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품 브랜드 ‘구찌’가 유례없는 반값 세일에 나서 매장이 주말 내내 북새통을 이뤘다.

구찌는 지난 29일부터 올 봄·여름 상품 일부를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최대 50%까지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행사 상품은 인기 제품인 GG 캔버스백과 뱀부백·가죽 버킷백 등 가방 10여개 제품과 클러치·신발·지갑 등이다. 300만원짜리 가죽가방은 150만원, 구두와 지갑도 20만~30만원대에 살 수 있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구찌 온·오프라인 매장에는 손님이 몰렸다. 실제로 행사 첫날 구찌 온라인몰은 접속자가 몰리면서 때때로 접속이 지연되는 일이 벌어졌다. 구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구찌 측은 ‘시즌 세일’ 페이지를 하루 만에 차단하기도 했다.

사진=30일 오후 서울 소공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1층에 위치한 구찌 매장의 모습./온라인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 매장은 할인 혜택을 누리기 위한 구매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30분 넘게 줄을 서는 건 기본, 인기 품목은 조기 품절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명품 브랜드 샤넬이 유로화 약세를 이유로 일부 제품 가격을 20% 내려 구매자가 일시에 몰리는 ‘샤넬 대란’이 일어난 바 있다.

가격 인하 전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교환·환불 요구도 빗발쳤다. 이에 대해 구찌코리아 측은 “가격 인하가 아닌 매년 진행하는 시즌오프(계절 마감) 행사일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시즌오프는 수입 브랜드가 신제품이 나오기 전 봄·여름과 가을·겨울철 상품을 소진하기 위해 1년에 두 차례씩 진행하는 할인 행사다.

이례적으로 큰 할인폭에 대해서는 “본사의 방침에 따른 것”이라며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더욱이 이번에 할인행사를 진행하면서는 기한도 정해두지 않아 그 배경에 더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실적 부진이 파격적인 할인의 직접적인 이유라고 판단하고 있다. 구찌코리아는 지난 2011년 매출 2960억원을 기록했으나 2012년 2558억원, 2013년에는 2425억원에 그치는 등 실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구찌를 운영하는 프랑스 케링그룹은 지난해 말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고위 경영진 2명을 경질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후임자로는 보테가 베네타를 이끌던 마리코 비자리와 구찌 잡화 디자이너였던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각각 최고경영자와 수석디자이너로 임명됐다.

한편, 구찌는 중국에서도 한국과 버금가는 규모의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1996년 중국 진출 이후 가장 큰 규모로, 디자이너 교체 전 재고물량을 소진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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