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오토쇼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차' 등 3개 상 수상
정의선 회장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만드는 방향으로 계속 푸시"

[서울=뉴스프리존]조은정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시장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이오닉5'와 'EV6'가 잇따라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을 받으며 전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오토쇼와 함께 열린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차',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을 받으며 월드카 어워즈 6개 부문 중 절반을 휩쓸었다. 기아의 전기차 'EV6'도 올해 2월 '2022 유럽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13일(현지시각) 뉴욕모터쇼 현장에서 열린 2022 월드카 어워즈 시상식에서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이 세계 올해의 자동차 트로피를 전달받은 뒤 트로피를 높이 치켜들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13일(현지시각) 뉴욕모터쇼 현장에서 열린 2022 월드카 어워즈 시상식에서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이 세계 올해의 자동차 트로피를 전달받은 뒤 트로피를 높이 치켜들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아이오닉5는 '독일 올해의 차', '영국 올해의 차'에 선정된 데 이어 '2021 IDEA 디자인상 금상', '2021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운송디자인 부문'까지 수상한 바 있으며, EV6도 ECOTY에 더해 '아일랜드 올해의 차', '독일 올해의 차 프리미엄 부문 1위', 영국 매체 탑기어 선정 '올해의 크로스 오버', '2022 레드닷 어워드 제품 디자인 최우수상 및 본상' 등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도 '2022 레드닷 어워드 제품 디자인 본상'을 받았다.

13∼14일(현지시간) 열린 이번 미국 뉴욕 오토쇼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전시회(120회)일 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2020년, 2021년 두 번 중단된 뒤 3년만에 열린 행사여서 더욱 주목받았다. 올해 행사에는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스텔란티스, 도요타, 포드, 닛산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와 전기차 전문 기업 등 모두 33개 브랜드가 참가했다.

전기차 개발이 한창이던 2018년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였지만 전기차 시대는 모든 업체가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며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성능과 가치로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던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발언이 현실화에 한발짝 나선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총 30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같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시장에서의 성과는 정 회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정 회장은 전기차 시장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선 전용 플랫폼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직원들을 설득한 뒤 나온 결과물인 현대차그룹 최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나, 높은 비용 때문에 다른 경쟁업체들이 개발에 소극적이었던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달라고 정 회장이 주문한 결과물인 차량 외부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과 18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시스템' 등 신기술 등이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급속·초급속 등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400V/800V 멀티 충전시스템', 승차감과 핸들링은 향상하고 소음과 진동을 줄여주는 '통합형 드라이브 액슬(IDA)', 4WD와 2WD 구동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하는 '전기차 감속기 디스커넥터' 등도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13일,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제네시스하우스에서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갖고 "상을 받는 게 목표가 아니다. 인간을 위해 도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 회장이 2020년 10월 회장 취임 후 기자 간담회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2045년이 되면 수소연료차를 포함해 전기차가 90%, 80%가 되지 않을까 한다.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만드는 방향으로 계속 푸시하고 있다"며, 최근 몇 년 사이 그룹 차원의 변화 노력에 관해 몇 점을 주고 싶으냐는 물음에 "소프트웨어 부분이 혁신적으로 많이 바뀌어야 하는데 지금 시작하는 단계"라며 "점수로 하자면 30점이나 40점 아닐까"라고 답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달라진 위상에 대한 질문에는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업 변화를 열거하면서 "지금과 같은 변화가 그때도 있었고, 변화는 계속 진행형"이라고 답했다.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제네시스하우스에서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제네시스하우스에서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한편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2030년까지 17종 이상의 EV 라인업을 갖춰 18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2024년에는 '아이오닉 7'이 출시된다. 기아는 2027년까지 14종의 전기차를 출시해 2030년에는 12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방침이다. 올해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에 이어 내년에는 'EV9'을 선보인다.

전기차 성능도 업그레이드를 추진한다.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과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S' 등 신규 전용 전기차 플랫폼 2종을 도입할 계획이다.

eM 플랫폼은 배터리, 모터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표준화 및 모듈화하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개발 체계를 적용한다. 현재 개별 전기차마다 별도 사양이 반영되는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차급별로 유연하게 적용함으로써 효율적인 EV 라인업 확대와 상품성 강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eS'는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유연한 구조로 개발돼 딜리버리(Delivery, 배달·배송)와 카헤일링(Car Hailing, 차량호출) 등 B2B(기업 간 거래) 수요에 대응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 전기차 상품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2025년 ‘올 커넥티드 카(All-Connected Car)’ 구현에 나선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표준화 및 제어기 OTA 업데이트 기능 확대 적용을 추진한다. 현재보다 한층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도입과 통합제어기 적용으로 개발 복잡성을 낮춰 보다 효과적으로 제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체제도 구축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차량에 적용되는 제어기 수를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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