의 배우들에게 역할을 부여하는 것처럼 기물들에 생명을 불어 넣는 것이다. 배열은 우선 눈을 즐겁게 하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준다. 여기서 더 나아가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 시적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 두가지가 함께 구현되거나 보완 될수 없다면 시각적인 적절성은 희생되어야 한다. “먼저 나를 전율케 하고 그리고 나서 할 수 있다면 눈을 즐겁게 하려고 합니다.” 최 작가가 추구하는 구성방식의 우선순위이기도 하다.

최근들어 최 작가는 대칭에서 균형으로 구성의 방점을 찍고 있다. 상응하는 기물들은 연속 배치해 균형감과 유사성을 부여한다. 작품에서 편안하고 자유스러움이 느껴지는 이유다. 다양한 배열이 주는 기쁨이다.

이번 전시에선 보다 확장된 ‘반영(Reflection)’시리즈를 보여준다. 전시주제는 ‘전체를 이루다(Form a Whole)’이다. 전체를 이루고,하나가 되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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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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