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어느 지인의 신년인사 전화를 받았습니다. 나이가 거의 80이 넘었는데 아직도 사업을 놓지 못하고 바쁘게 지낸다고 자랑을 했습니다. 어느 삶이 더 행복한지는 잘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인생 80이 넘으면 모든 것을 다 놓아야 할 나이가 아닌가요?

노년이 되어서는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젊어서는 책임도 많고 할일도 많았으나, 이제 우리 노인은 무거운 짐 벗어 놓고 내생을 위한 준비를 해야 영생이 편안 할 것입니다. 어쩌면 즐겁게 사는 것도 노년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늙어서 행복하게 살지 못하고, 사업을 자식에게 넘기지 못하고 앙앙불락(怏怏不樂)하며 사는 것이 모든 것을 놓고, 유유자적하며, 생사의 도를 연마하는 삶 보다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것 보다 나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노년에는 자연 어려움이 많고 고통(苦痛)만 더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젠 젊은이에게 당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노년은 공부를 마친 학생처럼 홀가분한 기분으로 삶을 즐기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절호(絶好)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노년의 즐거움을 위해서도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절제(節制)와 인내(忍耐)와 노력(努力)이란 값을 치르고 얻어지는 열매는, 사랑과 감사 그리고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넓은 시야(視野)와 안빈낙도(安貧樂道)라는 선물일 것입니다.

아름다운 노년은 진리께서 주시는 귀한선물입니다. 그 선물도 그냥 주는 것은 아닙니다. 12가지도를 닦아야 하는 것이지요.

첫째, 언도(言道)입니다.

노인은 말수는 줄이고, 소리는 낮추어야 하는 것입니다. 점잖은 소리, 품격 있는 말을 골라 합니다. 절대로 망령(妄靈)된 말은 절대 사절이지요.

둘째, 행도(行道)입니다.

노인은 행동은 느리게 하되 행실(行實)은 신중(愼重) 해야 합니다. 절대로 남과 다투거나 남의 가슴 아픈 말은 안 됩니다. 항상 맑고 밝고 훈훈게 행동합니다.

셋째, 금도(禁道)입니다.

노인은 탐욕(貪慾)을 금해야 합니다. 욕심이 크면 사람이 작아 보입니다. 탐심(貪心) 진심(嗔心) 치심(癡心)이 우리의 여생을 멍들게 하지요.

넷째, 식도(食道)입니다.

노인은 먹는 것으로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가려서 잘 먹어야하지요. 특히 기름진 음식, 지나친 음주는 금해야 합니다. 음식도 담백한 것이 좋습니다.

다섯째, 법도(法道)입니다.

삶에 규모(規模)를 갖추는 것이 풍요로운 삶보다 진실한 것입니다. 특히 마음공부를 열심히 닦아 우주의 진리를 깨쳐 불보살의 인격을 갖추는 것입니다.

여섯째, 예도(禮道)입니다.

노인도 젊은이에게 갖추어야 할 예절(禮節)이 있습니다. 예의염치(禮義廉恥)를 잃어버리면 사람이 추해집니다.

일곱째, 낙도(樂道)입니다.

삶을 즐기는 것은 욕망(慾望)을 채우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마음을 허공처럼 비우고 수행으로 즐거움을 삼는다면, 그것이 바로 ‘안빈낙도’인 것이지요.

여덟째, 절도(節道)입니다.

늙음이 아름다움을 잃는 것은 아닙니다. 절제(節制)하는 삶에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규칙적인 생활, 정갈함을 유지하며, 기도와 신앙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아홉째, 심도(心道)입니다.

인생의 결실은 마음공부에서 나타납니다. 공부의 으뜸은 마음공부이지요. 마음공부란 마음을 요란하지 않게, 어리석지 않게, 그르지 않게 쓰는 공부입니다.

열째, 인도(忍道)입니다.

노인으로 살아감에도 인내(忍耐)가 필요합니다. 참지 못하면 망령(妄靈)이 됩니다. 참을 인(忍) 자가 셋이면 살인도 면하고, 사리(舍利)도 나온다 했습니다.

열한째, 학도(學道)입니다.

노인은 경험이 풍부하고, 터득한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배움에는 끝이 없습니다. 노년에는 경전(經典)을 끊임없이 봉독하고 연마하는 것입니다.

열두째, 기도(棄道)입니다.

손에 잡고 있는 것들을 언제 놓아야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노인의 마지막 도입니다. 움켜쥐면 안 됩니다. 허공처럼 텅 빈 마음, 그것이 참마음이지요.

어떻습니까? “욕망과 갈등, 야망과의 전쟁이 끝나고, 자기 자신의 자아(自我)와 함께 하는 노년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깨달으셨는지요? 이 열 두 가지 도가 노년의 도입니다.

우리 이 <노년의 도>만 닦아 놓으면 우리가 아무리 노인이 되어도 세상에 당당하면서도 유유자적(悠悠自適) 할 수 있지 않을 까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1월 6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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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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