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생을 끝내고 갈 때에 영광(榮光)의 이름을 남기고 갈 것인가 아니면 오욕(汚辱)의 이름을 남기고 갈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젊어서 한 때 저는 인생을 막 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가 아주 참담했었지요. 그러나 그 후, 일원대도(一圓大道)에 귀의 한 후, 비로소 오늘의 영광 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십여 년 전, 저는 외사촌 형제들이 사는 시카고를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내린 공항의 이름이 ‘오헤어 공항’이었습니다. 그 ‘오헤어 공항’의 유래를 알고 감동을 느꼈습니다. 1930대, ‘알 카포네’가 사실상 시카고를 소유하고 있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알 카포네는 밀주매매나 매춘 그리고 살인을 일삼아서 이 고장을 곤란에 빠지게 했던 악명 높은 깽 단 두목이었지요. 이때, 이 알 카포네에게는 ‘Easy Eddie’라는 아일랜드 출신의 변호사가 있었습니다. 이 악랄한 범죄자를 법적으로 요리조리 돌려서 아주 오랫동안 형무소에 가는 걸 막아준 장본인입니다.

그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에디는 아들이 자기처럼 더러운 삶을 살지 않고 좀 더 나은 인물이 되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본인이 조직범죄에 관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비 된 자로서 아들에게 옳고 그름을 가르치려고 했습니다.

이에 어느 날 그는 아주 어려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당국에 알 카포네의 죄를 모조리 고발하고 여태까지 저지른 자신의 잘못을 고백함으로써 더러운 이름을 벗어 던져버린다는 것이었지요. 이를 통해 더럽혀진 자신의 이름을 깨끗이 하는 것은 물론 아들에게 정의감을 심어주려 했습니다.

에디의 증언과 자료 덕분에 당국은 오랜 기간 잡지 못했던 범죄조직의 수괴(首魁)를 탈세로 걸어 구속할 수 있었습니다. 시카고는 드디어 안전해지게 됐지요. 하지만 그 해가 끝나기 전에 ‘이지 에디’는 시 외곽의 한 외딴 거리에서 총알 세례를 받고 생을 마감했습니다.

에드워드 헨리 "부치" 오헤어(Edward Henry "Butch" O'Hare), 1914년 3월 13일 ~ 1943년 11월 26일)는 미국 해군의 전투 조종사였다. 1942년 2월 20일 자신의 기체로 다가오는 9대의 중폭격기를 혼자서 물리치면서 해군 역사상 최초의 에이스가 되었다. 1942년 4월 21일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해군 역사상 최초로 명예 훈장을 받게 된다.
에드워드 헨리 "부치" 오헤어(Edward Henry "Butch" O'Hare), 1914년 3월 13일 ~ 1943년 11월 26일)는 미국 해군의 전투 조종사였다. 1942년 2월 20일 자신의 기체로 다가오는 9대의 중폭격기를 혼자서 물리치면서 해군 역사상 최초의 에이스가 되었다. 1942년 4월 21일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해군 역사상 최초로 명예 훈장을 받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은 수많은 영웅을 탄생시켰습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부치 오헤어’입니다. 그는 전투기 조종사로서 남태평양의 렉싱턴이라는 항공모함에 배치됐습니다. 어느 날 그가 속한 전체 비행중대가 임무수행 명령을 받았습니다. 이륙한 후 그는 연료 계기판을 보고 누군가 연료 탱크를 꽉 채우는 걸 잊었다는 것을 알았지요. 임무를 마치고 모함으로 돌아올 연료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편대장은 그에게 항공모함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했습니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는 편대에서 이탈해 기수를 모함으로 돌렸지요. 한 참 돌아가고 있던 중 그는 뭔가를 발견하고 피가 얼어붙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적국인 일본의 비행중대가 저고도로 미국 함대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아군 전투기들은 모조리 출격해 남아있는 게 없으니 함대는 대공에는 거의 무방비나 다름없던 상태였습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뿐이었습니다. 어떻게든 함대로 향하는 일본 비행중대의 기수를 돌리게 하는 것이었지요. 일신의 안위 같은 생각은 아예 제쳐두고 부치는 일본군을 향해 하강했습니다. 날개에 탑재한 50인치 기관포를 뿜었고 기습에 놀란 적기를 한 대씩 차례로 공격했습니다. 적의 무너진 진형 사이를 누비며 탄알이 다 떨어질 때까지 될 수 있는 한 많은 적기에 총탄을 퍼부었습니다.

부치는 수적인 열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을 계속했습니다.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적기에 피해를 주려는 생각에 탄약이 떨어진 뒤엔 돌진까지 하며 최소한 날개나 꼬리를 날려버리려고 애를 썼지요. 그는 필사적으로 일본 비행중대가 미군 함대에 이르지 못 하도록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습니다.

마침내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 일본군은 기수를 돌렸습니다. 부치 오헤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누더기가 된 그의 전투기와 함께 항공모함으로 겨우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그는 보고를 올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했고요. 그가 탄 비행기에 탑재된 카메라의 필름이 사건의 전모를 구체적으로 밝혀줬습니다.

필름은 부치가 함대를 구하기 위해 얼마나 용감하게 싸웠는지를 잘 담고 있었습니다. 그는 혼자서 총 5대의 적기를 파괴했지요. 좀 지나서의 일이지만 그는 이 일로 인해 전쟁 영웅으로 인정돼 국가가 주는 최고 무공훈장이자 가보로서 대대로 물려주는 영광인 ‘의회명예훈장(Congressional medal of honor)’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부치는 훈장 수여 1년 뒤 벌어진 한 공중전에서 분투 끝에 장렬히 산화합니다. 그의 고향인 시카고 사람들은 2차 대전의 가장 위대했던 영웅 중 한 명의 기억이 그대로 사라지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일리노이는 물론 중서부에서 가장 큰 국제공항에 그의 이름을 붙였던 것입니다. 부치 오헤어는 바로 ‘이지 에디’의 아들입니다.

어떻습니까? 악인도 마음 한 번 돌리면 선인(善人)이 될 수 있습니다. 말 한 마디에도 죄와 복이 왕래합니다. 그래서 한 마디 말이라도 함부로 하면 안 됩니다. 우리 영광된 이름을 후세에 남길 것인가 아니면 오욕의 이름을 남길 것인가 한 번 깊이 생각해 보면 어떨 까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4월 2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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