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원 작가의 '선(線)들로'전
빛과 색의 미술사 성찰 기회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 색은 빛이 되려는 질료다. 사람들은 처음엔 하늘의 빛을 그렸고 어느시기부터 빛이 땅에 떨어진 색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제 다시금 색으로 빛을 그리려 한다. 미술사는 그렇게 빛에서 색으로,색에서 빛으로 르네상스를 하고 있다. 갤러리 담(종로구 윤보선길 72)에서 4일부터 13일까지 개인전을 갖는 이진원 작가도 색으로 빛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선(線)들로 빛을 그리고 감지하려 한다. “일어나고 떠도는 것들 사이에 지속되고 있는, 수 많은 공간을 통과하는 사물들의 윤곽선들, 흩어지고 모이는 형태들과 빛 속에서 유영하고 있는 유기체들, 태어나기 직전 실핏줄이 보이는 투명한 베일, 시스루의 실루엣처럼...시각적 색채에 반응하는 나의 망막, 나의 몸, 신화속의 통통한 손가락들,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드는 가는 진동들을 드러내고 싶다.”

 

작가가 하늘이 주는 빛을 그려내는 방식이다. 빛은 생명이요,신의 선물인 것이다. 마치 태양신을 숭배하던 시절을 떠올려 보게 된다. 우린 빛으로 잉태된 자연물이다.

이 작가에 대한 고충환 평론글을 이 점에서 가슴에 와 닿는다. “자연의 호흡과 숨결이며 원초적 자연의 숨이다. 자연이 작가의 내면 그러므로 그림 속에 심어놓은 울림이며 내적 울림이다(그러므로 그림은 작가의 몸이다). 작가의 그림 속엔 기포가 있고, 비정형의 크고 작은 얼룩이 있다.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하는 점들이 있고, 희미한 그래서 은밀한 선들이 있다. 그 형식요소(아니면 차라리 감각 요소)가 마치 내면(혹은 오히려 심연)에서 자기를 밀어 올리는 것 같은 어스름하고 은근한 색채감정과 어우러지면서 켜켜이 중첩된 레이어를 만들고, 화면 안쪽으로 투명한 깊이를 만든다. 여기서 점과 선은 모더니즘의 환원주의적 패러다임을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자연의 본성에 의한 것이며, 특히 선은 직선일 때조차 곡선으로 보이고 유기적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는 빛과 색을 근원적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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