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을 이용해 유체 내 물질들의 분자, 원자 단위 고해상도 영상을 획득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 기술을 개발한 카이스트 육종민 교수팀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1월 14일 게재됐다./ⓒ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카이스트 육종민 교수팀
그래핀을 이용해 유체 내 물질들의 분자, 원자 단위 고해상도 영상을 획득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 기술을 개발한 카이스트 육종민 교수팀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1월 14일 게재됐다./ⓒ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카이스트 육종민 교수팀

[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육종민 교수팀이 그래핀을 이용해 유체 내 물질들의 분자, 원자 단위 고해상도 영상을 획득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전자빔을 광원으로 이용하는 전자현미경 기술은 일반 광학현미경보다 약 수천 배가량 높은 배율에서 물질을 관찰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단위로 집적화되고 있는 반도체 공정에서 품질 관리와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생체 분자의 구조를 규명하는 데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전자현미경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매우 높은 수준의 진공 상태가 필요하다.

이 진공에서 쉽게 증발하는 액체 샘플은 관찰하기가 힘들어 기존에는 액체 시료를 건조시키거나 시료를 급격히 냉동시키는 초저온 전자현미경 방식으로 관찰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런 방식들은 시료가 정지된 상태에서 구조적인 정보만을 주기 때문에 액상 전자현미경 기술과 같이 액체 내에서 일어나는 역동적인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기술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액체를 관찰하는 것은 아쿠아리움에서 물고기들을 관찰하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물고기들을 선명하게 관찰하기 위해서는 높은 투과도를 가지고 수압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유리가 필요한 것처럼, 액상 투과전자현미경에서는 전자빔에 대해서 투명하며 높은 진공 상태를 견딜 수 있는 물질을 필요로 한다.

기존의 액상 전자현미경 기술은 약 50나노미터(nm) 두께의 질화 실리콘 막을 이용해 액체를 고진공으로부터 보호했지만 이러한 막은 전자빔에 대해서 반투명하므로 물질을 흐릿하게 만들어 원자 단위의 관찰을 방해한다.

특히 단백질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생체 분자들의 경우 명암을 높이는 염색 과정 없이는 쉽게 관찰할 수 없었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유로운 액체 순환이 가능한 그래핀 아쿠아리움 전자현미경 이미징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지난 2012년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그래핀 두 층 사이에 액체를 가두는 그래핀 액상 셀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고 이후 자유로운 액체 순환이 가능한 그래핀 아쿠아리움 전자현미경 이미징 플랫폼을 연구했다.

연구팀이 투과 막으로 이용한 그래핀은 원자 단위의 두께를 가지고 강철보다 200배 높은 강도를 가지고 있다.

또 자유로운 액체 순환과 교환을 위해 30~100나노미터(nm) 두께의 액상 수로를 가지는 구조체를 반도체 제작 공정인 리소그래피 공정으로 구현해 그래핀 액상 유동 칩을 제작했다.

이번에 개발된 그래핀 액상 유동 칩은 약 4기압에 달하는 압력 차를 견딜 수 있으며 기존보다 20배 빠른 액체 유동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작동이 가능하다.

특히 기존 막보다 100배 정도 얇은 그래핀은 전자빔에 대해 투명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원자 단위에서 물질을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으며 박테리아 및 생체 분자를 염색 과정 없이 온전히 관찰할 수 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유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반응들의 분자 단위, 원자 단위에서의 관찰이 쉬워졌다.

이로 인해 그동안 관찰하지 못했던 물질의 합성 과정을 밝히고 바이러스 및 단백질들의 상호작용과 같은 생명 현상 규명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육종민 교수 “새로운 이미징 플랫폼의 개발은 과학 기술 발전의 토대가 되는 것으로 액체 내 물질들을 분자 및 원자 단위로 관찰하면 자연의 가장 작은 단위에서 시작되는 다양한 현상들을 규명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미지에 싸여있던 생명 현상의 비밀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구건모 박사, 박정재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1월 14일 게재됐다.

이 연구는 삼성 미래기술 육성 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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