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두 날개로 날아야 하는 것은 만고(萬古)의 진리입니다. 그런데 나라를 이끄는 두 날개 중, 한쪽 날개가 심하게 병이 든 것 같아 걱정이 많습니다.

금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 내림세가 2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지방선거 승부처 중 하나인 충청권 지지율이 10%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지지하는 정당을 물었더니, 국민의힘이 43%, 민주당이 29%, 무당층이 23%, 정의당이 4%, 그 외 정당 1%로 조사됐다고 20일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2020년 11월까지, 민주당은 지지율 1위를 내 준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12월 첫째 주에 ‘국민의힘’에 1위를 내 준 이후, 지금까지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174석에 걸맞은 역할을 하지 못해서 비롯되었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174석의 힘으로 「공수처법」 「국정원법」 「경찰법」 개정안을 비롯하여, 「공수처법」 개정안과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 그룹 감독 법」 개정안 등을 밀어붙인 상황이 이를 증명합니다.

이렇게 민주당이 헤매고 있는 원인은 ‘불신 자초’, ‘국회의 의무 망각’, ‘리더 부재’ 등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면 다시 민주당이라는 한쪽 날개를 치료하고, 여당과 함께 펄펄 나는 방법은 어디서 찾으면 좋을까요?

그것은 우선 5월 24일 치러지는 국회의장 선거에서 그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회의장은 대통령에 이어 국가 의전 서열 2위로, 입법부의 수장 역할을 합니다. 재적 300명의 대한민국 국회를 대표하며, 말 그대로 국가의 큰 어른입니다. 국회의장은 대권 주자를 제외한다면 국회의원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영예입니다.

그렇다면 국회의장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품격은 어떤 것일까요?

1993년 제14대 국회의장 때, 청와대가 예산안을 법정 기일 12월 2일 까지 원안 통과를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국회의장 이만섭’은 집요한 권력의 요구에 굴하지 않고 맞서는 결기를 보여주었지요. 소신대로 여야 합의로 예산안은 통과됐습니다.

그 후, 2000년 DJ(김대중) 집권 후 두 번째 국회의장으로 등용된 새천년민주당 때는 한 술 더 떴습니다. 이만섭 국회의장은 국회법 개정안이 운영위에서 날치기 처리된 것에 분노해 본회의 상정을 거부했습니다. 게다가 자신은 소신을 지키는 척, 알리바이처럼 해오던 사회 권 이양도 거부하며 버텼지요.

청와대가 압박하면 꼬리를 내리던 여의도에 비로소 의회주의 맹아(萌芽)가 싹을 틔운 순간이었습니다. 의회주의자 이만섭의 소신이 빛난 역사적 장면이었지요. 이만섭의 이같이 눈부신 정치 역정은, 그의 저서 <날치기는 없다>, <나의 정치 인생 반세기>에 기록돼있습니다.

이번 민주당의 새 국회의장에 국회의원의 사표(師表)가 된 이만섭 같은 결기와 덕을 갖춘 후보는 없을까요? 그런 분을 찾아야 민주당이라는 거대한 날개를 되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 국회의장 선거는 우원식 의원을 비롯해 조정식, 김진표, 이상민 의원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고 합니다.

그중, 김진표 의원은 전반기 의장 선거 때, 박병석 현 의장에게 양보했기 때문에 유력한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입니다. 여기에 5선인 이상민 의원도 지난달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지지를 호소를 했습니다. 특히 이상민 의원은 주요 현안마다 소신 발언을 하면서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분입니다.

박병석 의장 임기는 오는 29일 만료되기 때문에 민주당은 임기 만료 5일 전에는 의장과 부의장을 뽑아야 한다는 국회법에 따라 5월 24일 의원 총회를 열고 무기명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출할 것입니다.

특히 전반기보다 하반기에는 여야가 바뀌었기 때문에,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의 역할을 어떤 식으로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국회의장으로 선출되면 무소속이 돼야 하지만, 아무래도 민주당 출신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추진하는 각종 법안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지요.

거기에다가 168석이라는 거대 야당이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와는 대척되는 정책이나 법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 그에 따라 국회의장의 역할은 더욱 중요시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습니까? 민주당은 이번 선출하는 신임 국회의장부터 개혁을 시작해 소신 있고, 강직하며, 결기 있는 후보를 뽑고, 이어서 젊고 정의로운 새로운 지도자를 발굴해 이 나라 정치 풍토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면 나라의 장래가 위태롭게 될 우려가 충분히 있습니다.

우리 병들어가는 민주당이라는 나라의 한쪽 날개를 살려 대한민국이라는 붕새(鵬鳥)가 구만리 장천을 훨훨 날게 하면 어떨까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5월 23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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