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KBS

[뉴스프리존=심종완 기자] 충청남도 논산시와 금산군, 전라북도 완주군에 걸쳐 자리 잡고 있는 명산, 대둔산.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릴 만큼 빼어난 바위봉우리들이 한데 모인 완주 지역은 1977년 전라북도의 도립공원으로, 울창한 숲과 청정 계곡으로 이루어진 논산 지역은 1980년 충청남도의 도립공원으로 각각 지정됐다. 

하루가 다르게 차가워지는 아침 공기 속에 대둔산으로 찾아든 이들은, 올해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기념하며 나란히 성화 봉송에 나선 여행작가 양희종 씨와 아내 이하늘 씨. 장거리 트레킹과 자전거 일주 등의 해외 일정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던 부부가 모처럼 국내산의 겨울을 만끽하기 위해 대둔산 눈꽃 산행에 나섰다.   

여러 개의 등산로를 지닌 대둔산은 완주 방면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코스가 일반적이지만, 겨울 산행의 묘미를 제대로 맛보기 위해선 오로지 두 발로 걸어서 정상인 마천대까지 오르는 논산 방면의 수락계곡 코스를 선택하는 게 좋다. 특히 겨울철 눈 덮인 수락계곡은, 여름내 울창한 녹음과 어우러졌던 계곡이 얼음 빙벽으로 탈바꿈해 설산 애호가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또한 이 코스에 자리한 승전 기념탑과 선녀폭포, 수락폭포, 군지계곡, 석천암, 낙조대, 구름다리, 마천대는 수락 8경으로 꼽히는 논산의 명물이다. 

일행은 대둔산 도립공원 논산 방면의 기점인 수락리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여름이면 피서를 나온 지역 주민들로 붐비는 수락계곡은, 최근 잇따른 한파가 만들어낸 순백의 눈과 투명한 물길로 몽환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선녀폭포와 수락폭포의 겨울 풍경을 감상하며 대둔산의 깊고 아득한 품으로 파고드는 길. 하늘까지 오르듯 기나긴 계단을 올라서자 어느새 능선 위. 가파른 협곡 사이 군지계곡을 가로지르는 군지구름다리가 소나무와 조화를 이루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대둔산의 앉음새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정상을 향해 계속해서 힘주어 내딛는 걸음. 고도가 높아질수록 파란 하늘을 도화지 삼아 은빛으로 피어난 상고대가 마치 바닷속 산호를 연상케 할 만큼 황홀하게 다가온다. 얼어붙은 눈길을 조심조심 누비며 마침내 해발 878m 대둔산 정상 마천대에 당도한 일행. ‘하늘과 맞닿은 곳’이라는 그 이름의 의미를 실감케 하듯 굽이치는 산줄기와 수려한 암봉, 깊은 계곡이 새하얀 겨울옷을 입은 채 눈부신 경관을 선사한다.

정상을 뒤로하고 목적지 낙조산장으로 걸음을 더한다. 산장으로 향하는 능선 위에는 웅장한 바위 봉우리가 공룡의 등줄기처럼 늘어서 있어, 대둔산의 바위 풍광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굴곡진 바윗길을 오르내리며 만나는 바위 봉우리는 저마다 훌륭한 전망대가 되어 산객의 걸음을 더디게 만든다. 석양이 드리울 무렵, 낙조산장에서 춥고 고된 산행을 마무리하는 부부는 대둔산의 아늑한 품에서 온기 가득한 저녁을 보낸다.

대둔산을 깨우는 일출 아래에서 새로운 하루를 맞이한 일행은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리며 칠성봉으로 향한다. 용이 승천할 때 통과했다는 용문굴을 지나 칠성봉 전망대에 서자, 장군봉을 비롯한 일곱 개의 석봉이 내뿜는 장엄함에 일행은 오래도록 시선을 떼지 못한다. 은빛 계절이 그려놓은 마법 같은 풍경, 대둔산의 아름다움을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KBS 2TV 영상앨범 산은 7일 오전 7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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