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적인 감찰을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충주경찰서 여경사의 유족을 위해,.

지난 10월 충북경찰청의 강압적인 감찰을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충주경찰서 A(사망 당시 38세·여) 경사의 유족을 위해 경찰들이 십시일반으로 7000여만원을 모았다.

2일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경찰 온라인 모임 ‘폴네티앙’의 유근창 회장은 “고인의 명예 회복을 위한 (민형사 등 소송 비용) 모금 액수를 집계한 결과, 2593명이 7062만6810원을 고인의 친언니 통장에 입금했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이어 “단순히 어려움에 처한 동료를 돕는 차원이 아니라 고인의 억울함을 풀어 주고 잘못된 감찰 행태를 완전히 뜯어고쳐달라는 조직원의 열망”이라며 “강원도 원주의 한 지구대에서는 수능일 시험장 경비에 동원돼 받은 수당을 모두 쾌척했다”고 덧붙였다.

A 경사 남편인 B 경사는 유 회장을 통해 동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A 경사 자녀들은 정신적인 충격으로 대학 병원에서 심리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 경사는 충북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실에 자신의 근무 태도에 대한 익명의 투서가 접수돼 감찰을 받던 도중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충북청의 감찰 행태에는 적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충북청은 A 경사에 대한 투서 내용이 근무 태도 등 경미한 사안이었는데도 A 경사의 사진을 몰래 찍는가 하면, A 경사에게 “잘못을 시인하라”며 회유했다.

▲경찰 내 그룹인 `폴네티앙`의 유근창 경위가 11월 2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본청을 방문, 충북지역 여성 경찰관 `강압감찰` 논란과 관련해 감찰에 관여한 당시 충북경찰청 감찰 담당자 등 6명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한다는 내용이 담긴 고발장을 제출하고 접수증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지난달 28일 폴네티앙은 A 경사 감찰에 관여한 충북청 감찰 담당자 등 6명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현직 경찰은 물론 일반 시민 총 1577명이 연명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이번 고위직 인사에서는 조직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지휘관을 승진에서 제외하거나 보직을 주지 않는 식으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한다”고 경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경찰들의 의리는 올여름에도 한 차례 화제가 된 바 있다. 서울 연신내지구대 박모(34) 순경이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던 ‘주폭’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전치 5주의 상해를 가한 뒤, 대출을 받아 합의금과 치료비 5300만원을 마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 5700여명이 단 이틀 만에 1억여원을 모았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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