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로부터 재선임돼 지난 8월 17일부터 3년간 더 일하는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로부터 재선임돼 지난 8월 17일부터 3년간 더 일하는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필모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연구기관 평가제도 개선 추진계획(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정필모 국회의원실에 공개한 과기정통부의 연구기관 평가제도 개선 추진계획(안)은 현안대응영역 3개 항목의 세부 배점을 현장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평가부터 시행한다.

이 현안대응영역에서 변경된 내용은 현재 10점에서 15점으로 상향 조정하고 이에 대한 평가 항목을 ①정책방향 대응(6점) ②건전한 조직문화 조성 및 안전사고 예방(5점) ③외부환경 변화 및 외부지적사항 대응(4점) 등으로 세분화했다.

그동안 기관운영평가 배점은 ▲공통영역(연구보안, 청렴도평가 등) 30점 ▲자율영역(기관별 R&R에 따른 성과활용확산, 인력양성, 연구몰입환경 조성 등) 50점 ▲현안대응영역 10점 ▲기관장 우수성과 10점 등이다.

또 감산 기준도 강화하는데 현재 사망자가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서만 1점을 감점하던 것에서 장비·시설물 피해, 부상·사망사고와 같은 중대재해 발생을 포함한다.

특히 그동안 자체평가 이후에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감점을 적용하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자체평가 이후 최종 평가(과기정통부 상위평가) 확정 전까지 발생된 사고에 대해서도 감점이 적용된다.

과기정통부는 이와 같은 제도개선 추진계획을 오는 10월까지 타 부처의 의견수렴을 거쳐 12월에 지침을 개정해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정필모 의원실은 “지난 6월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화재 사건이 발생한 출연연을 예로 들며 연구기관 기관장에 대한 운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결과로 나온 제도 개선”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6월 16일 정필모 의원이 지적한 정부출연연구원의 화재 사건과 관련한 내용은 제388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임시회 회의록에 기록돼 있다.

정필모 의원실에서 제공한 회의록에서 그 당시 정필모 의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임혜숙 장관 간의 질의 및 응답 내용을 살펴보면 정필모 의원은 “전에 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님으로 계실 때 제가 법 개정한 것 생각나시지요? 출연연 원장들 우수등급 이상을 받을 경우에는 연임을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서 올해부터 시행되게 됐는데요”라고 말문을 열고 “그런데 제가 출연연 평가를 보니까요, 물론 생명연구원이 우수 평가를 받기는 받았어요. 연임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이지요. 그러니까 생명연구원이 최근에 화재 사건 4건 있었던 것 아시지 않습니까?”라면서 “이 화재 사건이라든지 최근에 여러 가지 나타나고 있는 성 관련 비위라든지 또는 직장 내 따돌림 이런 것들에 대한 평가기준이 없고 반영이 안 되고 있어요. 그러니까 소위 얘기해서 출연연 원장, 기관장의 관리능력도 봐야 되는 부분이거든요, 이런 안전사고 관련된 것 플러스해서 이것을 보완하실 생각이 없습니까?”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임혜숙 장관은 “예, 잘 알고 있습니다”라면서 “생명연을 말씀드리면 평가 대상 기간 중에 현재 1건의 화재가 발생을 하기는 했었습니다. 그런데 평가는 연구자의 행정부담 경감이라든가 창업지원 플랫폼 구축, 코로나19 대응 등의 여러 가지 성과를 인정해서 종합점수가 87.97이 나와서 우수 등급이 부여가 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말씀 주신 그러한 언론 보도나 국회 감사 등 외부 지적사항을 평가위원에게 제공을 해서 평가에 반영을 하고 있기는 합니다. 앞으로 기관 내부 문제나 외부환경 변화 등 현안 대응 부분이 기관평가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저희가 면밀히 검토하고 제도를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과기정통부 임혜숙 장관의 말한 내용과 본지가 취재한 결과와 비교하면 김장성 원장이 재임 기간 내 화재사건의 횟수와 중요도는 크게 다르다.

