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적 가치 및 당대 문화사적 배경 밝히는 중요 자료

[전북=뉴스프리존]김영만 기자= 고창 출신 명창 신재효 판소리 사설본이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될 전망이다.

신재효 판소리 사설본 ‘청계본’ 전질(사진=고창군청)
신재효 판소리 사설본 ‘청계본’ 전질(사진=고창군청)

11일 고창군에 따르면 ‘고창 신재효 판소리 사설본’이 지난 1일 전라북도 문화재위원회(2분과) 지정 검토 심의를 통해 역사적,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예고 됐다.

동리 신재효(1812~1884)는 고창 출신으로, 고창에서 당대 명창들을 길러내고 후원했다. 또 구전으로 전해오는 판소리를 집대성하고 개작한 사설본과 단가, 가사 등의 작품을 방대하게 남긴 문화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특히 ‘변강쇠가’는 신재효의 기록으로만 존재하고, 최초로 여창 진채선을 발굴하는 등 19세기 판소리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고창 신재효 판소리 사설본’은 신재효 당대 혹은 사후 시점인 19세기 말엽에서 20세기 초엽에 필사됐다. 이는 고창지역 내에 전승된 원본에서 파생된 필사본들로 판소리 향유를 위한 이본(異本)으로, 문헌학적으로 볼 때 원전(原典)으로서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평가됐다.

‘고창 신재효 판소리 사설본’은 총 27점으로, 바탕별로는 춘향가 5점, 심청가 3점, 토별가 3점, 박타령 5점, 적벽가 4점, 변강쇠가 3점, 가사 4점이고, 계통별로는 신 씨 가장본 5점, 성두본 8점, 고수 와촌본 2점, 청계본 12점이다.

각각의 사설본은 개별적 특징을 가졌지만 신재효 판소리 문학을 재구성하는 데에는 상호 보완 관계가 있다. 때문에 최초 원본이 어떻게 필사돼 여러 전승본으로 파생됐는지를 신재효 사설본을 모두 갖춘 완질(完帙)인 청계본과 상호 검토를 통해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판소리의 역사를 알려주는 판소리 창본(唱本)은 매우 드물다. 정확한 연대를 알 수 있는 창본이 없는 상황에서 ‘고창 신재효 판소리 사설본’은 매우 중요한 위상을 갖고 있다고 평가됐다.

즉, 전후(前後) 판소리 사설의 동향을 역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이자 19세기 한글의 쓰임과 필사본의 유통, 당대의 문화사적 배경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재로 인정받은 것이다.

유기상 고창군수는 “‘동양의 세익스피어’ 동리 신재효 선생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판소리 연구에 새로운 장을 열고, 판소리의 본향인 고창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당시의 조선팝 엔터테인먼트 역할을 한 ‘동리정사(桐里精舍)’ 재현을 통해 현존하는 판소리 여섯바탕을 집대성한 신재효를 널리 알리고, 누구나 판소리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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