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24일 ‘어반 브레이크 아트페어2022’ 오픈콜 공모 초대작가
아이패드 드로잉과 수없는 레이어 작업... 디지로그 감성 극대화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나는 투명비닐(일명 봉다리)에 담겨진 모든 자연물, 인공물의 오브제를 극사실로 묘사하고 있다. 투명 비닐에 담겨진 오브제는 마치 쇼윈도에 진열된 상품 처럼 소비와 소유를 자극하는 욕망의 기호라 하겠다”

키치에 디자인적 요소를 버무려 주목받고 있는 Qrock(큐록, 본명 송규락) 작가가 21일부터 24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어반 브레이크 아트페어2022’ 오픈콜 공모 초대작가로 개인전을 갖는다.

디자인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큐록 작가
디자인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큐록 작가

Qrock의 아이패드 드로잉은 겹겹이 수많은 레이어로 쌓는 디지털 수행과정을 거친다. 실제 상품을 포장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은 모두가 평면 회화작업이다. 극사실회화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오브제의 재현을 위해 한 겹 한 겹 전자물감 레이어를 올린다. 사실상 아날로그적 수행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런 과정속에서 열려진 의미들이 생성되게 된다. 내가 극사실 오브제 드로잉을 하는 이유다”

디지로그적 감성을 즐기는 그는 제품디자이너로 기업에서 일하고, 지금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종이와 연필만 주어지면 늘 무언가를 그려댔던 어린 시절의 드로잉은 상상한 것을 현실로 이뤄내고 싶은 소년의 꿈이었다. 미대 학부와 대학원 시절, 그리고 교수와 제품디자이너로서의 드로잉은 나의 디자인 미학을 찾아내고 설득하는 방편이었다. 지금까지 나의 드로잉은 단순히 완성된 제품 디자인을 위한 전단계가 아니었다. 그것은 나의 사고 과정이자 상상이 넘쳐나고 흘러가 스토리가 되는 유일한 과정이었다”

그의 드로잉은 그의 상상력으로 그만의 디자인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유일한 방편이고, 그가 세상을 보는 관점이라는 얘기다. 디자인과 순수미술 작업은 모두 ‘예술’이라는 범주에 속하면서 근본적으로 인간에게 물리적, 정신적 풍요로움를 부여하고 각각의 이데아를 추구한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디자인 작업은 순수미술과 비교하여 철저하게 객관성에 기인하고, 결과물에 수렴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나의 드로잉 궤적은 태생적으로 작품으로서의 자유로움을 갖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4~5년 전, 우연한 기회에 아이패드를 접하게 되었다. 아이패드라는 디지털 기기는 오랜 시간 종이에 아이디어 스케치를 해 온 아날로그 성향의 나에게 많은 변화를 주었다. 이는 단순히 효율적 시간 활용은 물론 조금 더 높은 질의 드로잉, 좀 더 높은 완성도 높은 제품 디자인 드로잉을 가능케 해 드로잉이라는 행위 자체에 묘한 해방감을 선사하였다”

그는 기본적으로 패드에 드로잉 펜을 그어 그리지만 드로잉툴에서 선택해야하는 펜과 브러시, 색과 질감은 실제 화가들이 사용하는 화구 이상으로 다양하다. 농담과 컬러를 선택하고 음영의 표현을 위해 액정화면에 수 천 번의 붓질을 올리는 것은 모두 데이터화 되어 저장되고, 마침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다. 생동감 넘치는 색과 질감은 강렬하고 매끈해 또 다른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캔버스에 연필이나 물감을 올리는 행위를 위한 연마와 반복적, 신체적 수행은 디지털매체 위에서도 마찬가지다. 좀 더 강도 높은 극사실적인 표현을 위해서 쌓아야 하는 레이어는 상상을 불허한다. 디지로그 그 자체다”

그의 작품은 정교함의 진중함과 키치함의 익살스러움이 공존한다. 모든 오브제들은 모두 투명 비닐 봉지에 담긴다. 원본 이미지와 복제의 차이를 넘어 키치로 아우르고 있다.

“투명 베일인 봉다리는 지각의 영역과 욕망의 영역 모두에 걸쳐있다. 투명한 반짝거림과 주름의 극사실적 재현은 지각의 영역에서, 포장된 상품의 이미지화는 욕망의 영역에서 따로 또 같이 작동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아이패드로 작업하는 과정 전제를 영상화 하고, 이를 유튜브에 게시하고 있다. 유튜브 같은 뉴미디어는 다른 미디어를 재매개하는 양식에 그 새로움이 있으며, 이용자와 직접적인 접점인 인터페이스를 매개로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디지털판화를 위시해서 디지털액자 회화, 영상 설치작품, 렌티큘러, NFT아트까지 다양하게 변주된 작품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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