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그림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류제비 작가
도자기 피부같은 색감으로 감성저격 인기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미술전문기자 = 맑은 그림으로 감성을 어루만져주고 명상에 빠져들게 하는 작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류제비 작가의 개인전이 11월8일까지 갤러리 반디트라소(서울 종로구 백석동1가길 45)에서 열린다. 2007년 개최된 화랑미술제와 2008년 개인전에서 솔드아웃(sold out)되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 류 작가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행복이 가득한 집’(2008년 8월호) 표지에 소개되는 등 대중적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정물화 시리즈는 물론이고 따뜻한 풍경을 담은 풍경화, 동심(童心)을 표현한 인물화 등이 출품됐다. 류제비 작가의 ‘정물화’에 대해 미술평론가 류병학 씨는 ‘감흥(感興)’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나는 류제비 작가의 작품을 지난 2004년 일민미술관에서 열린 <정물 예찬>에서 처음 보았다. 당시 그녀가 출품한 작품은 일명 ‘정물화’였다. 난 그녀의 ‘정물화’를 보고 반했다. 왜냐하면 그녀의 ‘정물화’는 밝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맑기도 했기 때문이다. 난 밝은 정물화를 보았지만 맑은 정물화를 처음 보았다. 류제비의 작품은 나의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먼저 다가왔다. 나는 그의 작품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지금도 그녀의 그림들은 나의 마음에 물들어 있다. 당시 그녀의 그림을 보면서 느꼈던 감흥(感興)이 그대로 살아있다.” 류 작가의 정물화가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는 얘기다.

류 작가는 자신의 ‘정물화’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단백하게 밝혔다. “미술대학을 다니면서 거의 형태가 없는 그림을 그렸다. 대학입시 준비로 사실적인 표현방법에 익숙해져 있던 터라 새로운 표현방법을 찾아보려고 나름의 노력을 했던 모양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계속 그림을 그려야지 하는 생각 뿐 아무 대책이 없던 시절... 떠나고 싶고... 불안해 채워지지 않는 젊은 마음에 화실 한구석에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놓여 있던 정물이 새롭게 보여지기 시작한 날... 그날은 삶의 소중한 깨달음을 얻은 날이었다. 자주 보고 식상하다 해서 그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쳤던 많은 것들... 내 곁에서 묵묵히 빛나고 있었지만, 파랑새를 찾아 떠나려고만 했던 나의 어리석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한 줄기 바람, 짧은 미소가 주는 위안이 아름답다.”

류 작가는 젯소를 바른 캔버스 천에 모래를 바르고 사포(sandpaper)로 갈아낸다. 캔버스 올은 사라지고, 도자기 같은 고운 피부로 변신하게 되는 것이다. 그 위에 수성 아크릴물감을 수십차례 반복해 가며 형상을 만들어 간다. 조선백자 같은 맑은 그림이 그렇게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배경색은 창공의 하늘색이다. 어찌버면 청자의 맑음을 닮았다.

“40이 되자 나는 불쑥 하늘을 날아 저 지구 반대편의 바다와 집을 그리고 싶어졌다. 상상이라고 하지만 아마 내가 사진에서 보아온 아름다운 여행지나 소설 속에서 걸었던 그 골목길 어디쯤이 아닐까 싶다. 실존하지 않는 이 풍경 속에서 나는 구름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상상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면서 나는 이 여행에서 또 한 번 나의 마음과 만나 이야기하며 나를 기쁘게 했던 것 같다.‘

그의 풍경화는 창공을 나는 시선에서 바라본 것들이다. 드론의 시점이다. 마음껏 상상이 나래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내가 다른 이의 삶을 살 수 있다면, 나는 10세의 소년이고 싶다. 우연히 마주친 꽃을 마치 처음 보는 꽃처럼 신기해 하는 소년을,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신기해 하는 소년을, 소라의 소리를 듣고 있는 소년을, 새와 대화하는 소년을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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