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손지훈 기자=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과 장제원 의원이 최근 잇따라 파열음을 내고 있다. 권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가까스로 이뤄진 국회 정상화를 계기로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묶는 모양새다.
직무대행 체제 출범 후 안팎으로 이어진 어수선한 상황을 뒤로 하고 집권여당 원톱으로서 민생을 부각, 국회 무대에서 성과를 이끌어 내며 안정화에 나서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당사자들은 갈등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원조 윤핵관' 사이의 미묘한 기류에 당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른바 '윤핵관'의 두 축인 권성동 직무대행과 장제원 의원은 여당 내 '친윤계' 모임인 '민들레' 출범을 놓고 처음 부딪쳤다.
장 의원 주도로 당내 세력화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보도가 잇따르자, 권 대행이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선 것.
국민의힘 의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오해가 있는 것 같다는 장 의원의 해명에도 여진은 계속됐다.
결국, '한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다'라며, 장 의원이 '민들레' 불참을 선언한 뒤에야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갈등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준석 대표가 징계받은 이후 권성동 '원톱 체제'를 놓고, 양측의 생각이 다르다는 뒷말이 정치권에 퍼진 것이다.
장 의원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은 없지만,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선출을 선호한다는 얘기가 여당 의원들 사이에 돌았다.
급기야 지도체제를 놓고 '원조 윤핵관'이 갈라선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자, 두 사람은 전격적으로 만나 '불화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뿐!
장 의원은 불과 사흘 뒤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권 대행의 발언을 꼬집어 저격했다.
국회 내에서 어느 정도 성적표를 거두느냐는 최근 들어 동반 하락세를 보인 정부·여당의 지지율 추이, 내홍에 휩싸였던 당 안정화 등과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다. 이는 결국 원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권 대행의 '현재'인 당 원톱으로서, 그리고 '미래'인 잠재적 차기 당권주자로서의 당내 입지와도 연결된다.
국회 정상화가 그에게 기회이자 또다른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당내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권 대행은 지난 8일 이준석 대표에 대한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사상 초유인 현직 당 대표 징계 사태를 맞아 리더십 진공 상태에 처한 집권여당을 이끌었다. 지난 11일 의총에서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 받으며 원톱으로 등극, 조기에 내부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지도체제를 둘러싼 당 일각의 '흔들기' 움직임 등 여진이 이어진데 더해 이른바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내놓은 언급 파장, 권 대행과 함께 원조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과의 불화설 등으로 폭풍 같은 보름을 보냈다.
그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면서 그간의 당 내홍과 국회 원 구성 표류 상황 등에 대해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무한책임을 통감한다. 다시 시작하겠다. 초심의 자세로 국민의 뜻을 섬기겠다"고 허리를 90도로 숙여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장 의원이 조기전대론에 선을 그으며 일단 권성동 원톱체제에 힘을 실어주고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도 여기에 가세하면서 일단 지도체제 논쟁이 전면전으로 비화하지는 않은 모양새다.
하지만 '대행 체제'라는 태생적 한계 등으로 인해 불안정 요인은 계속 잠복된 상태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연일 "비정상적 임시 체제'라며 직무대행 체제 때리기에 나서는 등 당권경쟁이 조기에 점화되면서 당내 견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별도로 이 대표 관련 경찰수사 결과라는 '외부요인'에 따라 권 대행 체제는 다시 한번 새 국면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당내 한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당내 원톱으로 화제가 집중되는 효과는 분명하지 않나"라며 "권 대행이 이 시기에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동반자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원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냐가 그의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위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대행이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한발 물러서면서 확전은 피했지만, 당 안팎에선 경고음이 터져 나왔다.
한마디로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두 사람이 오히려 국정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장제원 의원이 현 지도체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옳지 않다며, 권 대행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도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란 해석이 많았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 상황과 맞물려 당권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진짜 '형제의 난'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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