임혜숙 장관이 정부 역사상 공공기관 출범 이후 최단 기간을 일한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의 경력과 해당 원장에 대한 기관 평가에 대해 자세히 몰라서 “평가 대상 기간 중에 현재 1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답했는지 여부는 시간적 경과로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임 장관이 말한 ‘평가 대상 기간’이라는 말에 중심을 두고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ㆍ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시행 2021. 7. 20)’과 비교해 보면 이 과기출연기관법 시행령 중 제8조의 3(원장 재임기간 중 연구기관의 연구 실적 및 경영 내용 평가기준)과 더불어 제12조 제6항에서는 “이사장은 제2항에도 불구하고 제28조 제1항에 따른 연구기관의 평가 결과 원장 재임기간 중 해당 연구기관의 연구 실적 및 경영 내용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원장을 재선임할 수 있다. 이 경우 이사회는 제24조 제2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연구회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여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장성 원장이 연임을 하기 위한 평가 기준은 ‘재임기간 중 해당 연구기관의 연구 실적 및 경영 내용’에 따라 평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14대 원장으로 연임된 김장성 원장의 13대 원장 취임일은 지난 2018년 7월 9일이다. 이와 관련된 결정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지난 2018년 7월 6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그 당시 생명연 김장성 부원장을 원장으로 선임했다.

생명공학연구원의 화재 사고와 관련해서 지난 2018년 이후로부터 2건이 발생한 것을 생명연, 표준연, 기계연 등을 대상으로 한 본지의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했다.

특히 첫 사고는 김장성 원장 취임 한 달 후인 지난 2018년 8월 18일이다.

만약 김장성 원장이 외부에서 선임된 사람이라면 이 사고와는 무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 원장은 바로 직전 부원장으로 있었고 그 직책의 역할에는 사건 및 사고에 대한 책임도 있었을 것으로 본다.

이 화재 사고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지난 2018년 8월 18일 토요일 오전 2시 57분경 대전 본원 본관동 지하 기계실에서 발생했고 이 사고는 소방용수 공급펌프 제어 판넬 화재이다.

이 사고의 원인으로 노후 설비 절연연화에 의한 단락이며 화재 대응의 과정을 보면 오전 2시 57경 화재가 발생했고 3시 3분경 119 신고를 했으며 3시 35분 화재 진화를 완료하고 4시 5분경 소방차는 철수했다.

이 사고로 기계실 판넬과 전선 케이블 파손 등 약 5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어 화재 사고의 중요성을 보면 본지는 지난 6월 “표준연-한선에스티, 지능형 화재감지기 개발...수억원 연구실 화재 막을 수 있나?”라는 제목으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대전 대덕 연구단지 내에 있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화재 등 사건 및 사고에 대한 불감증을 지적했다.

두 번째 사고는 지난 3월 20일 토요일 오전 5시 45분경 발생했다.

이 사고는 대전 본원 자원동 2층에서 발생했고 재산 피해는 초기 5억 9천만원 규모에서 1.3억원으로 변경됐다.

사고 과정을 보면 5시 45분경 화재가 발생했고 5시 52분경 119 신고를 하고 6시 44분경 소방차 7대, 구급차 2대, 지휘차 1대 등 총 10대가 출동해 약 1시간 뒤 7시 50분경 화재가 진압됐다.

결국, 생명연이 공개한 정보공개 자료와 임혜숙 장관이 말한 내용을 비교하면 횟수는 1건에서 2건으로 늘어나야 하고 그 화재의 중요성에서도 1.3억원 이상(추산)의 피해를 입었는데도 연구장비 및 재료, 연구실적 등 연구 연속성을 지휘관리를 해야 하는 기관장의 역할과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한편 김장성 원장의 연임이 된 근간은 올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해당 기관 평가를 실시하고 ‘우수’ 등급으로 평가한 것이다.

이에 더해 그동안 출연연구기관의 원장들은 기관 평가에서 ‘매우 우수' 등급을 받아야만 연임이 가능했는데 이를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기출연기관법) 개정에서 이를 완화시켜‘우수 등급’도 연임하도록 지난해 연말에 발표해 올해 6월부터 시행됐다.

한편 김장성 원장의 연임을 결정한 신임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김복철 이사장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으로 김장성 원장과 수시로 만남을 이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5월경 “카이스트 이광형 총장 취임 축하 ‘16명 사랑방 모임’...내로남불 ‘청와대 만찬’ 닮은꼴”이라는 기사에서 드러났듯이 현재 카이스트 이광형 총장은 5인 모임 금지인데도 불구하고 업무의 연장선이라는 미명 하에 비공식적으로 인근 정부출연연구기관장, 대학총장, 대학병원장, 사업체 대표 등을 총장 공관으로 불렀고 이 축하의 만남 자리에 그당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인 김복철 이사장과 김장성 원장도 함께 했다.

이번 연구기관 기관장에 대한 운영 책임 강화와 관련해서 정필모 의원실은 “내년부터 출연연 기관장들이 갑질, 성비위, 직장 내 따돌림, 안전사고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을 위해 더 노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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