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삼정기업 500억 원 민사소송...오는 9월 항소심 선고

[부산=뉴스프리존] 최슬기 기자=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일상 회복이 진행됨에 따라 많은 시민들이 나들이에 나섰지만,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갈 수 있는 동물원 하나 없는 ‘관광도시’ 부산의 현주소에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삼정더파크
삼정더파크 ⓒ뉴스프리존DB

부산의 유일한 동물원인 ‘삼정더파크’는 부산시와 동물원 운영사인 삼정기업이 500억 원대 민사소송을 벌이면서 2년째 폐쇄된 상태로, 오는 9월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자금난과 잦은 시공사 변경 등 시작부터 삐걱거리던 삼정더파크는 시와 삼정기업이 ‘동물원 완공 후 3년 이내에 삼정이 매수요청을 할 경우, 부산시가 500억 원 안에서 동물원을 매수한다’는 매수 협약을 체결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삼정기업은 첫 3년 운영 후 부산시에 약속대로 매수할 것을 요구했지만, 매수비용 마련에 부담을 느낀 부산시는 삼정에 ‘3년 만 더 운영해달라’고 요구했다.

3년 뒤인 2020년 삼정은 재차 부산시에 매수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했지만, 시는 ‘동물원 부지 내 민간인 소유 필지가 존재해 이를 공유 재산으로 취득할 수 없다’며 당초 약속을 깨고 매수를 거부했다.

결국 삼정은 그 해 4월 29일 동물원을 폐업, 2개월 뒤 부산시를 상대로 500억 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매수청구의 의사표시만으로 매매계약이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부산시의 손을 들어줬고 삼정이 항소를 제기하면서, 부산은 2년째 ‘동물원 없는 관광도시’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자신을 4살 쌍둥이 형제 아빠라고 소개한 시민 손 모씨(37)는 “아이들이 크면서 한창 동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동물원 한 번 데려가지 못했다. 국제관광도시라는 부산에 제대로 된 동물원 하나 없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세상에 없던 엑스포’라면서 지하철만 정신 산만하게 만들 것이 아니라, ‘부산에 없던 동물원’부터 만들어서 시민들이 나들이 갈 수 있는 관광휴양지부터 챙기라”고 일갈했다.

또 부산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동물원은 단순 관광지의 개념을 넘어 동물의 생태와 습성, 생태계 원리, 자연환경의 소중함 등에 대해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라며 “자라나는 아이들의 올바른 동물 생태교육을 위해서라도 동물원이 하루 빨리 정상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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