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삼성생명법이 국정감사에서 언급됨에 따라 '나비효과'로 삼성전자의 지배구조가 '휘청'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승호 삼성생명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비중을 편법으로 보험업법이 정말 비율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삼성기. (사진=연합뉴스)
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삼성기. (사진=연합뉴스)

현행 보험업법(106조)에서는 보험사 총자산의 3% 이상 지분을 대주주 또는 비금융계열사가 소유할 수 없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4% 이상 보유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총자산의 3% 지분의 가치를 '취득원가'로 계산하고 있어서다.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 8.51%는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약 5144억 원 수준이다. 이는 삼성생명의 자산 3%인 9조 원에 이르지 못하므로 현재는 큰 문제가 없다.

그는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험업법 개정안, 이른바 '삼성생명법'을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안은 보험사의 지분을 '시가평가'로 계산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같이 평가기준이 바뀌면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최소 지금보다 약 20조 원 이상으로 증가한다.

박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주식을 매각하면 유배당 계약자들에게는 5조6000억 원의 배당금 돌아간다. 계약자와 주주들 그 주주들에게는 21조1000억 원이라고 하는 배당금이 돌아가게 되는데 이 막대한 배당금이 돌아가게 되는데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이분들을 위해서 일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당시 모두 법 개정 방향에 동의했으며 개선을 권고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이승호 삼성생명 부사장은 "공식적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개선 권고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지만,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말했다는 것 자체가 공식 요청이라고 생각하며 사실 관계를 파악하겠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박 의원이 주장한대로 삼성생명이 주식을 팔게 될 경우다. 이 경우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생명의 지분 10.44%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하고 있다. 즉,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감소는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 감소와 비슷한 효과로 이어진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사진=연합뉴스)

현재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로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부분 감산을 택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업계와 달리 차세대 생산 공정 도입 등을 통해 정면 돌파를 택했다.

삼성전자는 과거 비슷한 상황에서 '치킨게임'을 통해 D램 반도체 업계의 파이를 더 키운 바 있다.

2007년 말 대만 반도체 업체들이 대만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아 공장을 최대치로 운영하며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가격 경쟁을 벌였고, 이 경쟁에 하이닉스, 마이크론, 키몬다, 엘피다 등이 모두 참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유일하게 흑자를 내며 결국 승자가 됐다. 다시 2010년 경 엘피다를 중심으로 비슷한 가격경쟁이 벌어졌지만, 결국 삼성전자가 승리했고, 엘피다는 마이크론에 인수됐다.

그리고 최근, 낸드플레시 시장에서 비슷한 '치킨게임'이 벌어질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수장이 지배력이 약화된다는 것은 자칫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물론 삼성 그룹의 순환지배구조는 해소해야 할 문제겠지만, 현 상황에서 삼성을 흔드는 것이 국가 경제 차원에서 옳은 일인지는 모르겠다"며 "정부나 삼성, 양쪽 모두 현명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한편 7일 발표된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10조 8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1.73% 줄었다.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실적 버팀목이던 반도체가 수요 위축에 맥을 못 춘 것으로 짐작된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6조 원대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2분기 영업이익 9조 9800억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0%이상 급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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