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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캐스퍼'의 성공적 출발이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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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캐스퍼'의 성공적 출발이 갖는 의미
  • 이동근 기자
  • 승인 2021.09.30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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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현대자동차의 신차 '캐스퍼'가 화제다. 예상을 넘어선 예약 대수에 사람들의 관심이 드러난다. 기존 히트작인 싼타페나 쏘나타, 아반떼를 넘어서는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성공은 단순히 한 회사의 제품이 히트를 친 것 이상으로 큰 의미가 부여되는 분위기다.

현대차에 따르면 캐스퍼의 사전계약 대수는 지난 26일 기준 약 2만 6000대에 육박했다. 생산을 맡은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올해 연말까지 생산할 목표치인 1만 2000대를 이미 2배 이상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GGM은 내년 캐스퍼를 연 7만대 이상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 대수가 그대로 판매량이 된다면 모델별 판매 순위에서 상위 5위권 안에 드는 수치다.

29일 온라인 발표회 '캐스퍼 프리미어'에서 공개된 캐스퍼./ ⓒ현대자동차
29일 온라인 발표회 '캐스퍼 프리미어'에서 공개된 캐스퍼./ ⓒ현대자동차

이같은 실적은 경차로서는 매우 예외적인 흥행이다. 1991년 대우자동차(현 쉐보레)가 생산한 '티코'를 시작으로 현대차의 '아토스', 기아의 '비스토', 지엠대우(현 쉐보레) '마티즈' 등이 꾸준히 출시됐고, 현재도 쉐보레의 '스파크', 기아의 '레이'와 '모닝'이 생산되고 있지만, 판매 실적이 현재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현대차도 2002년 아토스 단종 뒤 캐스퍼 생산 전까지 아예 경차를 생산하고 있지 않다.

이같은 상황에서 캐스퍼의 인기는 뜻밖이다. 물론 그동안 국산 경차에는 없었던 카테고리인 SUV라는 형태인데다, 나쁘지 않은 디자인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을 수도 있다. 크루즈 컨트롤 기능과 차선 유지 보조 등이 기본 적용된 반자율주행 기능과 좌석 풀폴딩 등 타깃층인 엔트리급을 겨냥한 편의기능도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을 수 있다. 차를 잘만 만들면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캐스퍼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바로 생산처인 GGM이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빛그린 산단에 위치한 GGM은 광주광역시가 1대 주주, 현대자동차가 2대주주인 회사다.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노동자들의 임금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해, 2014년부터 국내 첫 상생 일자리로 추진된 '광주형 일자리'다.

이런 곳에서 생산된 첫 생산물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만들어진 차이고, 소비자들도 이에 호응하는 것이라고 기자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상생 일자리'라는 이름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캐스퍼의 판매량이 저조했다면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등장하기 어려워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현대·기아차 노조의 결사반대와 한국노총의 참여 약속·파기 반복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이번 캐스퍼의 생산으로 앞으로 유사한 일자리가 만들어질 경우 첫 사례인 GGM의 운영방침도 참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형일자리의 4대원칙은 적정 임금, 적정 노동 시간, 협력업체 간 동반성장과 상생협력과 소통이다. 임금은 기존 완성차 업차의 절반가량만 받고 광주시와 정부는 주거와 후생복지 등으로 나머지 임금의 절반을 지원하는 방안이 광주형일자리의 핵심이다. 앞으로 이같은 모델의 두 번째 사례가 나온다면 이같은 형태가 계승될 가능성이 높다.

GGM은 현재 1교대를 기준으로 운영인력 539명을 채용했으며, 이중 광주·전남 지역 인재는 498명으로 전체 인원의 93.4%를 차지한다. 그야말로 지역 일자리 창출의 모범이다. 20대가 51%(275명)에 달해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공장 건설에 투입된 44개 장비업체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업체 참여율은 98%(42개 업체)에 달했다는 점도 지역 경제 살리기라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 하다. 공장 건설 과정에 투입된 지역 업체는 30개사, 지역 인원은 10만 9350여 명, 하도급 대상 공사금액(직접공사비)의 62.8%가 지역 업체에 지급됐다.

하다못해 GGM은 구내식당에서 사용하는 식자재의 30% 이상을 지역 식자재로 사용하도록 의무화했으며 구내식당 인력 역시 최소 70% 이상을 지역민으로 채용했다. 철저한 지역 살리기 측면에서 운영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배경이 있어 문재인 대통령이 캐스퍼를 온라인 사전예약 하는 장면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공약과 취임 이후 국정과제로 '광주형 일자리 모델 전국 확산'을 내세운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캐스퍼의 성공 사례가 "제품 자체 경쟁력보단 정치권의 홍보 수단으로 더 부각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그같은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상생형 일자리라는 호칭이 갖는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나라는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서울 중심의 나라다. 인구의 절반이 서울과 수도권에 모여 살고 있다. 젊은이들의 집중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캐스퍼의 성공을 계기로 지역 발전의 주춧돌이 여기, 저기 놓여지기를 기대해 보는 것은 본 기자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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