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지분 매각을 선언했던 아워홈 구본성 전 부회장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아워홈 측은 "명분 없는 경영복귀 시도"라며 "엄중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 부회장 측은 지난 21일, '이사 및 감사의 해임과 선임에 대한 건'을 안건으로 내걸고 임시주주총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동시에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서도 제출했다. 구 부회장 측은 "빠른 실사와 함께 매수자에 협조적인 이사진의 구성이 필수"라며 신속한 매각 절차를 위한 임시주총 소집 요구라고 설명했다.

구 전 부회장 측은 지분 매각에 필수적인 기업 실사 등 협조를 회사 측에 꾸준히 요청해 왔지만 지난 수개월 간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했다며 회사의 미래를 위해 건강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줄 각계의 전문가들이 선임 이사진으로 추천됐다고 덧붙였지만, 아워홈 측은 순수하게 지분 매각을 위한 절차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이사회 개편은 복귀를 위한 수순이 아니라면 필요 없는 절차"라고 반박하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그의 동생인 장녀 구미현 씨도 구 전 부회장이 요청한 선임 이사진에 포함돼 있다는 점도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은 "지분매각 완료시까지 이사진으로 남을 예정"이라고 해명했지만,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씨가 현 아워홈 대표인 구지은 부회장을 대상으로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일종의 '형제의 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워홈 마곡 본사 전경 (자료=아워홈)
아워홈 마곡 본사 전경 (자료=아워홈)

"순수한 지분 매각 절차라면 이사회 모집 왜 필요한가"

26일 아워홈은 보도자료를 통해 "명분 없는 경영 복귀 시도로 볼 수 밖에 없다"며 "수차례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의 안정과 미래 성장’을 위해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상반되는 행보로 1만 직원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상황에 회사는 엄중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현재 아워홈 경영진과 전 임직원은 불투명한 경영 환경 속에서 오직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20년 창사 이래 첫 적자 이후 1만 아워홈 직원들은 절치부심하여 1년 만에 다시 흑자로 전환하는 저력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아워홈 측은 구 전 부회장의 지분 매각 의지 자체도 의심하는 분위기다.

사측에 따르면 지난 2월 7일 구 전 부회장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아워홈의 정상 경영과 가족화목이 먼저라 생각해 보유지분을 전부 매각하고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고자 한다"고 발표한 이후 회사에 어떤 접촉도 없다가, 4월 8일 라데팡스파트너스를 통해 일방적으로 실사를 요청했다.

구 전 부회장의 아워홈 보유지분 매각 자문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지난 4월, 7월 말까지 낙찰자를 선정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라데팡스파트너스는 구 전 부회장 지분과 함께 장녀 구미현 씨가 보유한 지분 20.06%도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아워홈 측은 원활한 협상과 실사 진행을 위해 라데팡스파트너스 측에 2명(구본성·미현)의 주주로부터 받은 위임장 또는 매각 전속 계약서 등 기초 자료를 지속 요청했지만, 라데팡스파트너스 측은 요청한 자료 제공이나 증명이 전혀 없이 관련 없는 내용의 공문만 발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매각절차를 밟으려면 전속 계약서 법적 대행 회사와 아워홈 측이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데, 그게 안되다 보니 위임장이나 전속 계약서가 아니라 공문만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즉, 실제 매각을 진행하려는 것이 아니라 모양새만 내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아워홈 측이 공개한 구 전 부회장의 아워홈 보유지분 매각 자문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가 아워홈 측과 나눈 문자 내역 중 일부. (자료=아워홈)
아워홈 측이 공개한 구 전 부회장의 아워홈 보유지분 매각 자문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가 아워홈 측과 나눈 문자 내역 중 일부. (자료=아워홈)

아워홈 "지분 매각 적극 협조할 것"

아워홈 측은 관계자는 "위임장 등 적합한 기초자료 확인이 되면 지분 매각 절차에 대한 협조 의사가 있음을 2인 주주 측에 수차례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응답없이 언론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전달한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현재도 회사는 적합한 절차를 통해 지분 매각에 적극 협조하고자 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구 전 부회장의 태도도 비판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구본성 전 부회장은 ‘21년 개최된 이사회에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으며, 수차례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의 안정과 미래 성장’을 위해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상반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구본성 전 부회장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1000억 원의 배당금 지급을 요구하며 사익 추구를 우선하는 태도에 회사는 심한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구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2020년, 아워홈이 영업 손실을 기록하던 시기에도 총 299억 원의 주주 배당을 가져간 바 있다.

참고로 일각에서는 이번 구본성 전 부회장의 주총 소집이 주주배당과 관련된 보복 차원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장녀 구미현 씨가 구 전 부회장의 편에 선 것도 마찬가지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아워홈 구지은 부회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이유로 무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 물러났던 이유는?

한편 구본성 전 부회장이 회사에서 물러났던 이유는 2년 전 사건 때문이다. 2020년 9월 5일, 강남의 한 도로에서 구 전 부회장은 보복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운전자를 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2021년 6월에 열린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후 나머지 형제인 구미현·구명진·구지은 자매가 지분을 합쳐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본성 전 부회장을 해임하고, 삼녀 구지은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어 같은 해 11월 구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할 때 월급과 성과급을 정해진 한도보다 많이 받았다며 횡령, 배임 혐의로 구본성을 고소했다.

이후 구 전 부회장은 위 지분 중 본인의 지분 38.56%, 그리고 자녀 지분 중 20.06%를 매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참고로 2020년 6월 말 기준, 구 전 부회장은 아워홈 지분 38.6%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은 구 전 부회장의 형제 중 장녀인 구미현 씨가 19.3%, 차녀 구명진 씨가 19.6%, 삼녀이자 현재 아워홈의 대표인 구지은 씨가 20.7%를 소유하고 있다.

2020년 6월 말 기준 아워홈 지분 현황. (자료=금융감독원·연합뉴스)
2020년 6월 말 기준 아워홈 지분 현황. (자료=금융감독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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