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현태기자]최승호 MBC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시청자 신뢰 회복'을 목표로 오보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자고 구성원들을 독려했다. 최 사장은 "특종을 많이 하는 MBC보다 오보를 하지 않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는 MBC가 훨씬 더 신뢰를 받을 것"이라며 "오류가 있으면 지체 없이 사실을 밝히고 필요하면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고대영 사장은 신년사에서 경영 실적을 부각했다. 그는 "취임 전 한때 약 490억 원까지 불어있던 회사 차입금을 제로로 만드는 등 수많은 오해와 비난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CEO로서의 책무를 묵묵히 수행해 왔다",고 자신했다.

최승호 사장은 2일 신년사에서 "MBC는 엄혹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해결방법은 한 가지뿐"이라며 '시청자 신뢰 회복'을 목표로 세웠다.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고대영 사장은, "취임 이후, 많은 오해와 질타에도 불구하고 경영관리 고도화를 통해 줄곧 회사의 군살을 제거해 12월 말 기준으로 기업예금이 1169억에 이르렀다"는 부분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파업 중인 KBS본부에는 복귀를 촉구했다. 고대영 사장은 "국민의 시청권을 볼모로 잡아 파업이나 제작 거부를 강행하는 행위는 언론인으로서 또 공영방송인으로서의 사명을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이득을 본 주체는 노측도, 사측도 아닌 우리의 경쟁자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고 사장은 "사측을 대표하여 여전히 복귀하고 있지 않은 일부 직원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일터로 돌아오기를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최승호 사장은 "어떤 권력에도 멈칫 거리지 않고 정중하고 겸손하면서도 정확한 질문을 던지는 MBC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면서 "시민에게 정직해야 한다. 우리가 취재한 것을 가감 없이 보도해야 하는 것은 물론, 보도한 것에 오류가 있으면 지체없이 사실을 밝히고 필요하면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아래 KBS본부)의 파업이 넉달을 넘긴 가운데, KBS 이사회 구도 재편이 시작됐다. 고대영 사장이 임기를 마칠 수 있을지 여부도 불분명해졌다. 고대영 사장은 이를 의식한 듯 신년사에 "나는 결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다만, 법과 원칙에 의거하지 않은 채 나의 거취가 타의에 의해 결정된다면 그것은 다시 한 번 KBS의 역사에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승호 사장은 "오류가 있는데도 적당히 넘어가려 하면 그때부터 시민들은 우리를 다시 불신할 것"이라며 "저는 특종을 많이 하는 MBC보다 오보를 하지 않는, 아니 오보를 하지 않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는 MBC가 훨씬 더 시청자들의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승호 사장은 MBC의 위기극복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해나가겠다고도 밝혔다. 최 사장은 "재무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투자를 하지 않으면 그것은 서서히 죽는 길을 택하는 것"이라며 "경쟁력을 재생산해내는 투자는 더욱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신입사원 채용도 재개할 것"이라며 "5월 초에는 새로운 MBC를 함께 만들어갈 인재들이 합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대영 사장은 다만 KBS가 수년간 공을 들였던 수신료 현실화 문제를 두고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고대영 사장은 신년사에서 "많은 노력이 선행돼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시청자들의 기대에는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며 "수신료 현실화는 우리가 스스로 조금 더 당당할 수 있을 때, 요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S보다 앞서 파업이 종료된 뒤, MBC는 김장겸 전 사장 해임과 최승호 새 사장 취임이라는 커다란 변화를 맞았다. 최승호 사장은 사장 공모에 나설 때부터 ‘청산’과 ‘재건’에 방점을 찍은 경영 방침을 앞세워 왔다. 최승호 사장의 올해 신년사에도 비슷한 메시지가 읽힌다.

최승호 사장은 "오류가 있는데도 적당히 넘어가려 하면 그때부터 시민들은 우리를 다시 불신할 것"이라는 대목은 최근 <뉴스데스크>를 둘러싼 논란을 겨냥한 것으로도 보인다. 또한 최승호 사장은 "지역 계열사와 자회사 그리고 MBC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창작자들과 상생 협력체제를 구축하겠다"며 "지역계열사는 지역 중심 언론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자회사들도 마음껏 새로운 사업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돕겠다. 창작자들이 MBC 콘텐츠에 최선을 다해 기여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최승호 사장은 지난 달 사장후보자 당시 정책설명회에서 "시청자 신뢰회복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시청자 퍼스트'를 통해 성역 없는 과감한 탐사와 정확한 보도를 구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적폐 청산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최 사장은 "청산도 해야 한다. 지난 세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MBC를 망쳤던 사람들의 책임을 확실히 물을 것"이라며 "청산은 노사 공동의 가칭 MBC 재건 정상화 위원회와 감사국에서 주도할 것이다. 나머지 조직은 오직 한 가지 MBC를 다시 세우는 일에 집중하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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