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손지훈 기자=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과 장제원 의원이 최근 잇따라 파열음을 내고 있다. 권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가까스로 이뤄진 국회 정상화를 계기로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묶는 모양새다.

직무대행 체제 출범 후 안팎으로 이어진 어수선한 상황을 뒤로 하고 집권여당 원톱으로서 민생을 부각, 국회 무대에서 성과를 이끌어 내며 안정화에 나서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서울공항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 내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달 27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환송나온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2.6.27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서울공항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 내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달 27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환송나온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2.6.27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당사자들은 갈등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원조 윤핵관' 사이의 미묘한 기류에 당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른바 '윤핵관'의 두 축인 권성동 직무대행과 장제원 의원은 여당 내 '친윤계' 모임인 '민들레' 출범을 놓고 처음 부딪쳤다.

장 의원 주도로 당내 세력화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보도가 잇따르자, 권 대행이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선 것.

국민의힘 의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오해가 있는 것 같다는 장 의원의 해명에도 여진은 계속됐다.

결국, '한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다'라며, 장 의원이 '민들레' 불참을 선언한 뒤에야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갈등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준석 대표가 징계받은 이후 권성동 '원톱 체제'를 놓고, 양측의 생각이 다르다는 뒷말이 정치권에 퍼진 것이다.

장 의원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은 없지만,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선출을 선호한다는 얘기가 여당 의원들 사이에 돌았다.

급기야 지도체제를 놓고 '원조 윤핵관'이 갈라선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자, 두 사람은 전격적으로 만나 '불화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뿐!

장 의원은 불과 사흘 뒤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권 대행의 발언을 꼬집어 저격했다.

국회 내에서 어느 정도 성적표를 거두느냐는 최근 들어 동반 하락세를 보인 정부·여당의 지지율 추이, 내홍에 휩싸였던 당 안정화 등과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다. 이는 결국 원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권 대행의 '현재'인 당 원톱으로서, 그리고 '미래'인 잠재적 차기 당권주자로서의 당내 입지와도 연결된다.

국회 정상화가 그에게 기회이자 또다른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당내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권 대행은 지난 8일 이준석 대표에 대한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사상 초유인 현직 당 대표 징계 사태를 맞아 리더십 진공 상태에 처한 집권여당을 이끌었다. 지난 11일 의총에서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 받으며 원톱으로 등극, 조기에 내부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지도체제를 둘러싼 당 일각의 '흔들기' 움직임 등 여진이 이어진데 더해 이른바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내놓은 언급 파장, 권 대행과 함께 원조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과의 불화설 등으로 폭풍 같은 보름을 보냈다.

그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면서 그간의 당 내홍과 국회 원 구성 표류 상황 등에 대해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무한책임을 통감한다. 다시 시작하겠다. 초심의 자세로 국민의 뜻을 섬기겠다"고 허리를 90도로 숙여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장 의원이 조기전대론에 선을 그으며 일단 권성동 원톱체제에 힘을 실어주고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도 여기에 가세하면서 일단 지도체제 논쟁이 전면전으로 비화하지는 않은 모양새다.

의원들과 대화하는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2.7.22 [국회사진기자단]
의원들과 대화하는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2.7.22 [국회사진기자단]

하지만 '대행 체제'라는 태생적 한계 등으로 인해 불안정 요인은 계속 잠복된 상태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연일 "비정상적 임시 체제'라며 직무대행 체제 때리기에 나서는 등 당권경쟁이 조기에 점화되면서 당내 견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별도로 이 대표 관련 경찰수사 결과라는 '외부요인'에 따라 권 대행 체제는 다시 한번 새 국면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당내 한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당내 원톱으로 화제가 집중되는 효과는 분명하지 않나"라며 "권 대행이 이 시기에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동반자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원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냐가 그의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위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대행이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한발 물러서면서 확전은 피했지만, 당 안팎에선 경고음이 터져 나왔다.

한마디로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두 사람이 오히려 국정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장제원 의원이 현 지도체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옳지 않다며, 권 대행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도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란 해석이 많았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 상황과 맞물려 당권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진짜 '형제의 난'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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