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가 어떤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맡는 것은, 연구자로서는 죽음보다 더 무서운 것"

박노자 "국제적인 상식적 기준들을 위반하는 (일본) 정부를 제소하는 게 왜 '전쟁'인가?"

네티즌 "은공을 얼마나 받았길래 국민정서와 상식 다 던져버리나"

[정현숙 기자]= 하버드대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비하 논문을 옹호하고 자신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로 소송까지 겪은 일문학자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이번에는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한다는 일본의 방침을 편들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박 교수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의 입장을 시종일관 대변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제소 검토 지시를 두고 "외교를 포기하고 법으로 싸우겠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자신이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의 방류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할 능력이 없다면서도 "(일본이) 사람들의 건강을 해칠 걸 알면서도 강이나 바다에 오수를 흘려보내는 파렴치한 공장주같은 나라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그러려니 한다"라고 했다.

이어 "(원전) 사고난 지 벌써 십 년이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연구를 했을까 싶고 그렇다면 나름 최선의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믿으려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실제로 내보는 건 2년후다. 그런데 시민단체는 그렇다치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제소'쪽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라며 "또 하나의 법정싸움을 만들겠다는 셈"이라고 못마땅함을 드러냈다.

박 교수는 "무력전쟁이든 감정전쟁이든 가장 먼저 동원되는 건 젊은이들"이라며 "20대가 이 정부에 호의적이 아닌 건 이런 구조를 날카롭게 간파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평화로운 일상이 이 정부에선 아예 제공되지 않았다"라고 규정하고 글을 맺었다.

이 같은 박 교수의 발언을 두고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교수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제적인 상식적 기준들을 위반하는 (일본) 정부를 국제 법정에 제소하는 게 왜 '전쟁'인가?"라며 "제가 보기에는 국제사회에서 준법 국가가 취할 수 있는 매우 당연한 행동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문학을 연구한다는 박유하 교수를 향해 "연구자가 본국의 정부든 타국의 정부든 어떤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맡는 것은, 제가 보기엔 연구자로서는 죽음보다 더 무서운 것"이라며 "연구자의 생명은 독립성이다. 독립성을 잃는 순간 더 이상 연구자 자격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손희정 경희대 교수도 페이스북에서 박유하 교수를 향해 "야... 대단한 사람이다 싶다."라고 했다. 그는 "한일관계 문제로만 가면 '민족주의자'라고 손가락질들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한국 정부의 대응이나 외교 문제 싹 다 빼고, 한 가지만 질문해 보자. 3.11 이후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무능한 대처, 불투명성은 어떻게 할 것이며, 그 이후에도 후쿠시마에 남아 어떻게든 살려고 노력했던 일본인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손 교수는 "일본 내에서도 후쿠시마 근처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이 문제에 크게 관심이 없다는 뉴스를 듣기도 했는데. 만약 한국정부가 이런 식의 오염수 방류를 결정했다고 해도 '그냥 믿겠다'고 하겠는가. 온갖 전문가들이 '위험하다' 하는데?"라고 거듭 박 교수에게 물었다.

이어 "그렇게 밀양이, 경남 원전지대가, 희생의 시스템 속에서 삶의 터전으로부터 쫓겨나거나 오염된 땅에서 계속 살기를 강요당하고 있다"라며 "이건 국가 간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공생 윤리 안에서 봐야 한다. 오염수 방류를 걱정하는 이들을 무지한 민족주의자로 몰기 이전에 인류가 공동의 책임 하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질문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김필성 변호사도 SNS를 통해 미나마타병과 이타이이타이병을 예로 들며 박유하 교수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공해문제 전문가가 아니라도 '사람들의 건강을 해칠 걸 알면서도 강이나 바다에 오수를 흘려보내는 파렴치한' 짓 때문에 발생한 유명한 병이 두 개 있다는 건 다들 안다"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일본은 공해병에 있어서는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친 국가"라며 "그런데 일본이 '사람들의 건강을 해칠 걸 알면서도 강이나 바다에 오수를 흘려보내는 파렴치한 공장주 같은 나라는 아니라는 걸' 안다고요?"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 분 일문학자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동화이긴 하지만 '미나마타의 붉은 바다'라는 미나마타병에 대한 유명한 일본 동화가 있고 이 두 병을 다룬 일본문학작품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아울러 "일반인들도 상직적으로 하는 내용인데 일문학자라면 이 병들을 모를 수 없다"라며 "진짜 재밌는 캐릭터다. 서민, 진중권 등이 비판을 받아도, 서민이 기생충학을 잘 모른다거나, 진중권이 미학을 잘 모른다고 비판받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 분은 일본에 대한 상식조차 없는 것 같다. 일문학자인데 말입니다."라고 비꼬았다.

이날 SNS로 박 교수를 성토하는 글이 다음과 같이 올라와 주목을 받았다. "세뇌된 영혼의 사고법은 이렇습니다. 정말 뼛속까지 친일이군요. 일본 장학생은 확실히 달라요. '사람들의 건강을 해칠 걸 알면서도 강이나 바다에 오수를 흘려보내는 파렴치한 공장주 같은 나라는 아니라는 걸' 안다구요?? 여기에 더해 일본군 731부대의 잔혹한 생체실험 같은 건 헛소문일 뿐이고, 일본군 위안부는 자발적으로 돈벌러 간 매춘부였고, 한일병탄은 조약에 의한 합법적인 것이었다고 주장하겠죠. 국민정서와 상식 다 던져버리고 일본에 충성하는 이유는 대체 뭘까요? 대체 일본 제국의 은공을 얼마나 받았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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