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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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들
  • 김덕권
  • 승인 2022.05.04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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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6 남매 중 맏이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제가 맏이여서 그런지 제일 약골(弱骨)인 것 같습니다. 아우들은 체격도 크고 힘도 장사들이지요. 둘째 아우는 유도선수였고, 막내아우는 국가대표 권투선수를 지낸 후, WBA 주니어 라이트급 세계 타이틀매치 치른 유명 권투선수이었습니다.

지난 정월 대보름에 ‘땅콩 껍데기’을 까다가 소중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껍질 속 두 개의 알은 대개 크기가 비슷합니다. 하지만 어쩌다 한쪽 알이 유난히 크면 상대적으로 다른 한 알은 아주 작다는 사실입니다. 한 개의 ‘땅콩 껍데기’ 속에서 하나가 크면 다른 하나가 작아질 수밖에 없는 ‘균형의 원리’는 우리 ‘삶’ 속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원리’요, ‘진리’인 것 같습니다.

‘나폴레옹’의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일화입니다. 어머니 ‘레티시아’는 나폴레옹을 크게 야단쳤습니다. 식탁에 놓아둔 과일을 허락도 없이 먹어버렸다는 것입니다. 나폴레옹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오히려 거짓말까지 한다고 방에 가두어 버리기까지 했습니다.

‘나폴레옹’은 말없이 이틀이나 갇혀 있었고, 이틀 후에 그 과일은 나폴레옹의 여동생이 먹었다는 것도 밝혀졌습니다. 어머니는 억울하게 벌을 받은 나폴레옹이 애처로웠습니다. “넌 동생이 과일을 먹은 것을 몰랐니?” “알고 있었어요.” “그럼 빨리 동생이 먹었다고 말을 했어야지?” “그러면 동생이 야단맞을 거 아녜요? 그래서 제가 벌을 받기로 한 거예요.”

자기가 벌을 받지 않으려면 동생이 받아야 할 것이기에 대신 벌을 받은 어린 나폴레옹의 마음! 내가 대신 아픔을 당할 수도 있는 그 마음이 바로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곧 ‘함께 하는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어머니는 그런 나폴레옹의 ‘속 깊은 마음’을 헤아리며 말없이 그를 꼭 껴안아 주었습니다.

이처럼 다른 사람​들​과 인생을 살다 보면, 억울한 일을 당할 때도 많고, 때로는 손해 보는 일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찌 세상을 혼자서만 살 수 있을까요? 누군가를 위해 내가 조금 더 손해를 보고, 내가 조금 더 베풀며, 맨발로 뛰며 수고를 할 수 있을 때, 삶은 보다 더 아름다워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누군가와 무엇인가와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이, 사람이고 삶입니다. ‘땅콩 껍데기’ 속의 균형과도 같이 내가 크면 상대적으로 한쪽이 작아지고, 내가 작아진 만큼 상대가 그만큼 커지는 이치는 나만큼 소중한 너, 아니 나 보다 더 소중한 당신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러한 너와 내가 하나 일 수 있는 사랑이 넘치는 세상, 그것은 함께 하고자 하는 동기간의 마음이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이러한 ‘수고’와 ‘희생’과 ‘아픔’을 이기는 ‘나눔과 희생’이 있기에 우리의 가족, 우리의 형제들, 그리고 나보다 더 가난하고 어려운 우리의 이웃들이 조금씩 그나마 희망과 감사로, 삶을 열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지요?

함께 하는 아름다움, 그것을 위해 우리의 ‘심신(心身)’을 쓸 수 있다면,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자들일 것입니다. 오래전, 미국의 사업가 ‘케네스 벨링’은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빈민가를 지나던 중, 지갑을 잊어버린 것을 알았습니다. 벨링의 비서는, 빈민가 사람들이 주운 지갑을 돌려줄 리 없다며 포기하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벨링은 지갑을 주운 사람의 연락을 전화기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나도 전화 연락은 없었습니다. 비서는 “지갑에 명함이 있으니, 돌려줄 마음이 있었으면 벌써 연락이 왔을 겁니다.”라며 퇴근을 종용했지만, 벨링은 침착한 모습으로 전화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날이 어두워질 무렵 드디어 전화가 왔습니다. 지갑을 주운 사람은 남루한 차림의 어린 소년이었고, 돌려준 지갑에 든 돈은 그대로였습니다. 지갑을 돌려준 소년이 주저하면서 말했습니다. “혹시 돈을 좀 주실 수 있나요?” 비서는 그럴 줄 알았다며 소년을 비웃었습니다.

하지만, 벨링은 웃으며 소년에게 얼마가 필요한지 물었습니다. “감사해요. 저에게 1달러만 주시면 돼요. 지갑을 주운 후 연락하기 위해 공중전화가 있는 곳을 찾긴 했지만, 전화를 걸 돈이 없어서 주변 가게에서 빌렸어요. 그 돈을 갚으려고요.” 소년의 말에 벨링은 속으로 감탄하면서, 의아하여 물었습니다. “내 지갑에 돈이 있었는데 왜 그 돈을 쓰지 않았니?”

소년은 환하게 웃으며, “그건 제 돈이 아니잖아요. 남의 지갑을 허락도 없이 열면 안 되잖아요.” 감동한 벨링은 이후 돈을 돌려준 아이는 물론, 빈민가에서 학교에 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학교를 세워주고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었습니다. 삶은 선택입니다. 우리는 좋은 선택, 올바른 선택, 상대방이 잘되도록 우리 자신을 희생하는 마음은 도반, 동지, 형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형제애란 이런 것입니다. 똑같이 한 뱃속에서 태어났는데, 유독 연약하게 자란 이유를 땅콩 속의 알맹이를 보고, 헐벗고, 헐 먹고 자란 제 유년 시절의 의미를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소태산(少太山) 부처님께서는, “동지와 동지 사이의 정의(情誼)가 형제같이 친밀하면, 충고와 권장을 주저하지 않게 된다.” 하셨습니다. 우리 덕화만발 가족은 남이 아닙니다. 여러 생의 다정한 형제간이나 마찬가지로 살아온 소중한 인연이니까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5월 4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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