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후보의 몰락은 국민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냐"
"權, 운영전반 총괄"…정책본부장엔 임태희·원희룡 기용 가능성

[뉴스프리존]정현숙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휘했던 기존 선대위를 해산하고 검사 출신인 4선의 권영세 의원을 새 사령탑인 선대본부장에 앉혔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임명된 권영세 의원이 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한 뒤 이동하고 있다. 2022.1.5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임명된 권영세 의원이 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한 뒤 이동하고 있다. 2022.1.5 [국회사진기자단]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후보에 선대위 총책도 검찰 출신이 야당을 장악한 셈이다. 따라서 윤 후보 입당 후 검찰 출신들로 국힘 지도부가 구성 되면서 "검찰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윤 후보가 누구의 '견제'도 어떤 '쓴소리'도 받지 않겠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권영세 신임 선대본부장은 윤 후보가 정치선언 이후 제3지대에 있을 당시 당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아 윤 후보 입당을 강력하게 추진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서울대 법대 출신인 윤 후보의 동문으로 수원지검 검사로 시작해 서울지검 부부장 검사를 끝으로 한나라당에 입당해 정치가로 나섰다.

권 본부장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시절부터 검찰측 입장을 대변해 왔다. 그는 윤 후보가 검찰총장을 관두기 직전인 지난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들이 소위 '검수완박' 을 추진하는 이유는 수사기관을 약화시켜 지난 4년여간 자신들의 공적, 사적 범죄를 덮으려는 것"이라며 윤 총장 입장을 옹호하며 현 정부 비난에 날을 세웠다.

총괄을 지휘 할 권 본부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대선을 치른 경험도 있다. 백척간두 상황에서 새로 꾸려지는 선대본부 수장으로서 '키'를 잡게 된 권 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 우리 후보 지지율이 연초 여론조사 나온 걸 보면 조금 낮은 상황이지만, 그게 고착될 거고 이 자리가 독배를 받는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골짜기에 빠져 있지만, 조금 더 열심히 노력하고 우리가 진정성을 보이면 얼마든지 산 정상에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윤 후보가 김종인 위원장을 배제하고 지지율 추락이 이어지는 급박한 상황에서 친정인 검찰 출신을 선대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으로 지목됐던 권성동 의원도 검찰 출신이다. 그는 이날 오전 당 사무총장과 선대위 종합지원총괄본부장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윤핵관이 여전히 ‘실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국힘의 한 관계자는 “이들이 심은 사람들이 선대본부에 포진이 돼 있을 것이고 수시로 윤 후보와도 연락을 할 것 아닌가”라면서 “윤 후보가 누구 말을 듣겠느냐. 이러다 ‘비선 실세’ 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윤후보 곁에는 검사들만 남았다"라며 "윤 후보의 선대위 해산과 나홀로 선언은 인생 최대의 잘못된 결정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후보는 중도확장의 김종인을 쳐냈고, 2030 확장의 이준석도 쳐냈다"라며 "이제 윤석열 곁에는 검사들만 남았다. 김종인, 이준석도 못 품는데, 어떻게 대한민국 국민을 품겠는가. 김종인, 이준석도 포기한 윤석열 후보가 어떻게 대한민국을 책임질 수 있겠나"라고 의문을 표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자기 뜻대로 혼자 한다면 실수는 더 심각해질 것이며, 보수진영이 급격히 후보교체론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라며 "제 1야당 후보의 몰락은 국민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이어 "국민들 앞에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정책경쟁을 해야할 시간을 까먹고 있다. 그런데도 윤 후보는 자신에게 시간을 더달라는 한가한 성명을 발표했다"라며 "윤 후보는 말로만 자기반성 운운하지 말고 당장 후보자 TV토론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안 의원은 "애당초 전혀 준비되지 않은 후보를 뽑은 것이 이 모든 혼란의 원인이다. 오늘 윤석열 후보는 자기 성질을 못 참고 인생 최대의 잘못된 결정을 했다고, 그래서 모든 것을 망쳤다고 조만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책본부장, 직능본부장, 조직본부장을 겸할 신임 사무총장 등의 인선은 윤 후보가 낙점해 둔 인물이 있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정책본부장에는 임태희 전 선대위 총괄상황본부장 또는 원희룡 전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이 재기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SNS를 통해 "마침내 검찰이 국힘을 접수했다. '검란'을 일으킨 검찰총장이 대선 후보가 되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검찰당'으로 재조직하려는 것이다. 검찰 출신 외는 다 '육두품'이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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