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점심시간 직후부터 온라인 메신저 상에는 '이건희 회장 사망설'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급속히 유포되면서 삼성그룹 관련주들의 주가가 요동쳤다.


[연합통신넷=이진용기자] 삼성 이건희 회장의 사망설에 대해 삼성그룹은 "사실 무근"이라며 즉각 부인했다. 이날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건강은 기존과 변함이 없다"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그룹은 이날 평온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삼성 사장단은 서초사옥에 모여 '외국인이 보는 한국의 가능성과 매력'이란 주제로 경희대 이만열 국제학부 교수의 강연을 들었다.

이날 삼성그룹 사장들은 수요 사장단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새로 구입한 갤럭시 S6 엣지를 직접 보여주는 등 밝은 모습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날 오전 서초사옥으로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했다.

오후 장중에 퍼진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도 삼성 관계자들은 "왜 시장에 불필요한 루머가 퍼지는지, 어떤 이유로 이런 루머를 퍼트리는지 알 수 없다"면서 "이 회장의 건강은 이전 상태에서 큰 변화 없다"고 재확인했다.

반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위독하다는 소식에 삼성SDS, 제일모직 등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관련주들이 급등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일모직은 전일 대비 1만 4,000원(9.96%) 오른 15만 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SDS 역시 전일 대비 1만 3,500원(5.27%) 오른 26만 9,500원을 기록했다.

삼성SDS와 제일모직은 이 회장의 자녀들이 다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이건희 회장의 건강 악화 소문이 퍼지면서 경영권 승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관련주들이 일제히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5월 이 회장이 투병에 들어간 후 소위 '이건희 사망설'은 끊이지 않았다. 5월 중순에는 '사망했다'는 한 온라인 매체의 허무맹랑한 보도가 나오기도 했고 8월에는 한 달간에만 몇 번이나 사망설이 대규모로 퍼졌다.

모두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파괴력은 만만치 않다. 당장 주가가 출렁였다. 지난해 5월 이후 8월까지 사망설이 크게 유포됐던 4일 중 3일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호텔신라의 주가가 모두 상승했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에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가총액 20조원을 넘는 대형주가 루머에 상한가까지 오르는 상황은 지극히 비정상적이라는 얘기다. 더구나 '사망설'은 반복되는 악성 루머다.

이건희 회장의 병세 악화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배구조 변화의 핵심에 있는 두 기업의 주가가 먼저 반응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루머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불과 몇 분만에 소문이 퍼진 것에 대해 우리도 당황스럽다"며 "삼성그룹 대형주를 대상으로 작전을 펴는 세력이 이건회 회장 건강관련 루머를 퍼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남기업 성완종 전 회장 자살에서 촉발된 정치권 악재를 희석하기 위한 음모론적 루머 유포라는 시선도 있다. 금융당국도 방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이날 "루머의 진원지를 파악하고 시세조종 세력이 개입됐는지, 부당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보다 면밀히 살필 것"이라며 "거래소와 공조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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