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이상완 교수팀이 뇌 기반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인공지능(AI) 난제 중 하나인 과적합-과소적합 상충 문제를 해결하는 원리를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최근 인공지능(AI) 모델들은 다양한 실제 문제들에 대해 최적의 해법을 제시하지만 상황 변화에 유동적으로 대응하는 부분에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기계학습에서는 과소적합-과적합의 위험성 (underfitting-overfitting risk) 또는 편향-분산 상충 문제(bias-variance tradeoff)가 발생하고 있는데 실제 세계와 같이 상충 조건이 계속 변하는 상황에서의 명확한 해법은 아직 제안된 적이 없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뇌 데이터, 확률과정 추론 모형, 강화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해 인간의 뇌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틀을 마련하고 이로부터 유동적인 메타 강화학습 모델을 도출해냈다.
연구과정을 보면 사람이 현재 주어진 문제에 집중하면서도(과소적합 문제 해결), 당면 문제에 과하게 집착하지 않고(과적합 문제 해결) 변하는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에 주목했다.
이 과정에서 전두엽의 한 부위인 복외측 전전두피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인간의 뇌는 중뇌 도파민 회로와 전두엽에서 처리되는 ‘예측 오차’의 하한선(prediction error lower bound) 이라는 단 한 가지 정보를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확인했다.
실례로 사람의 복외측전전두피질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문제 해결 방식으로 주어진 문제를 얼마나 잘 풀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치의 한계를 추정하고(예: 이렇게 풀면 90점까지는 받을 수 있어),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최적인 문제 해결전략을 유동적으로 선택하는 과정(예: 이렇게 풀면 기껏해야 70점이니 다르게 풀어보자)을 통해 과소적합-과적합의 위험을 최소화 한다.
한편 이상완 교수팀은 지난 2014년 해당 전두엽 영역이 환경의 불확실성을 바탕으로 강화학습전략을 유동적으로 조절하는 데 관여한다는 것을 처음 발견했고 지난 2015년에는 인과관계 추론 과정에도 관여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어 지난 2019년에는 해당 뇌 영역이 문제의 복잡도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KAIST에서 연구를 주도한 제1저자 김동재 박사는 “인간 지능의 특장점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연구 중 하나ˮ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상완 교수는 “인공지능이 우리보다 잘 푸는 문제가 많지만 반대로 인공지능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우리에게는 정말 쉽게 느껴지는 경우들이 많다”면서 “인간의 다양한 고위 수준 능력을 인공지능 이론 관점에서 형식화하는 연구를 통해 인간 지능의 비밀을 하나씩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ˮ고 말했다.
KAIST 김동재 박사(現 뉴욕대학교 박사후 연구원)가 주도하고 KAIST 정재승 교수가 참여한 연구는 ‘강화학습 중 편향-분산 상충 문제에 대한 전두엽의 해법’이라는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 셀(Cell)의 오픈 액세스 저널인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지난해 12월 28일 게재됐다.
이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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