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광주광역시교육청 교육발전자문위원
김선호 광주광역시교육청 교육발전자문위원

[호남=뉴스프리존]=학창 시절의 시험 성적과 살아가는 동안의 실재 언행이 다른 경우가 많다. 시험 성적은 매우 우수하였지만, 실재 언행은 그렇지 않게 사는 사람이 많다는 말이다. 특히 사회과나 윤리 교과목에서 그런 경우는 얼마든지 예를 들 수 있다.

만약, 이런 시험 문제(다음 답 중 동학(東學)의 人乃天(인내천) 사상을 가장 잘 설명한 것은 몇 번입니까? ① 사람은 하늘과 같지만, 능력은 차이가 있어서 지위가 높은 자와 낮은 자를 차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② 사람은 마침내 하느님과 같으니, 사람 섬기기를 하느님 섬기듯 해야 한다. ③ 사람은 곧 하늘과 같다고 하지만, 못 배운 민중들은 개나 돼지의 속성이 있어서 신분제를 강화해야 한다. ④ 인간은 능력별, 소득별 차이를 인정하면서, 그에 맞는 대우를 기대하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의 근본 이치라는 말이다.)가 출제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위 시험 출제 문항에 대한 호불호와 잘잘못은 뒤로 미루고자 한다. 이 문제의 난이도로 보아, 모든 수험생이 정답 ‘②번을 맞출 확률은 100%에 가까울 것이다’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이것을 맞춘 수험생은 일생을 살아가는데 동학의 인내천 사상에 맞게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의 삶은 시험 성적과 같게 살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은 능력에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아마 조물주의 섭리인가도 모른다. 세계 70억 인구의 능력이, 우리나라 5천만 국민의 능력이 똑같다고 하자. 세상은 원만하게 굴러가지 못할 것이고, 우리나라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능력의 차이는 인정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

다만, 능력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지, 인간 차별의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다. 교육부의 ‘나○○ 정책기획관’은 “민중은 개·돼지 취급하면 된다.”고 했다. 이분도 유명대학을 나왔으니, 성적은 우수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을 대하는 마음이나 태도를 보면, 존경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소득 면에서도, 현실적으로 차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단, 소득이 높다고 존경하고, 낮다고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소득의 높고 낮음에 따라 인격의 높고 낮음이 비례 되는 것도 아니다.

지난 12월 3일 대입 수능 시험이 있었다. 12월 23일 모든 수험생에게 수능 성적을 통지한다. 성적의 차이는 있기 마련이다. 학생들은 성적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성적이 좋게 나오면 그만큼 좋겠지만, 다소 낮게 나왔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인생은 성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수능 성적과는 전혀 관계없이 개인마다 다른 능력을 발휘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훨씬 많다.

우리는 간혹, 우수한 성적을 낸 사람들이 국민으로부터 배척이나 배반을 당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높은 성적과 대조되는 언행을 하는 사람은 존경의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많이 배우지는 못했어도, 성적이 높게 나오지는 못했어도,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고 자기를 잠깐 뒤로하고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했던 이름 없는 사람들에게 꽃다발을 바치는 경우를 더 많이 보았다.

김선호 광주광역시교육청 교육발전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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