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전시
NFT 등과 연동된 야성적 자본주의 통찰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내 작품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상황과 사람들의 영상에서 출발한다. 그걸 분석하고 엮어서 시대상을 드러내려는 시도다.“

‘영상 사회학자’같은 면모를 보이고 있는 영상 미디어 작가 히토 슈타이얼(56)의 전시가 오는 9월 1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다. 디지털기반 사회를 성찰하는 대표작 23점이 소개된다.

'영상 사회학자'같은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히토 슈타이얼

최초 공개되는 신작 ‘야성적 충동’은 한 TV프로그램이 양치기 리얼리티 TV쇼를 제작하기 위해 스페인의 작은 산골마을에 들어오는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팬데믹으로 방송제작은 중단되고, 대신 '크립토 콜로세움'이라는 동물 전투 메타버스를 제작한다. 동물이 죽어나갈 때마다 NFT가 발행된다. 이에 맞서 양치기들이 자체 교환 시스템을 구축하고, 박테리아 기반 블록체인에 코드화되어 있는 '치즈 코인'를 만든다. 1936년 영국 경제학자 존 케인스가 언급한 '야성적 충동'처럼 오늘날 비트코인, NFT 등과 연동된 자본주의 시장에 대한 통찰이다. 이 작품은 내달 독일 카셀 도큐멘타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작품 ‘면세미술’은 작가의 렉처 퍼포먼스 영상으로 인터넷 강의를 연상시킨다. ‘면세 미술(duty free art)’은 말 그대로 세금이 면제되는 미술이다. 세계 곳곳에 마련된 자유항 수장고 속에 존재한다.

”제네바 자유항에 마련된 건물에 피카소 작품 수천 점이 보관 중이라는 소문이 있지만, 기록이 다소 불투명한 관계로 아무도 정확한 숫자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이곳의 내용물이 그 어떤 대형 미술관의 소장품에도 견줄 수 있다는 점은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다”

슈타이얼은 면세 미술의 개념을 더욱 극단으로 밀어붙인다.

“의무가 없는(have no duty) 미술, 어떤 가치를 수행하거나 재현할 의무가 없는 미술, 누구에게도 신세 지거나 봉사하지 않는 미술. 이런 미술이야말로 본질적으로 전통적인 자율적 미술이 엘리트주의에 빠지거나 그 자체의 생산 조건을 망각하지 않았더라면 실현했을 바로 그것이다.”

전시제목 ‘데이터의 바다’는 슈타이얼의 논문 ‘데이터의 바다:아포페니아와 패턴(오)인식’에서 인용했다. 일본계 독일 혼혈인 히토 슈타이얼(베를린예술대 교수)는 2017년 ’아트리뷰‘가 전세계 아트 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선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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