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야당 국회의원의 수준을 사영족벌언론 기자보다 높다고 보진 않지만 아예 기자의 지침을 따르는 똘마니 수준이라는 것까지는 미처 몰랐다.

사진= 뉴스프리존, 김정현기자
사진= 뉴스프리존, 김정현기자

어제 윤석열 검찰청장 국정감사 자리에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범죄자의 말만 듣고 검찰총장 수사권을 박탈했다. 검찰총장이 범죄자 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발언은 어제 아침 조선일보 「한명숙·채널A·라임.. 추미애 세 번 다 사기꾼 폭로에 지휘권 발동」 기사를 그대로 따라 읊은 것이다.

조선일보는 오늘 아침까지도 「사기꾼과 與·법무장관이 한 팀으로 일하는 대한민국」 제목의 사설을 썼다. 양심고백한 사람의 신뢰성을 떨어트려 그의 고발에 대한 신빙성까지 떨어트리려는 집요한 시도인 것이다.

김봉현 씨의 양심고백으로 궁지에 몰린 정치검찰과 수구언론, 야당 국회의원, 일부 변절 논객들은 지금 ‘메시지에 자신 없으면 메신저를 공격하라’는 홍보학 개론의 원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중이다.

결국 이것은 옛날 부역자, 전과자로 낙인찍은 사람들을 “범죄자들을 믿지 말아라” 라며 일체 사회활동에서 배제했던 만행과 다름없는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어떠한가. 사기꾼과 한 팀으로 놀아난 것은 추미애 장관이 아니라 검찰 아니었던가. 조선일보가 제기한 ‘세 건의 사건’이야말로 한결같이 검찰이 한만호, 이철, 김봉현 등 감옥에 갇혀 있는(던) 이들과 짜고 한명숙 전 총리는 결국 엮어 넣었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경우는 막판에 발각된 사건 아닌가.

여당이 사기꾼에게 놀아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검찰이 감옥에 갇힌 범죄자들의 궁박한 처지를 이용해 그들을 겁주고 어르고 달래서 여당 쪽 멀쩡한 사람들을 엮어 패가망신 시키려다가 동티가 난 것 아닌가.

최근에는 검찰이 같은 수법으로 신계륜 의원 등 민주당 쪽 의원 3명을 엮어 넣는데 성공했었다는 의혹을 KBS ‘시사직격’이 보도한 바 있다. 이쯤되면 여당 정치인들이 범죄자들과 놀아난 것이 아니라 범죄자와 공모한 검찰의 노리갯감에 불과했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그러므로 놀이판의 주인공은 추미애 장관도 아니고 여당도 아니고 검찰이다.

사실은 검찰 뿐 아니라 언론도 당당히 그 ‘범죄자’들과 놀아난 주인공이다. 검찰이 불러주는 대로 ‘특종’ ‘단독’을 붙여가며 그 ‘범죄자’들의 증언들을 대서특필해 재판도 열리기 전에 피의자들을 범죄자로 만들었던 것이 바로 언론 아니었던가 말이다.

이제 그 놀이판이 진실이 드러날 시간이 됐다. 놀이판의 말이 됐던 이른바 ‘범죄자’ ‘사기꾼’들이 양심선언을 했다. 그 충격적인 내용들이 진실인가, 거짓인가를 가리려는데 이들 검제(檢製) 의혹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거나 편파적 혹은 미온적이라는 의혹을 사는 자에게 수사지휘권을 줄 수 있겠는가.

입만 벌리면 거짓말하고 둘러치고 억지를 부리는 오만방자한 자가 “원칙대로 수사하고 처리”한다는 호언장담을 믿을 수 있겠는가.
(※ ‘오만방자’란 말은 내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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